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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투데이] "안 나갈 순 없고…" 고령화 사회, 교통사고 대비책은?

[이슈 투데이] "안 나갈 순 없고…" 고령화 사회, 교통사고 대비책은?
입력 2017-01-16 07:31 | 수정 2017-01-1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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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훈 앵커 ▶

    65세 이상 노인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인구의 14%를 넘으면 그냥 고령 사회가 됩니다.

    우리는 어디쯤일까요?

    곧 14%를 넘어서 고령 사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 단계를 먼저 거친 유럽이나 일본.

    이때쯤 큰 고민 중에 하나가 급증하는 노인 교통사고였습니다.

    우리도 도로교통공단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이 도로를 건너다 당한 사고는 2011년에는 3천904건이었다가, 꾸준히 늘어납니다.

    2015년에는 6천119건이었습니다.

    배주환 기자가 노인들 입장이 되어봤습니다.

    보시죠.

    ◀ 리포트 ▶

    녹색등이 들어오자마자 출발해도 신호는 바뀌어 버리고, 종종걸음으로 뛰다시피 걸어 겨우 건너는 노인도 있습니다.

    [노인보행자]
    "다리가 많이 불편하니까 건너려면 힘이 들더라고요. 이게 좀 느렸으면 좋겠는데…."

    주요관절 부분을 노인의 몸과 비슷하게 만든 체험복과 노인의 시력과 시야를 감안해 만든 고글을 쓰고 길을 건너봤습니다.

    달려오는 차를 피하기는커녕 인식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실제 노인의 보행속도는 1초에 평균 1미터.

    하지만, 녹색등이 켜진 시간은 건널목 1미터당 1초로 빠듯하고, 보행신호를 인식해 발을 내딛기까지 걸리는 2.49초까지 더하면 제시간에 건너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 박재훈 앵커 ▶

    집 나서면 참 쉬운 일이 없죠, 노인들은.

    엄주원 아나운서, 실제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꽤 많이 있죠?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서울시가 발표한 2016년 교통사고 사망자 분석 자료를 보면 작년 서울 교통사고 사망자가 343명이었는데요.

    만 65세 이상 노인 사망자 수가 113명으로 약 3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서울 인구에서 노인이 12% 정도만 차지하니까 다른 연령층보다 교통사고에 취약한 거죠.

    우선 노인들은 4명 중 1명꼴로 무릎 통증을 느끼고, 이에 따라 걸음도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관절염이 더욱 악화돼서 사고 위험도 커지는 겁니다.

    또, 65세에서 74세 사이의 고령자 중 24%는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차가 오는 것을 감지하거나 경적 소리에 빨리 반응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교통 환경이 노인들을 더욱 위험에 빠뜨리는 것도 문제인데요.

    이건 관련 보도로 확인하시죠.

    ◀ 리포트 ▶

    경로당이나 복지관처럼 노인 통행이 많은 지역에 녹색등 점등 시간을 늘린 노인보호구역이 마련돼 있지만 무용지물인 곳이 대부분입니다.

    안내 표지판은 가려져 있고, 반드시 설치하게 돼 있는 방지 턱은 아예 보이지 않습니다.

    시속 30킬로미터인 제한속도는 도로 사정에 따라 제각각입니다.

    [노인보호구역 담당 경찰관]
    "(시속) 30킬로미터로 제한을 했을 때 더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데가 있어요."

    노인보호구역 내 주정차 금지 규정도 지켜지지 않아 차로로 다니기 일쑤.

    그나마 서울시내 1백2곳에 불과해 어린이보호구역, 스쿨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 박재훈 앵커 ▶

    시속 30킬로미터 제한은 사실 거의 안 지키던데, 어르신들 다니는 곳도 학교 앞만큼이나 위험할 텐데 말이죠.

    그런데 입장을 바꿔서, 운전대 잡는 노인들도 늘고 있죠?

    ◀ 엄주원 아나운서 ▶

    일단 우리나라 운전면허 소지자 중에 노인의 비중은 7.6%로 230만 명 정도 됩니다.

    ◀ 박재훈 앵커 ▶

    그렇다면, 노인 운전자 사고도 꽤 늘고 있겠네요.

    ◀ 엄주원 아나운서 ▶

    도로교통공단 통계를 보면 2011년에는 1만 3천596건이었는데 2015년에는 2만 3천63건으로 5년 사이에 70%가 증가했습니다.

    실제로 노인 운전자 중 32.3%는 시력과 반응속도 저하 등으로 운전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는데요.

    정부는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갱신주기를 내년부터 5년에서 3년으로 줄이고요.

    그때마다 안전교육을 받게 할 방침입니다.

    일본은 아예 면허 자진 반납까지 유도하고 있는데요.

    보도영상 보시죠.

    ◀ 리포트 ▶

    일본 오사카 시내 경찰서.

    어르신들이 운전 면허증 대신 운전 경력 증명서를 받아듭니다.

    면허증과 똑같은 크기지만 운전을 할 수 없다는 붉은 글씨가 박혀 있습니다.

    이날 하루 노인 10명이 운전면허 졸업식을 치렀습니다.

    [운전면허 반납자(75살)]
    "30살부터 시작해서 45년 했죠."

    65살 이상 노인이 43%를 차지하는 이시카와현 와지마 시는 골프 카트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시속 20킬로 미만 느린 속도지만, 자율 주행이 가능해 가까운 거리의 쇼핑이나 병원 이동 등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 박재훈 앵커 ▶

    우리보다 20년 넘게 일찍 고령 사회 맞은 일본, 참 다각도로 연구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사회는 사회대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고, 운전자 보행자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요?

    ◀ 엄주원 아나운서 ▶

    우선 노인이 많은 곳에서는 운전자도 서행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시속 30킬로미터 이하로 달려야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또, 노인들은 외출할 때 반사 스티커 등을 신발에 붙이거나 밤에 야광 조끼를 입는 게 좋은데요.

    방어 운전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교통량이 적을 때는 횡단보도에 자주 녹색 신호가 들어오는 신호체계를 도입하는 등 노인들의 무단횡단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겠습니다.

    ◀ 박재훈 앵커 ▶

    "아이구, 연세도 많으신데 따뜻하고 편안한 아랫목에서 쉬시지 않고."

    절대 노인들 위하는 말이 아니죠.

    나이 들수록 더 활발한 바깥 활동을 해야 하는데, 차는 쌩쌩 달리고 신호등은 금세 꺼지고.

    누구나 다 나이 드는데 하루라도 빨리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이슈투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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