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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그의 '다정함'이 그립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그의 '다정함'이 그립다
입력 2019-03-06 20:44 | 수정 2019-03-0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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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국현대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원한 '젊은 시인' 기형도가 세상을 떠난지 어느덧 30년입니다.

    긴 세월이 흘렀지만 그를 그리워하는 열기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홍신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소리꾼 장사익의 노래로 소환된 기형도의 시.

    스물아홉,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지 꼭 30년이 흘렀습니다.

    유신의 끝과 5공의 시작에서 20대를 보내고 떠난 시인.

    '거리의 상상력은 고통이었고 나는 그 고통을 사랑하였다.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암울한 시대에 쓰인 그의 시에는 청춘의 방황과 아픔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점철돼 있어…청춘들의 통과의례이자, 상징이었습니다.

    [성석제/소설가]
    "20대를 고스란히 그 친구와 같이 했는데 그 20대라는 시공간 속을 둘이서 여행을 한 것 같아요. 특별한 여행을…"

    그가 살았던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이 흘렀지만…유일한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은 지금까지 86쇄를 찍고 30만부 이상 판매될 정도로…끊임없이 소환되고 있습니다.

    그의 시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영상으로…동화로…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곁에서 보편적인 울림을 줍니다.

    30주기인 올해는 특히 미발표작 30여 편을 포함해 그의 시 97편을 엮은 전집과, 젊은 시인 88명의 트리뷰트 시집이 출간되고, 토크 콘서트와 학술 심포지엄도 열립니다.

    [성석제/소설가]
    "김소월이나 윤동주가 그러하듯이 우리 마음을 두드리는 것처럼 기형도의 시도 그런 생명력을 획득하지 않았나…"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빈집> 기형도-'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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