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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만 쌓인 신기술…200억 날리고 '쉬쉬'

먼지만 쌓인 신기술…200억 날리고 '쉬쉬'
입력 2018-08-09 07:28 | 수정 2018-08-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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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때 신기술로 각광을 받으며 200억 원 넘는 예산을 들여 만든 방사능 정화장치가 먼지만 뒤집어 쓴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이 성능실험을 조작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인데, 이상하게도 주무부처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고 넘어간 걸로 드러났습니다.

    윤정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 연구동.

    창고 같은 건물 안에 상자 모양의 큼지막한 구조물이 서 있습니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흙을 깨끗한 흙으로 만드는 기계입니다.

    이 '동전기 제염장치'는 지난 2011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김 모 박사가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흙에 전기를 흘려 넣어 세슘과 우라늄 등을 제거하는 원리로 당시로선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았습니다.

    [김00 박사 (2011년 YTN 보도)]
    "우리늄이나 코발트 세슘 등의 거의 다 제거가, 100% 제거가 되기 때문에…"

    연구가 시작된 지난 1998년 이후 모두 213억 원의 예산이 개발과 운용에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동은커녕 먼지를 뒤집어쓰고 방치돼 있습니다.

    대형화 과정에서 김 박사 연구팀이 수년 동안 오염된 흙 78톤에 깨끗한 흙 10톤가량을 몰래 섞어온 사실이 지난해 원자력안전위원회 특별점검에서 적발됐습니다.

    처리기술과 상관없이 전체 흙의 방사능 농도를 낮춰 마치 대형화 기술에 성공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겁니다.

    김 박사는 이에 대해 오염제거 기법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깨끗한 흙을 오염 흙 위에 살짝 덮기만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oo 박사/한국원자력연구원]
    "여기가 점점 (정화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기다가 비오염 토양을 조금 넣었어요. 우리가. 이건 제염 기술이잖아요. 기술."

    하지만 김 박사 연구팀이 작성한 연구계획서 어디에도, 깨끗한 흙 투입이 필요하단 언급은 없었습니다.

    김 박사 등은 방사성 폐기물을 무단 폐기하고 원안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도 받고 있는데, 방사능오염 흙을 무단으로 내다버린 혐의도 포함돼 있습니다.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지적 이후 동전기 제염장치 개발 사업은 기약없이 중단된 상태.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
    "동전제염기는 그 시설에서 다시 재가동한다거나 그럴 계획은 없어요. 이것도 분명히 장점이 있기는 한데 다른 방법도 찾아보자고 해서 다른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죠."

    문제는 덮혔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결국 신기술이라던 방사능오염제거 장치는 상용화도, 효과입증도 실패한 채 200억 원의 예산만 잡아먹고 잠자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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