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윤미

수십 년 밥했던 물이…기준치 157배 우라늄 '가득'

수십 년 밥했던 물이…기준치 157배 우라늄 '가득'
입력 2019-10-02 20:17 | 수정 2019-10-02 20:20
재생목록
    ◀ 앵커 ▶

    수도관이 촘촘하게 깔리지 않은 지역에선 아직도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곳이 많습니다.

    정부가 전국의 지하수 수질을 조사해 봤더니 상당수에서 방사성 물질, 우라늄이 검출 됐습니다.

    기준치의 150배가 넘는 곳도 있었는데, 일부 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채 식수로 쓰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윤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하수에서 우라늄이 가장 많이 나온 마을입니다.

    이 마을의 지하수에서는 리터당 4천7백 마이크로그램이 넘는 고농도 우라늄이 검출됐습니다.

    기준치 30마이크로그램을 157배나 웃도는 양입니다.

    그런데도 마을 사람들은 수십 년간 이 물이 깨끗한 줄로만 알고 식수로 사용해 왔습니다.

    [박승길/호당1리 마을 주민]
    "좋은 물을 먹는다는 자부심을 갖고 살았지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우라늄을 거르는 정수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한 건 지난 7월부터였습니다.

    천안시는 이 마을에 황급히 상수도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박승길/호당1리 마을 주민]
    "정말 황당했죠. 우라늄이 100배가 넘는 물을 여태 먹고 살았구나."

    이번에는 경기도 여주 시의 한 마을을 찾았습니다.

    이곳이 마을 지하수를 담아 놓는 급수 탱크입니다.

    우라늄이 기준치의 5배를 넘었지만 그 결과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연히 마을 주민들은 우라늄 오염 사실을 몰랐습니다.

    [덕평리 마을 주민]
    "뭐 밥해 먹고 다 해요. 안 하는 게 없지. 세수도 하고 빨래도 하고."

    우라늄 오염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 지자체는 현장상황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주시청 관계자]
    ("수질검사 결과를 여기에 붙여 놓지 않나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제가 지금 확인을 못한 상태라.'"

    기준치를 넘는 우라늄 지하수가 확인된 곳은 모두 76곳.

    다이아몬드 표시가 클수록 우라늄 오염이 심한 곳인데 충청과 경기 남부 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화강암 분포 지도와 겹쳐 보니 우라늄 지하수는 화강암이 있는 곳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김성원/지질자원연구원 센터장]
    "화강암이 관입을 하면서 주변 경계암에 열을 많이 주고 특히 우라늄을 포함한 그런 광물들이 농집이 쉽게 일어나게 됩니다."

    기준치 이상의 우라늄을 장기간 복용하면 신장독성을 일으키는데 어린이, 노약자에 더 위험합니다.

    그러나 환경부가 우라늄을 수질기준 항목에 포함시킨 건 올해부터였습니다.

    [전현희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의 늑장대응이 오늘날 지하수 등 소규모 수도시설 방사성물질 오염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지자체가 주민들에게 수질 정보를 제대로 통보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소규모 급수시설은 상수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