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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빵] 술자리서 탬버린?…연봉 틀어쥐고 '노예'로 부려

[장미와 빵] 술자리서 탬버린?…연봉 틀어쥐고 '노예'로 부려
입력 2019-03-28 20:06 | 수정 2019-03-2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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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문화예술계 부당관행에 대해 보도하는 연속 기획 '장미와 빵', 오늘은 국가대표라 불리면서 정작 무대 밖에서는 눈물을 흘려야 했던 국립합창단의 실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우리는 노래하는 기계였다."

    "공연계에서는 우리를 앵벌이 합창단이라 부른다."

    국가를 대표하는 국립합창단 단원들에게서 터져 나온 울분입니다.

    단원들은 오랜 세월 술시중에 양주 심부름까지 해야 했다며 저희 MBC에 고발해 왔습니다.

    도대체 합창단 안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건지 홍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합창계의 국가대표, 국립합창단.

    한해 50억 원이 넘는 국가예산이 투입돼 국내외 연간 70여 차례 공연을 합니다.

    단원 선발 경쟁률은 100대 1, 성악가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단원들이 주장하는 합창단 내 인권침해와 불법행위는 심각했습니다.

    단원들이 지목한 대상은 19년 동안 합창단 실세로 군림해온 배 모 공연기획팀장.

    단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았고,

    [국립합창단원 A]
    "야, 너, 저 XX, 이 XX, 그런 폭언을 서슴치 않고 많이 했었고…"

    술시중을 강요하고, 성추행까지 했다고 단원들은 주장합니다.

    [국립합창단원 B]
    "(회식 자리에) 한 5명을 여자(준단원)들을 다 부른 거에요. 거기서 술시중도 들고 '니네 정단원 되려면 나한테 잘 보여야 된다' 그러면서 겁박도 하고…"

    [국립합창단원 C]
    "(회식 자리에서) 제 맞은편에 팀장님이 계셨고 그 옆에 있는 동기 한 명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걸 봤어요."

    술자리에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가 동석한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증언합니다.

    [국립합창단원 D]
    "여기서(노래방에서) 이렇게 탬버린도 치고 열심히 해야 합창단이 조금 더 처우나 대우가 나아질 수 있겠구나 그런 마음이…"

    문체부 관계자들에게 준다며 양주 심부름까지 시켰다고 말합니다.

    [국립합창단원 A]
    "해외 연주를 갈 때마다 양주를 1인당 한 병씩, 그러면 그 양주를 가지고 문화부 담당자들을 만나고 다닌다고 단원에게 다 얘기했어요…"

    해외 공연 때 단원들이 쓴 개인 영수증을 사업비로 정산하는 등 국가보조금 횡령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국립합창단원 B]
    "본인이 과다하게 돈을 썼다든가 술집에서 과다하게 지출했다든가 이러면 다른 영수증으로 (사업비를) 메꾸는 용으로 그 영수증을 가지고 오라고…"

    단원들을 매년 등급을 매기는 연봉제도 협박의 수단이 됐습니다.

    티켓 판매와 합창단 후원금 납입 실적을 인사 고과에 반영했습니다.

    [국립합창단원 A]
    "단원 본인의 이름으로 하고, 50만 원, 100만 원…그게 단원들 인사고과에 들어갔어요. (공연계에서 국립합창단을) 앵벌이라고 하죠."

    임기 3년인 합창단장들은 상황을 방관했습니다.

    단원들은 지난 20일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했고, 경찰은 배 팀장에 대해 사업비 횡령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팀장은 문체부 관계자와의 친분과 양주 심부름은 인정했지만, 술시중이나 성추행은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

    [배 모 씨/국립합창단 공연기획팀장]
    "술접대는 한 적이 없고요. 그거(양주 심부름)는 있었어요. 한 병씩 세 사람한테 시켜서 옛날에 한 번 있었어요. 이 상황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개선하려고…"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문체부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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