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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 추락[김판석,오경환]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 추락[김판석,오경환]
입력 1993-07-26 | 수정 199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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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 추락[김판석]

    ●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한 주만 지나면 장마 끝이라고 기다리던 많은 국민들의 국내 항공 사상 최악의 대형 참사 뉴스가 떨어졌습니다.

    오늘 오후 3시 50분쯤 승객과 승무원 106명을 태우고 서울에서 목포로 가던 아시아나 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가 나쁜 날씨 때문에 목포 비행장에 착륙하지 못하고 바다 건너 10킬로미터 떨어진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 뒷산에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아시아나 여객기 추락 사고는 즉각 MBC 텔레비전 뉴스 속보를 통해서 방송이 됐고 다시 세계 4대 통신을 통해 지구촌 주 초 새벽을 깨웠습니다.

    비행기 추락사고 전원 사망이라고 하는 선입견이 당연히 갔습니다만 다행히 미끄러지듯 추락함으로써 지금까지 106명의 탑승자 가운데 모두 33명이 목숨을 건진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목포 시내 여러 병원에 후송이 된 부상자들에게 지금 긴급히 각종 형의 피가 다량으로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7월 26일 MBC 뉴스데스크입니다.

    먼저 사고 현장 목포문화방송을 연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사고 현장, 비행기 추락사고 현장에 목포문화방송 중계차가 나가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자세한 소식 전해주십시오.

    ● 기자: 네, 아시아나 항공 734기가 추락한 해남군 화원면 마천리 앞산 6부 능선은 이 시간에도 구조작업이 한창입니다.

    아시아나 항공 734기는 마천리 앞산 6부 능선을 정면으로 들이받아 마치 종이 짝 구부려 놓은 듯이 산산 조각이 났으며, 곳곳에 종이 짝 구부려 놓은 듯이 산산 조각이 났으며 곳곳에 사채들이 뒹굴어 폭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생존자는 아시아나 항공 여승무원 22살 박진아 씨와 김정아 씨 등 30여 명 가량이며 기장 50살 황인기 씨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존자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목포 공항에 세 차례에 걸쳐 착륙을 시도하다가 기체가 몹시 흔들리고 시야가 좁아 성공치 못했으며 다시 몇 차례 목포공항을 선회한 뒤 기장이 흥분된 목소리로 지금 착륙한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쿵 하는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는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생존자들의 목격담을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인터뷰: 잠깐 눈을 붙였어요.

    기장이 선회하다가 장마 때문에 착륙을 못하겠다고 5분 있으면 개일 거라고 한 번 선회하고 다음에 착륙하는 줄 알고 자고 있었는데 다시 또 차고 올라가더라고요, 착륙을 못하고.

    그래서 다시 이제 한 바퀴 돌고서 착륙을 하려다가 저는 그 순간에 깜빡 잠이 들었어요, 착륙하는 줄 알고.

    그랬는데, 깜빡 잠이 들었는데 뭐가 그냥 쾅 하고 한없이 추락하는 거예요.

    저는 이제 죽었구나 했는데 다행히 맨 뒷좌석에 있어서 앞부분이 동강이 나서 제가 의자를 밀치고 나왔어요.

    ● 기자: 추락할 때 어땠어요? 기억 안 나요?

    ● 인터뷰: 아저씨가 다시 안개가 끼었다고 두 바퀴를 다시 돌았어요.

    두 바퀴를 다시 돌았는데 아저씨가 산에다 박았어요.

    ● 기자: 비행기가 떨어질 때 어땠어, 기분이?

    ● 인터뷰: 무서웠어요.

    ● 기자: 그때 생각 안나?

    ● 인터뷰: 안 나요.

    ● 인터뷰: 추락할 때요?

    관제탑에서 물어보면 알겠지만 두 번인가 돌았어요.

    두 번, 처음에 한 번 돌다가 기장이 한 번 더 돈다고 합디다.

    그리고 한 번 돌았어요.

    서려다가 못 서고 다시 한 번 더 돌았거든요.

    그런데 내려가더라고요.

    내려가다가 갑자기 안 되겠으니까 기수를 위로 꺾는 거라.

    꺾다가 부딪친 거예요.

    ● 기자: 수습은 내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판석입니다.

    (김판석 기자)

    ● 기자: 1.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해남군 화원면 마천리 진입 도로입니다.

    승객 106명을 태운 채 오늘 오후 2시 20분쯤 김포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 항공 734편 여객기는 오후 3시쯤 목포공항 상공에 도착했습니다.

    때마침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자 여객기는 바다 건너 이곳 화원 반도로 물러났다가 그 후로도 두 차례 더 비상착륙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오후 3시 38분 관제탑과 교신이 끊겼고 두 시간 이상이나 행방이 확인되지 않다가 오늘 오후 3시 50분 이곳 마천리 6부 능선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곳 사고 현장은 긴급 출동한 구급차와 사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가족들로 큰 혼잡을 이루고 있습니다.

    헬리콥터와 병원 구급차가 환자들을 계속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실려 가던 40대 남자는 머리에 많은 피를 흘리면서 춥다고 말했습니다.

    이곳 사고현장을 잇는 도로는 비좁은 산길에 구급차와 가족들의 차량으로 큰 혼잡이 일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사고 현장 주변에서는 목포 공항 활주로가 짧은데다가 자동 착륙 유도장치마저 시설되지 않아 비나 안개가 조금만 끼면 되돌아갔던 사례가 자주 발생했던 점에 비춰 예고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고 속보는 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자세히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MBC뉴스 오경환입니다.

    (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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