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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1급 발암물질 석면 오염된 땅에 캠핑장 조성?

[집중취재] 1급 발암물질 석면 오염된 땅에 캠핑장 조성?
입력 2016-06-19 20:23 | 수정 2016-06-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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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석면은 1급 발암물질이죠.

    폐암과 악성 종양을 일으킬 수 있어서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립니다.

    그런데 이런 석면 건축자재가 서울시내에 무려 열 달째 방치된 곳이 있습니다.

    이 일대는 모두 오염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더 황당한 건 이 부지에 캠핑장이 들어설 예정이라는 겁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정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시내의 한 야산.

    1급 발암물질 석면이 들어간 슬레이트와 텍스가 곳곳에 널려 있고, 유독성 솔벤트가 포함된 도장제에 엔진 세척제 등 화학제품들까지 버려져 있습니다.

    [나철성/한국건설자원협회 팀장]
    "그냥 (건물을) 때려 부숴 놓은 거거든요. 이렇게까지 아예 (관리가) 안 돼 있는 현장은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요."

    모두 유해성 탓에 엄격한 작업 기준에 따라 밀봉한 뒤 녹이거나 태워야 하는 '특정 폐기물'입니다.

    [이재동]
    "(동네에) 30년 살아봤지만 이런 데가 있다는 것 자체가...(폐기물이) 해로운 건데 빨리 처분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석면은 함유율이 1%만 돼도 지정 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데, 분석 결과 이 슬레이트는 무려 15%였습니다.

    현장에 방치된 석면 자재만 수십 톤.

    잘게 깨진 석면 조각들이 바람을 타고 퍼질 우려가 큽니다.

    [안성준/석면환경관리협회 국장]
    "석면이 깨지기 시작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석면 먼지가 멀리는 10km까지 날아가죠. 그럼 주변 지역이 다 오염됐다고 봐야 되고요."

    불과 수십 미터 떨어진 곳부터 농장들이 있고 주변에는 주민들의 출입도 잦습니다.

    [농민 A]
    "농사를 지으니까 이런 막대기 같은 것 주워오고 그런 걸로 (사람들이) 자주 올라가더라고."

    [농민 B]
    "석면뿐만 아니에요. 페인트, 싱크대를 공장이 몇 개 있다가 그대로 놔두고 가버렸어요."
    (저기가 원래 공장이었어요?)
    "네."

    구청의 녹지 관리 차량들이 수시로 현장을 오가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습니다.

    [구청 관계자 A]
    "(폐기물은) 일반인들이 몰래 와서 버린 거예요."
    (석면 슬레이트랑 구청에서 정비를 하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저희는 그거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취재결과 이곳의 소유주는 황당하게도 관할구청.

    캠핑장을 조성한다며 지난해 9월 가구공장이던 건물과 땅을 사서 철거만 한 채 예산 부족을 이유로 10달 가까이 위험 폐기물을 그냥 버려둔 겁니다.

    [구청 관계자B]
    "(빈 건물이) 우범화 우려도 있고요. 일단은 철거를 해놓고 예산 확보되는 대로 정리를 하려고…."
    (지정폐기물업체 불러서 당연히 같이 처리를 하셨어야 되는 것 아니에요?)
    "구청이 형편이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방치된 현상태도 위험하지만 철저한 현장 조사 없이 캠핌장을 만드는 건 더욱 위험천만하다고 지적합니다.

    [특정 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
    "비가 오면 같이 (흙에) 유입이 될 수도 있는 거고요. 석면이 매립될 경우도 있거든요. 풀이라든지 흙이 석면을 덮을 수도 있는 거고…."

    해당 구청은 조속히 폐기물을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편성된 예산이 없어 내년에나 사업 진행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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