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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25회 Full] <단독 입수> 전방위 골프 로비 리스트

[스트레이트 25회 Full] <단독 입수> 전방위 골프 로비 리스트
입력 2018-10-22 11:36 | 수정 2018-10-2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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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의성입니다.

    주 안녕하세요. 주진우입니다.

    김 주진우 기자, 오늘 특별히 좀 피곤해 보입니다. 마치 밤새도록 비행기 타고 바로 내린 얼굴 같은데요.

    주 전 7살 때부터 피곤해보인다는 말을 들어 가지고요. 인사말처럼 들리네요.

    김 권희진 기자, 사실 주진우 기자랑 지난 한주 동안 긴 출장을 다녀왔다면서요.

    권 네, 주진우 기자와 함께 미국에 취재하러 갔다가 녹화시간 조금 전에 막 서울에 도착을 해서요. 곧바로 스튜디오로 왔습니다.

    김 야, 정말 한숨도 돌리지 못하고 바로 숨 가쁘게 달려온 건데, 그렇게 바쁘게 와서 전해줄 따끈따끈한 소식, 어떤 겁니까?

    주 제가 지금껏 다스는 누구 겁니까. 외치고 다녔잖습니까. 미국 정부에서도 응답했습니다. 미국 정부에서는 다스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유라고 지목하고, 다스의 설립과 운영과정에 불법적인 돈 거래와 돈 세탁이 있다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습니다.

    권 네. 그렇습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수요일, 17일이죠. 미국연방국세청 범죄수사국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미국 엘라바마 현지에서 단독 취재한 내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펙트> 부웅~~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주도인 몽고메리시의 중심가를 빠져나와
    20여 분을 달리자 다스의 미국법인,
    다스 노스아메리카가 나옵니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12년 초 설립된
    다스 미국 법인은,
    인근 현대자동차 미국 현지 공장에
    자동차 시트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CG
    그런데 미국 연방국세청,
    IRS 범죄수사국이 현지 시각으로 지난 수요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의 아들 이시형 씨 등에 대해 summons,
    즉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미국 세무당국이 이미 확인한
    탈세와 돈세탁 등
    다스 미국법인의 불법행위에 대해
    마지막으로 소명하라고 통보한 것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한 이유는,

    당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회사를 경영하며
    미국 땅에서 사업을 벌이면서 미국 법을
    심각하게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세무당국도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유라는 것을
    명확하게 적시한 것입니다.

    미국 국세청이 지목한 다스 미국 법인의 CEO, 최고경영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

    그런데 다스 미국법인에서 일하지도 않는
    CEO 이시형 씨가
    매년 거액의 월급과 활동비를 받아간 사실이
    미국 세무 당국에 포착됐습니다.

    다스 측은 미국 국세청 범죄수사국이 이를
    계기로 수사를 벌인 결과,
    다스 미국 법인의 범죄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해 소환장을 발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다스 관계자에게 확인했습니다.

    ◀ S Y N ▶ 다스 미국법인 관계자
    "000님 이시죠?"
    "권희진 기자라고 합니다.."
    "선생님. 하나만 물어볼게요..."

    국세청 범죄수사국은
    다스 미국 법인이 다스 본사의 실소유주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아들 이시형 씨에게
    승계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나이도 어리고 특별한 소득도 없었던
    이시형 씨가, 누가 어떻게 조성한 돈으로
    다스 미국 법인의 지분을 소유하게 됐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국세청, IRS는 특히 지난
    2012년 초 다스 미국 법인 설립 당시 동원된
    의문의 뭉텅이 자금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기간인 이 시기,
    다스 미국 법인은 몇 차례에 걸쳐 수백억원 씩
    1천억 원에 달하는 돈을 설립 자금 명목으로
    국내 은행으로부터 빌렸습니다.

    그런데, 통상 길게는 수십 년에 걸쳐
    설립 자금을 나눠 갚는 보통의 회사들과는 달리
    다스 미국 법인은 이상하게도 이런 막대한
    부채를 빌린 지 3개월 만에 모두
    갚아버렸습니다.

    미국 국세청은 바로 이 점을 수상히 여겨
    집중 수사했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린 뒤, 이를 상환할 때는
    갚는 돈이 어디서 났는지
    출처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악용한
    전형적인 돈세탁 수법이라는 것입니다.

    ◀ S Y N ▶ 미국 국세청 관계자 대독
    "곧바로 (돈을)갚아버린 겁니다. 돈을 빌린지
    3개월 만에. 돈을 갚았는데 갚은 돈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대출도 별다른 근거 없이
    이뤄졌습니다."

    즉, 미국 국세청은 다스 미국 법인을
    탈세와 돈 세탁의 창구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다스 미국 법인은 불법 행위를 통해
    미국 땅에 형성된 자산이라는 뜻입니다.

    미국 국세청 범죄수사국은 이 외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한국 재벌 기업의 부적절한
    금융거래에 대한 단서도 포착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과 재벌 기업의
    이권을 둘러싼 유착 관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수감 중인 이명박 대통령을 제외한
    이시형 씨 등 다스의 주요 관계자들은
    오는 11월 5일까지 뉴욕의 미 연방국세청
    특별수사국에 출두해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뚜렷한 이유없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들은 바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기소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김 네, 그동안 미국에서도 다스 관련 탈세 의혹, 비자금 여부 등 말이 참 많았었는데. 미국 당국이 드디어 정식으로 소환을 했군요. 이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합니까.

    주 미국 정부에서 다스의 불법 행위를 수사했고 어느 정도 입증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과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입니다. 소환장 발부는 기소 직전에 그러니까 구속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정처분 단계이기도 합니다. 심각하죠.

    김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미 국내에서 구속된 상태로, 지금 감옥에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미국으로 소환이 가능할까요?

    권 네, 우선은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변호사가 장부라든가 이런 관련 자료들을 제출하게 되는데 필요한 경우에는 미국 수사관이 한국 구치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방문해서 조사할 수도 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주 아들 이시형 씨는 소환에 응해서 미국 뉴욕에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네, 그렇군요. 근데 이 IRS. 즉, 미 국세청, 이곳의 범죄수사국에서 수사를 한다는데 보통 검찰이나 FBI를 우리가 떠올리기 마련 아닙니까. 이 IRS라는 곳은 어떤 기관입니까?

    권 네. 미국 국세청 IRS는 우리 국세청이랑 좀 달라서요. 세무조사뿐 아니라 강제 수사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기를 소지하고 다니면서 현장에서 피의자를 체포하고 구속을 시키고, 이런 것들을 다 할 수 있는 거죠. 잘 아시겠지만 전설적인 마피아죠. 알카포네를 기소해서 유죄 판결을 받아낸 것도 바로 이 IRS 수사관이었고요. 일단 기소를 하면 90% 이상 유죄 판결을 받아낼 정도로 막강한 수사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주 IRS. 걸리면 죽습니다. 그래서 FBI나 CIA보다 미국에 있는 범죄자들이 더 무서워하는 곳이 IRS입니다.

    김 네, 그런데 제 생각에는 특별히 이명박 대통령이 좀 더 무서워할 것 같네요.

    주 그렇죠. 돈을 바로 빼앗아 가는 곳입니다. IRS는 두 가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다스에서 비자금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어디로 흘러갔는지, 그리고 저는 이 부분을 가장 주목해서 보고 있는데요. 다스와 그리고 한국에 있는 특정 기업이 어떻게 불법거래를 했는지. 이게 주요 포인트로 보입니다.

    김 아,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들이 앞으로 밝혀질 게 남아있는 거 같네요.

    권 여기서 중요한 점은요. IRS가 다스 미국 법인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조성한 불법자산이다. 이렇게 보고 있다는 점이거든요. 뭐냐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조성한 천문학적인 비자금의 행방. 여기에 대해서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지. 단서가 없었는데. 여기에 대해서 중요한 단서가 생겼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김 아, 그야말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다고 봐도 되겠네요.

    권 네.

    김 네.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그야 말로 저희가 보도할 내용의 머리말에 불과한 거죠.

    주 네.

    권 스트레이트 팀은 사실 지난 수개월 동안 해외 곳곳을 다니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이른바, 비자금 저수지를 추적을 해왔습니다. 이와 관련한 더 구체적인 내용은 곧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END ▶






    ◀ 리포트 ▶

    <스튜디오>

    김의성
    주진우 기자.

    주진우


    김의성
    혹시 국내 최고의 골프장에서 주진우 기자를 초대해서 공짜로 골프를 치게 해주겠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주진우
    저는 골프를 안 쳐서 잘 모르겠는데 골프 치는 사람들한테 황제 골프와 접대. 최고의 선물이라고 여겨지죠.

    김의성
    그런데 요즘은 김영란 법 때문에 이 법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절대로 이런 거 공짜로 받으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주진우
    안 됩니다. 큰일 납니다.

    김의성
    접대는 하지도 받지도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이제 우리나라 공무원들, 언론인들 머릿속에 잘 자리 잡힌 거 같은데요. 그런데 오늘 전해드릴 내용은 같은 대한민국인데 전혀 딴판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우리나라 최고급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접대 의혹. 이정신, 박종욱 기자, 취재해오셨죠.

    박종욱
    네, 오늘 보도해드릴 내용은 회원권만 무려 13억 원에 달하는 초호화골프장에 대한 얘기입니다.

    김의성
    13억 원이요.

    박종욱
    네. 문제는 이 골프장이 소위 높으신 분들에게는 거의 공짜였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초호화골프장, 그리고 이곳을 드나드는 수상한 공짜 손님에 관한 얘기를 스트레이트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강원도 춘천의 휘슬링락 골프장 입구.

    250명 안팎 소수 회원제로 운영됩니다.

    웅장한 현대식 클럽하우스 입구.

    고급 차량들이 하나 둘 들어서자 정장 차림의 안내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회원들을 맞이합니다.

    차 문을 열어주고, 옷가방까지 대신 챙겨들고 주차도 대신 해줍니다.

    도착 순간부터 내장객은 VIP 대접을 받습니다.

    ◀ S Y N ▶ 휘슬링락 내부 관계자 A 씨
    골프장에 들어왔을 때부터 나갈 때까지 모든 동선을 캐어해주는 거죠.

    ◀ S Y N ▶ 휘슬링락 내부 관계자 B 씨
    7성급 호텔처럼 모든 직원들이 서비스하게끔...

    옷을 갈아입는 라커룸에서도 미리 옷가방을 챙겨놓는 등 밀착 안내가 이어집니다.

    온통 대리석이 깔린 클럽하우스는 호화로우면서도 또 조용합니다.

    최고급 와인들이 즐비한 고급 레스토랑.

    식사 한 끼에 20만원을 웃도는 값비싼 메뉴들이 보입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출구 부근에서도 직원들의 안내가 이어집니다.

    골프 코스 역시 국내에선 1~2위로 손꼽힐 만큼 조성되고 관리됩니다.

    조형물과 그림 30여점, 80억원 어치로 골프장 곳곳을 장식해 놓고 있기도 합니다.

    ◀ S Y N ▶ 휘슬링락 내부 관계자 C 씨
    "이런 골프장이 있었냐. 감탄 섞인 말들을 많이 하죠. 골프 프로 선수들조차도 '아 대한민국에 이런 골프장이 있었네. 이런 얘기를 많이 해요."

    이 사치스러울 정도의 초호화 골프장은 태광 그룹 이호진 전회장 가족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태광계열사가 운영해왔습니다.

    개인회원권 13억원, 법인회원권 26억원, 국내 골프 회원권 중 최고가 수준입니다.

    회원이 아니면 예약도 안되고, 회원과 함께 가더라도 입장료 25만원에 전동차 이용료, 캐디비용 그리고 식비까지 고려하면 1인당 40만원은 족히 들어 일반인들은 선듯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최고급 서비스를 추구하는 재력가들, 신변 노출을 꺼리는 정관계 고위 인사들이 주로 찾는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2년 전까지 이곳에서 수차례 골프를 즐겼고,

    ◀ S Y N ▶ 휘슬링락 내부 관계자 C씨
    "비서실에서 연락이 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건으로도 요청이 들어오고, 김윤옥 여사 건으로 들어오고 그러는데 굉장히 강압적으로…."

    ◀ S Y N ▶ 휘슬링락 내부 관계자 B씨
    "전 국세청장, 공정위원장, 경호실장 이렇게 왔어요. 공이 안 맞는다고 계속 짜증을 냈었다고 캐디들이 얘기하더라고요."

    김기춘 전 비서실장 역시 두어 차례 휘슬링락을 찾았습니다.

    ◀ S Y N ▶ 휘슬링락 내부 관계자 B씨
    "사장부터 나와서 다 영접하고 인사하고. 그 당시엔 소문으로 (정권) 실세라고 했었기 때문에요. 얼굴 표정을 보면서 '아, 굉장히 싸늘하다' 직원들이 이렇게 얘기했죠."

    스트레이트 취재진은 이 골프장 내부 관계자가 작성한 골프장 비밀 접대 리스트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주로 태광 법인카드나 태광 계열사만 갖고 있는 골프 상품권으로 한꺼번에 결제했거나, 골프장 대표가 직접 결제한 걸로 기록된 명단만을 추린 겁니다.

    ◀ S Y N ▶ 휘슬링락 내부 관계자 C씨
    "회사에서 그룹에서 접대하는 경우는 예약할 때부터 들어와요. 이건 돈 받지 말아라. 전부 받지 말아라. 아니면 얼마까지 받지 말아라. 이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리스트에 담긴 접대의혹 내장객 인원은 연 인원으로 4300 여명.

    누가 예약해, 언제 어느 코스에서 누구와 함께 쳤는지 매우 상세히 기록돼 있고,내장객 얼굴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S Y N ▶ 휘슬링락 내부 관계자 A 씨
    "대부분이 알고 옵니다. '우리가 혹시 뭐 더 내야 될 게 있느냐', 이렇게 표현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는 걸로 파악하게 되는 거죠."


    <스튜디오>

    김의성
    네, 골프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고급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곳은 정말 차원이 다르네요.

    주진우
    그렇습니다.

    박종욱
    네. 골프를 친다고 누구나 갈 수 있는 곳도 아니었습니다. 이곳에 가려면 본인이 회원이거나 13억 원짜리 회원권이 있는 지인과 반드시 함께 가야 합니다.

    주진우
    반드시 함께요.

    김의성
    어찌됐건 저는 불가능한 일이네요.

    주진우
    제가 높은 사람들 드나드는 데에 많이 가봤거든요. 그런데 이런 곳은 못 봤어요. 개장된 지 7년이 넘었는데 제가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정말 소수의 권력층, VVIP만을 위한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김의성
    쉽게 말해서 정말 돈 많은 사람들, 진짜 부자들만 갈 수 있는 골프장이라는 얘기인데요. 왜 이렇게 돈 많은 사람들이 돈을 안 내고 골프를 쳤을까요?

    이정신
    네, 저희가 단독으로 입수한 이 골프접대 명단, 이른바 공짜손님리스트를 보면 이유를 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리스트에는 이름만 대면 바로 알 수 있는 정관계 인사들과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이 즐비합니다.




    지난 2017년 8월19일 12시45분 휘슬링락 골프장,

    이명박 정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정진엽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드라이브 티샷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임 전 실장은 카우보이 골프 모자를 썼습니다.

    그런데 이 골프 팀엔 태광 경영기획실 김 모 상무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18홀을 다 돌고 밥까지 먹은 총 골프비용은 무려 243만2천원.

    누가 냈을까.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휘슬링락 전산 결제정보엔 태광 김 모 상무가 비용 모두를 일괄 지불한 걸로 돼 있습니다.

    결제 카드는 태광 계열사인 흥국증권 법인카드.

    태광 측이 접대한 셈입니다.

    석 달 뒤인 지난해 11월 5일 아침 8시42분.

    이들 똑같은 멤버들이 다시 휘슬링락을 찾습니다.

    당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지방 국립대학교 총장직을 이제 막 맡은 뒤였습니다.

    이번에도 과일 선물세트 3박스 포함 총비용 148만원을 태광 김 모 상무가 혼자 다 결제한 걸로 돼 있습니다.

    임태희 전실장이 총장으로 재직 중인 국립 대학교를 찾았습니다.

    ◀ S Y N ▶임태희 총장 / 한경대학교
    (돈을 내지 않으신 거기 때문에 사실은 접대라고 볼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 저희가 전화를 드린 거에요)
    "저희들이 그 모임이 있어요...1년에 회비로 1인당 백만원씩 내는 모임이 있어요. 연회비를 받아 가지고 (골프비를)내기 때문에...김 *씨(태광 상무)한테 물어보면 바로 알죠. 예 그거는 왜냐 하면 우리 모임의 총무에요

    사실일까.

    그 골프 모임의 총무라는 태광 김 모 상무에게 물어봤습니다.

    임 전실장의 해명과 달리 사모임 회비는 쓰지 않았다고 실토합니다.

    ◀ S Y N ▶김 O 상무 / 태광 경영기획실
    (태광에서 법인카드로 접대한 게 맞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는 거죠. 사모임 연결 안시키더라도?)
    "법인 카드로 한 건 사실이니까요."
    (임태희 전 비서실장도..태광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걸 알고 계시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죠)
    "법인카드인지 개인카드인지는 뭐 그걸 제가 말하고 하진 않죠."
    (사적 모임의 회비로 결제를 안했다는 것 정도는 알고 계시겠네요?)
    "뭐 그러시겠죠."

    현재 국립대 총장인 임태희 전 실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 S Y N ▶임태희 총장 / 한경대학교
    "하지 맙시다.. 이런 식으로 취재하는 거는 옳지 않아요. 학교에서는."
    (흥국증권 법인카드로 결제가 됐어요)
    "아 그래요"
    (태광에서 이렇게 접대를 했다라는 거를 다 알고 계실거다 라고 또 설명을 하더라고요)
    "그거는 김 O 상무가 얘기를 잘 못하는 거지"

    사모임 회비에서 지불된 줄로만 알았지 태광이 접대하는 거라곤 생각 못했다는 겁니다.

    ◀ S Y N ▶임태희 총장 / 한경대학교
    "김 *은 이 정부 들어서 처음 태광으로 들어갔고 태광을 자기가 할 수 있기 때문에 아마 예약을 해서 자기가 계산을 한 거 같은데, 그거는 사실은 우리는 모르는 일이에요. 저는 태광 카드로 썼다는 거는 지금 처음 듣는 얘기고."

    올해 7월15일엔 이명박 정부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이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 등과 함께 휘슬링락에서 골프를 즐겼습니다.

    결제 내역을 보니 골프비용은 총 208만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50만원은 대외 후불, 그러니까 외상으로, 나머지는 금액 58만원은 이기흥 회장 본인의 신용카드로 결제했습니다.

    대외 후불, 그러니까 외상 값 150만원은 골프장 사장이자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인 김기유 사장이 한 걸로 접대 리스트 장부에 기록돼 있습니다.

    태광이 골프비용 대부분을 댄 겁니다.

    이귀남 전장관은 공짜 골프를 친 셈입니다.

    ◀ S Y N ▶이귀남 전 법무부장관
    "글쎄 누가 했는지 지금 정확히 기억이 없네요"
    (아 어쨌든 직접은 안하셨다는 말씀이신 거네요?)
    "그 때는 제가 직접 안한 거 같아요. 아니 근데 비용을 누가 내든지는 그거는 상관없이 없는 거 아니에요? 그게 뭐가 중요한 거죠?"

    이귀남 전 장관은 태광과 무슨 인연이 있을까.

    ◀ S Y N ▶이귀남 전 법무부장관 / 국회 현안보고 지난 2011년
    태광그룹 사건의 피고인은 이호진 회장 등 총 일곱 명입니다. 금년 1월에 이호진을 구속 기소하고 그룹 관계자 여섯명을 불구속 기소하였습니다.

    이귀남 전 장관은 지난 2010년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한 수천억 원 대 비자금 의혹 검찰 수사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습니다.

    ◀ S Y N ▶이귀남 전 법무부장관
    (태광 그룹이 그 장관님 장관 재직 시절에 왜 이호진 전 회장..)
    "아 근데 그것하고는 연결시키기는 제가 부킹한 것도 아니고요...'가자'고 해서 같이 간 것일 뿐이고 태광하고 연결된 (골프장인) 지도 모르겠고요"

    이 전 장관은 이전에도 두 차례 더 휘슬링락 골프장에 내장한 기록이 있지만 누가 결제했는지에 대해선 기억이 없다고만 했습니다.

    한미FTA 협상 수석대표를 거쳐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뒤 지난 2012년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던 김종훈 전 의원.

    올해 4월1일과 4월4일 잇따라 이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습니다.

    하루는, 함께 쳤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70만원짜리 휘슬링락 골프상품권으로, 또 하루는 김 전 의원 본인이 휘슬링락 골프상품권으로 대부분 결제한 걸로 돼 있습니다.

    휘슬링락 골프상품권은 1인당 입장료 25만원, 골프 전후 식사비 19만원씩 포함된 도합 170만원 짜리 4인용 이용권입니다.

    너무 비싸서 시중엔 거래되지 않고 태광 계열사들에만 판매됐습니다.

    이런 골프상품권을 회원도 아닌 김 전 의원이 어떻게 썼을까?

    ◀ S Y N ▶김종훈 전 국회의원
    (두 번 다 김종훈 전 의원님이 결제하신적은 아닌 거 같아서)
    "네"
    (이게 상품권은..)
    "잘 보셨네요."
    (예?)
    "잘 보셨다고요. 저는 쓴 게 없습니다."
    (예?)
    "다른 건 몰라도 저는 쓴게 없어요."
    (상품권을 쓰셨더라구요 보니까 복합상품권.)
    "그 이기흥 씨한테 한 번 물어보십시오. 예약을 해놓을 테니까 한 번 갔다 오시라 해서 제가 그냥 갔다 온 거거든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가서 쳐라,
    그래서 김 전의원은 공짜로 쳤다는 얘기.

    ◀ S Y N ▶ 김종훈 전 국회의원
    (이거는 접대 아닌가요?")
    "글쎄 제가 그 쪽에 접대 받을 이유는 없는데요."
    (아니 본인이 골프를 치시고 비용을 두 번 다 내시지 않으셨잖아요 그쵸?)
    "예"
    (그러면 접대라고 봐야하는 거 아닌가요?)
    "근데 제가 그 접대를 활용해서 제가 무슨 뭐라할까요. 실행해야할 무슨 기능이 있는 게 전혀 없거든요."

    작년 6월, 박근혜 정부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명박 정부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의 골프 회동도 태광 임직원 회원만 쓸 수 있는 상품권으로 결제됐습니다.

    허 전 비서실장은 누군가 한 명이 한꺼번에 내고 나중에 비용을 분담해 줬을 거라 항변하지만,

    ◀ S Y N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나중에 와서 우리 밥 먹으면서 이제 뿜빠이(비용 분담)를 하지,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러면 그런 걸로 기억나시나요 아니면)
    "기억 자체가 안나요. 각자 뿜빠이(비용 분담)를 할 수 있는 거니까 그거는 뭐 (이기흥 회장이) 카드를 쓰든지 상품권을 쓰든지 그거는 알 바가 없는 거죠"

    같이 골프를 쳤던 노대래 전 공정위원장은 각자 내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 S Y N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
    "몰라 누군가 했겠죠...뭐 1/N 나눠서 내자하면 내고 뭐 그렇게 하는데, 그런 게 아니고..저는 결제를 안했어요."


    <스튜디오>

    김의성
    참 등장인물의 면면이 화려합니다. 특히 임태희 씨, 이분은 이명박 정권 당시에 청와대 대통령 실장까지 했던 분 아닙니까?

    주진우
    지금은 현직 국립대 총장이시고요.

    김의성
    대부분 바로 얼마 전까지 나랏일 하시던 분들인데, 이 높은 나랏일 하시던 분들이 호화 골프장 접대를 받고도 이렇게 당당해도 되는 겁니까?

    이정신
    저희가 취재한 이 인사들 가운데에는 왜 돈을 안 냈냐고 이렇게 물었더니 이런 해명을 한 인사도 있었습니다. 우리 같은 사회 지도층들은 초청한 사람들이 알아서 한다. 그래서 결제를 누가 하건, 신용카드를 하든, 상품권을 하든 우린 신경 안 쓴다.

    김의성
    야, 정말 우리 같은 사회지도층. 참 기가 막힌 단어 사용입니다. 저렇게 비싼 골프를 치고 누가 결제했는지 몰라도 되는 이게 사회지도층입니까?

    주진우
    저는 이분에게 눈길이 갑니다. 이귀남 전 법무부장관. 이분이 태광과 사연이 좀 많습니다.

    박종욱
    네, 그렇습니다. 이귀남 전 장관은 지난 2010년, 태광그룹 비자금 수사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습니다.

    이정신
    이 접대골프가 이루어진 이 휘슬링락 골프장도 2010년 검찰 수사 당시에 검찰이 들여다 본 적이 있습니다.

    김의성
    그런데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임기 중에 수사했던 그룹의 골프장을 임기 후에 찾아가서 공짜로 골프를 즐겼다. 이거 뭐 동네 경찰이 노래방 수사한 다음에 그 다음 그 노래방 가서 공짜로 먹고 마시고 즐겼다. 이거랑 다를 게 뭐죠?

    주진우
    그렇게 보이죠.

    이정신
    그래도 이귀남 전 장관은 이 골프장이 태광이 하는 것인 줄 몰랐다. 해명이 좀 궁색하죠.

    주진우
    이귀남 전 장관이 이명박 정부 시절에 법무부 장관을 했습니다. 그 당시 다른 기업도 수사했습니다. 오리온을 수사했었는데요. 지금은 오리온 그룹의 고문으로 가 계세요.

    김의성
    아, 이분 참 재미있는 분이네요.

    이정신
    그리고 또 한명, 이 공짜골프접대리스트에서 주목해야 될 사람이 한 명 더 있습니다. 이귀남 전 장관 등 이런 주요 인사들을 이 골프장에 여러 차례 초대한, 그런 장본입니다.

    박종욱
    네. 앞서 보신 리포트 말미에 등장한 바로 그분. 이기흥 현 대한제육회장입니다. 이 회장은 회원권이 없는데도 유력 정재계 인사들을 위해서 골프를 대신 예약해주고 비용도 전액 자신이 계산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이기흥 회장을 직접 쫓아가 봤습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체육계에선 대표적인 마당발로 통합니다.

    카누연맹, 수영연맹 회장과 대한체육회 수석부회장을 차례로 역임하고,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런던올림픽 선수단장을 수행하면서 다져진 다양한 정관계 인맥은 지난 2016년 대한체육회장으로 뽑히는데 큰 배경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지난 2012년부터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장직도 맡고 있습니다.

    이 회장이 휘슬링락에서 함께 골프를 친 인사들도 그래서인지 매우 다양합니다.

    허태열 전 비서실장,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 고위 공직자 출신 인사들부터 유민봉, 김종훈 등 전현직 국회의원, 이귀남 전 법무부장관, 김희옥 전 헌법재판관 등 법조계 인사들까지 다채로운 조합으로 골프를 즐겼습니다.

    골프장 회원도 아닌데, 예약과 결제는 모두 이 회장의 몫이었습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이름으로 예약된 골프 라운딩은 모두 다섯 차례.

    170만원짜리 휘슬링락 골프상품권을 네 차례 사용했고, 태광에서 150만원을 한 차례 결제해준 걸로 돼 있습니다.

    문제의 상품권이 태광 계열사 회원들만 쓸 수 있고 일반 시중에선 거래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기흥 회장은 태광으로부터 8백만원 이상 골프 접대받으면서, 동시에 함께 골프를 친 정관계 인사들을 태광 돈으로 접대한 꼴입니다

    휘슬링락 회원도 아닌 이 회장은 어떻게 마음대로 골프장을 예약하고, 석연치 않은 방법으로 결제까지 했을까.

    이기흥 회장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 S Y N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회장님, 안녕하세요. mbc 스트레이트 박종욱 기자라고 합니다.)
    네네
    (회장님 휘슬링락이라는 골프장 아시죠?)
    네 알죠.
    (회장님 거기 회원이신가요? 혹시)
    회원은 아니고.
    (그럼 대한체육회가 회원권을 가지고 있나요?)
    아뇨, 없죠.
    (그럼 회장님은 회원분들이랑 같이 방문하시는 건가요?)
    아, 우린 불교, 불교.
    (불교? 불교랑 무슨 관계죠?)
    음 거기가 우리 저기 회원이어가지고, 알아가지고.
    (김기유 사장님이랑 좀 친분이 있으시죠?)
    거기는 알죠.
    (거기도 뭐 불교랑 연관이 돼 있나요?)
    그렇죠. 거기는 다 불교예요. 그 사람들이
    (회장님 이게 상품권을 결제하신 걸로 나오거든요.)
    아니 그러니까 초청을 받았으니까 그렇지
    (근데 초청을 받았으면 상품권은 이건 어떻게 쓰신 건지 혹시 알 수 있을까요?)
    다음에 얘기해요. 지금 회의 중이라. 아르헨티나 갔다가 지금 왔다니까.
    (지금 말씀해 주시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아니 아니 지금 안 된다니까. 있어가지고 한 두시간 정도 걸려야 돼요
    (어디가시는데요?)
    아니 내가 다시 또 전화를 할게 걱정말고 있어요
    (회장님 혹시)
    네 알았어요 내가 전화를 할게요
    (해명을 잘 해주셔야 할 거 같은데요)
    드린다니까, 글쎄. 전화 드릴게.

    이기흥 회장은 태광그룹의 경영기획실장이자, 휘슬링락을 운영하는 계열사 티시스의 대표인 김기유 사장과 동국대학교 동문.

    여기에 종교적으로도 김 사장과 친분이 있다는 것만 밝혔을 뿐, 결제 경위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습니다.

    취재진에게 해명전화를 하겠다고 했지만 이 회장의 전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수차례 전화를 해도 응답이 없었습니다.

    이 회장을 만나기 위해 이 회장의 참석이 예상됐던 시상식 행사장, 대한체육회 사무실, 그리고 이 회장의 등록 주소지를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전국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는 전북 익산의 한 호텔에서 어렵게 이 회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S Y N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MBC 스트레이트 박종욱 기자라고 합니다)
    저 바빠서
    (회장님, 휘슬링락 방문하실 때마다 상품권을 쓰셨던데 이거 어떻게 된 경위인지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비서: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가셔야 되는 일정이 있어서요.
    (태광에서 상품권을 받으셔서 전, 현직 정관계 인사들과 같이 골프치실 때 회장님께서 결제하셨더라고요. 이거 설명이 좀 필요할 거 같은데요. 답변 좀 부탁드립니다.)
    ...
    (휘슬링락, 태광이랑 어떤 관계이시길래 설명을 피하시는지 모르겠네요)
    ...


    <스튜디오>

    김의성
    우리 세금이 들어가는 이 큰 기관. 대한체육회 회장. 이 사람이 제대로 된 해명 한 마디 없고, 그야말로 피하기 급급한데 이거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곳의 상품권. 이거는 170만원짜리. 딱 골프를 치기 위한 상품권이고 태광 계열사에서만 거래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분이 어떻게 그걸 어디서 구해서 그렇게 마음대로 썼는지. 이거 참 궁금한데요.

    이정신
    이기흥 회장이 이 골프 상품권을 태광으로부터 직접 받았다면 이건 태광으로부터 이기흥 회장이 접대를 받은 거고요. 또 이기흥 회장이 이 골프상품권으로 여러 정관계 인사들을 또 접대했으니까 이기흥 회장이 또 다른 분들을 또 접대한, 그런 여러 가지 접대의 사슬들. 이런 것들이 지금 보입니다.

    주진우
    전 그렇게 보이네요.

    박종욱
    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 골프 상품권을 통해서 로비가 필요한 정재계 인사들과 태광그룹을 이어주는 중간 역할을 이기흥 회장이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 어린 눈초리도 있습니다.

    주진우
    다가오는 화요일, 23일. 대한체육회에 국감이 있습니다. 애꿎은 선수만 오라 가라 하지 말고 이 체육회장이 어디서 상품권을 받았는지. 어떻게 썼는지. 이거 규명해야 합니다.

    김의성
    네. 국회의원들 좀 주목해주셨으면 합니다. 태광그룹이 정재계 인사들에게 자선사업을 한 것도 아닐 텐데 왜 이렇게 열심히 이 골프 통해서 접대를 했을까요.

    이정신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그리고 상시적으로 수년 간 골프 접대를 한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지난 몇 년간 오너 일가를 둘러싼 여러 가지 사건들, 또 태광그룹이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여러 현안들. 그 속사정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2010년 10월 검찰이 수척억원대 비자금 수사에 착수하자 곧장 네팔로 떠났던 태광그룹 총수가 출국 닷새만에 귀국합니다.

    야밤에 썬글라스를 끼고 파란 모자를 푹 눌러쓴 이호진 전회장.

    "수척억원대 비자금 의혹 인정하십니까..비드로드 정관계 로비 인정하십니까.."

    대외 활동이 거의 없어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던 이호진 전회장에 대한 수사 초반 분위기는 이렇게 요란했습니다.

    ◀ S Y N ▶이호진 회장 / 태광그룹 (2011년 1월 검찰 소환)
    "물의를 빚어 죄송합니다."
    (수천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 인정하십니까?)
    "성실히 답하겠습니다."

    결국 이호진 전회장은 구속됐습니다.

    비자금 4400억원을 조성하고, 회삿돈 530억원을 빼돌리고, 950억원이 넘는 손해를 회사에 끼친 혐의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수사의 핵심인 비자금이 정관계 로비에 쓰였는 지에 대해선 밝히지 못했습니다.

    용두사미 부실수사도 논란이었지만 구속 직후 이호진 전회장이 간암 치료를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반복해서 받고 결국 병보석으로 풀려난 것도 재벌 봐주기 아니냔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태광그룹엔 전례 없던 조직 하나가 생겼습니다.

    삼성의 미래전략실 같은 경영기획실.

    문제의 휘슬링락 골프장을 만든 김기유 사장이 실장을 맡고, 감사와 법무, 대관 업무 인력들을 태광 각 계열사에선 물론 외부에서까지 대거 끌어모았습니다.

    ◀ S Y N ▶전 경영기획실 관계자
    "김기유 실장이 임직원들에 대한 비리를 병보석중인 이호진 전 회장에게 고자질하면서 신임을 얻기 시작했어요. 골프장 사장을 했으니까 에티켓에 문제가 있는 임원들까지 고자질하기 시작했죠. 칼잡이죠 한마디로."

    이 경영기획실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바로 이호진 전회장의 재판 대응과 병보석 유지

    ◀ S Y N ▶전 경영기획실 관계자
    "제일 중요했던 건 이 회장 재판이었요. 계속 얘기했던 게 재판, 재판, 재판. 재판 기일이 언제 잡히냐.. / 병보석은 주기적으로 점검을 받고 허가도 받아야 되고 연장을 해야 되는 거기 때문에, 그래서 그 쪽에 집중했어요."

    심지어 받지도 못할 특별 사면을 위해 법썩을 떨었다고도 합니다.

    ◀ S Y N ▶전 경영기획실 관계자
    "특별 사면 얘기만 나오면 다들 민감해졌어요. 확인좀 해봐라. 우리끼리는 '형이 확정이 안 났는데 무슨 사면이야' 그러면서도, 청와대 의중 이런 것들을 파악하는 거가 가장 큰 일 중 하나였죠."

    이호진 전회장은 구속 이후 8년 가까이 재판을 받고 있고, 형량도 계속 줄어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6억원까지 감형됐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대법원 최종 판결이 늦어지면서 병보석도 7년째 유지되고 있습니다.

    구속된 기간은 단 63일.

    이호진 전회장은 자택과 병원에 머물며 매년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챙기는 등 재산이 10년 전에 비해 3배나 는 1조 3천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이 전회장의 신임으로 그룹 실권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기유 경영기획실장은 이 전 회장의 재산 증식과 사법 처리 문제까지 관여하고, 이 전 회장 가족이 100% 지분을 소유한 휘슬링락 골프장 회사 대표직까지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골프장에서 청와대, 법조계, 국회, 체육계 등 전현직 유력 인사들이 태광의 돈으로 골프를 쳤습니다.


    <스튜디오>

    주진우
    그가 구속돼서 구치소에 있었던 건 단 63일입니다. 보통 사람한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정신
    그렇습니다. 이게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아주 긴 병보석 기간입니다. 이 병보석이라고 하더라도 혐의가 위중하고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또 어떤 조건들을 잘 지키지 못하면 중단해서 다시 감옥에 구속수감을 해야겠죠.

    박종욱
    이렇게 판결이 미뤄지고 병보석이 길어지면서 그 사이 이호진 전 회장의 자산은 10년 사이에 3배가 늘어서 무려 1조 3천억 원에 달합니다. 그리고 핵심계열사 태광산업의 주식은 150여 만 원으로 우리나라 주식 액면가 1위. 황제주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주진우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한테 열심히 접대할 이유가 좀 엿보이지 않습니까.

    김의성
    네. 그러네요.

    이정신
    근데 저희 취재진이 이 골프접대 리스트를 자세히 또 들여다보니까 또 특이한 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앞서 보신 그런 유력 인사들보다도 더 자주, 이 골프장에서 공짜 골프를 즐겼던 그런 집단들이 있었습니다.

    김의성
    아, 그게 누구죠?

    주진우
    저는 알겠습니다.

    박종우
    네, 전직 경제 관료들. 이른바 모피아들입니다.

    주진우
    그렇죠.

    박종우
    정계 인사들보다 훨씬 더 자주, 초호화 공짜 골프를 즐겼던 전직 경제 관료들을 스트레이트가 추적했습니다.




    오른쪽으로 빗어넘긴 머리와, 짙은 색의 안경테.

    지난 4월까지 휘슬링락 골프장에서 이 남성의 이름은 '김진수'였습니다.

    한 달 뒤, 모자만 썼을 뿐분명 같은 사람인데도 이름이 '김진서'로 바뀌었고,

    또 다시 한 달 뒤, 본인의 신용카드를 처음 꺼내 들면서 드러난 그의 실명은 김진수도, 김진서도 아닌 김수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입니다.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그가 김진수, 김진서, 김수일이란 3가지 이름으로 휘슬링락을 찾은 건 모두 9번.

    이 가운데 두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태광 측의 접대를 받은 걸로 돼있습니다.

    2백만 원이 넘는 돈을 'K1', 즉 휘슬링락 김기유 사장이 모두 결제해주는 등 골프장을 찾을 때마다 김 사장이 최소 150만 원씩 꼬박꼬박 내줬습니다.

    이렇게 7차례에 걸쳐 김 전 부원장 접대에 들어간 돈만 1150여만 원.

    같은 기간 김수일 전 부원장이 직접 낸 돈은 모두 7만 6천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 호화 골프장에서 단돈 천 오백 원만 내고 골프를 즐긴 날도 있었습니다.

    지난 5월 10일 김 전 부원장에 대한 전산 결제 내역.

    '2인 플레이'를 한다니 '신경써서 모실 것'..

    잘 접대하라는 지시와 함께, 150만원의 비용을 골프장 회사인 태광 계열사 티시스가 나중에 결제할 거라고 명기돼 있습니다.

    태광은 도대체 왜 김수일 전 부원장을 이처럼 극진히 모신 걸까.

    김 전 부원장은 지난해 9월 금감원 변호사 채용 비리에 연루돼 금감원에서 면직됐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감독원 총무국장과 부원장보를 거치며 '실세 중의 실세'로 불렸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도 그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 S Y N ▶박영선 국회의원 /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2017년 1월)
    "안종범 수석의 지시로 김수일 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나서서 생명보험사를 독촉해서 미르재단에 출연을 종용했다는 검찰의 내사보고서가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가 출연금 119억 원을 냈는데 여기에 압력을 행사했던 사람이 김수일 현 금융감독원 부원장입니다."

    김 전 부원장을 만났습니다.

    ◀ S Y N ▶김수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수일 부원장님이시죠? 저는 mbc스트레이트의 박종욱 기자라고 하는데요.)
    지금 약속이 있어서 나가야 해요.
    (제가 간단히 여쭤볼게요. 휘슬링락 자주 가셨죠?)
    그냥 별로...지금 나가야 되는데 죄송한데 급한 약속이 있어서요
    (잠시만 이것만 여쭤볼게요. 올해 들어서 10여 차례 이상 가셨던데 태광에서 거의 다 결제를 했더라고요.)
    아니에요. 나갈게요.
    (태광에서 왜 결제를 해줬는지만 설명해주실 수 있으세요?)
    약속이 있어서 죄송합니다.
    (김기유 대표나 태광에서 결제한 거 아시죠?)
    아 저 지금 나가야 돼요. 죄송한데요.
    (부인하시는 건 아니시죠 지금? 인정하시는 거죠?)
    모르겠습니다. 저는.
    (해명 이걸로 마무리하시는 겁니까?)
    아니요. 아니요.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김기유 대표랑은 아시죠?)
    ...

    고위 경제 관료 출신들에 대한 태광의 접대는 김 전 원장뿐만이 아닙니다.

    이병국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휘슬링락에서 11번 골프를 쳤습니다.

    이 중 결제 정보가 드러난 최근 3차례 방문에서 상품권을 쓰거나, 김기유 사장이 150만 원씩 결제했습니다.

    ◀ S Y N ▶이병국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올해 5월이랑 6월에 간 기록이 있더라고요.)
    네, 그걸 어떻게 그걸 저거 아십니까?
    (골프장 가셨을 때 결제를 어떻게 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왜 그런 걸 왜 또 물어보시고 그러세요?
    (확인을 해보려고 연락드린 거고요)
    그런 걸 내가 왜 그쪽에 말씀드려야 할 이유가 있나요?
    (여기 접대를 받은 의혹이 있어서 확인하려고 전화드린 겁니다)
    아니 근데 그거 제 답변을 드릴 이유가 없어요
    (그럼 여기 결제 정보가 김기유 사장이 150만원 한도로 했다는 건...여보세요? 끊어버리는데….

    기획재정부 국장을 거쳐 조달청장을 역임한 최규연 전 청장도 모두 9번 휘슬링락을 찾은 걸로 돼 있습니다.

    지난 6월엔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그리고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함께 라운딩에 나섰습니다.

    ◀ S Y N ▶최규연 전 조달청장
    (김기유 사장이랑은 친분이 있으신가 봐요?)
    네네 좀 있습니다.
    (그럼 6월에 갔을 때는 결제를 어떻게 하셨는지 기억하세요?)
    김 사장이 일부 낸 걸로 알고 있어요. 그쪽에서 뭐 한 번 와서 치라고 얘기를 해서

    함께 골프도 안친 김기유 골프장 사장이 거의 전부인 150만원을 내고, 최 전 청장은 나머지 단돈 3천원만 결제했습니다.

    진웅섭 전 금감원장 역시 기재부 선배인 최 전 청장이 불러서 갔을 뿐이고 결제는 누가 했는지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 S Y N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옛날 기재부 선배 되시니까 뭐 같이 하자 그래서 그냥 저도 처음 거기 가봤는데요. 선배님들이 (제가) 그냥 뭐 내려고 해도 못 내게 할 거 아닙니까."

    이 밖에도 강철규, 권오승, 노대래 등 전임 공정거래위원장들도 한 두차례씩 휘슬링락에서 골프를 쳤지만 비용은 예외 없이 태광에서 부담한 걸로 기록돼 있었습니다.


    <스튜디오>

    김의성
    야, 이 초호화골프장이 전직 경제관료들한테는 그야말로 신나는 공짜 놀이터였네요.

    박종욱
    그렇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아주 상습적으로 굉장히 자주 이곳을 찾았다는 겁니다. 저희가 입수한 리스트에 따르면 최규헌 전 조달청장은 9번, 그리고 김수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올해만 10차례 휘슬링락을 찾았습니다.

    김의성
    한해에 10번씩 이 공짜 골프 치러 한 골프장에 갔다. 이 골프장이 만들어진 이유가 뭔가에 대해서 아주 그냥 크게 웅변하는 사례네요.

    주진우
    그렇습니다. 골프 선수가 되려고 한 건 아니겠죠.

    박종욱
    그리고 뿐만 아니라 최고위 세무 관료라고 할 수 있는 이병국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총 11번이나 드나들었습니다.

    김의성
    아까 VCR에서 기가 막힌 장면이 나왔습니다. 김수일 전 금감원 부원장이 골프 치고 1,500원을 결제했다고 나왔어요. 1,500원 짜리 골프도 있습니까? 이게 무슨 말이에요?

    박종욱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총액이 150만 1,500원이 나온 겁니다. 그리고 150만원을 태광 측에서 내주기로 했기 때문에 그것의 초과분인 1,500원만 결제를 자신이 한 겁니다.

    김의성
    야, 무슨 편의점 음료수 값도 아니고, 우리나라 최고급 골프장에서 네 명이 골프치고 1,500원을 내고 나왔다고요?

    주진우
    민망했을 거예요, 자기네들도.

    이정신
    네, 전직 경제 관료들의 해명 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후배는 골프 값 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 이런 해명도 했습니다.

    김의성
    아니, 전직이건 현직이건 관료라는 사람들이 일의 정당성보다 선후배 관계의 의리나 이런 위계를 따진다는 게 말이 됩니까?

    주진우
    특별히 모피아들이 선후배 관계가 끈끈합니다. 현직 관료를 마치고 가는 자리가 뻔히 정해져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거 같습니다.

    김의성
    네. 우리도 한 번 그때 다뤘었죠. 정권은 바뀌어도 모피아는 영원하다. 자, 이런 모피아들을 태광이 직접 챙기고 아주 은밀하게 접대했던 그런 이유는 뭘까요?

    이정신
    그 목적은 접대도 하고 또 오너의 주머니도 채우는 이른바 꿩 먹고 알 먹는 휘슬링락 골프장의 기이한 운영 방식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호진 전회장의 휘슬링락 골프장은 건설 단계서부터 불법으로 얼룩졌습니다.

    25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은행 대출만으론 감당하기 어렵자, 태광 그룹 9개 계열사가 일단 800억원 가까운 돈을 대고, 그 댓가로 골프장 회원권을 분양받았습니다.

    당시 260억원을 낸 태광산업은 적자 상태였고, 흥국생명도 국제 금융위기를 겪고 있었는데도 시세보다 비싼 회원권을 구좌당 11억원씩 각각 24개, 20개씩이나 분양받았습니다.

    계열사들을 쥐어짜, 오너 골프장을 만든 겁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호진 일가가 100% 소유한 골프장 회사를 계열사들이 부당 지원했다며 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 S Y N ▶신영선 시정감시국장/ 공정거래위원회(2011년 4월)
    "골프장 건설자금 마련을 위해서 계열사를 동원한 부당 자금 지원 행위에 철퇴를 가한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계열사들의 팔을 비튼 오너 골프장 회사엔 철퇴는 커녕 아무 조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문을 연 오너 골프장, 휘슬링락은 직원들에게 국내 1위 명품 골프장 관리를 강조하면서 늦가을부턴 김장 김치를 만들게 했습니다.

    캐디와 코스관리 요원 등 전직원이 동원됐습니다.

    클럽하우스에서 만들다 급기야 공장까지 차리고 매년 수십톤씩 만들었다고 합니다.

    ◀ S Y N ▶휘슬링락 내부 관계자
    "배추 김치를 꽤 많이 제 기억으로는 한 2,30톤인가 네 그정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배추김치"
    (배추김치만 하셨나요?)
    "배추김치도 하고 나중에 알타리 무김치도 했었고요"
    (알타리 무김치..)

    이른바 휘슬링락 프리미엄 김치.

    10kg 박스에 19만 5천원, 백화점 김치보다도 훨씬 비쌌습니다.

    그래서인지 시중엔 못 팔고, 계열사에게 주로 팔았습니다.

    ◀ S Y N ▶휘슬링락 내부 관계자
    "경영기획실에서 권장을 해가지고 각 사별로 할당량들을 배분을 해서 그 요청이 들어와서 그걸로 저희가 작업을 하게 됐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흥국생명도 있구요 태광산업 흥국화재.. 각 사별로 했었던 것 같습니다."

    국정감사장에선 실소가 터져나올 정도였습니다.

    ◀ S Y N ▶박찬대 국회의원/ 국정감사 (2016년 10월 11일) - 김기유 실장 / 태광그룹 경영기획실
    (휘슬링락CC로부터 김치를 구매해서 임직원들에게는 1년에 2번씩 전달해오고 있죠)
    "복지성으로 구매해주고 있습니다."
    (복지성으로요?..19만5천원에 구매해오고 있어요. 이 가격 틀립니까?)
    "네 프리미엄 김치를 대비해서 거기에 준해서 측정을 했습니다."
    (보통 10kg짜리가 5만원인데 19만5천원이면 4배에 해당되고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복지가 될 수 있습니까)

    이런식으로 170만원짜리 고가의 골프상품권도 계열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수십 수백장씩 사줬습니다.

    전형적인 오너 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하지만 지금까지 일부 계열사들만 개별적으로 제재를 받았을 뿐 정작 매출의 80% 이상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인 휘슬링락 골프장 회사의 김기유 대표와 오너 이호진 전 회장은 어떤 제제도 받지 않았습니다.

    대주주 부당 지원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끊이지 않는 태광이 영향력이 적지 않은 전직 고위 경제관료, 이른바 '모피아'들에 대한 관리와 접대에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그 적나라한 증거가 바로 휘슬링락 골프 접대 리스트로 볼 수 있습니다.

    ◀ I N T ▶ 김경협 국회의원 / 국회 기획재정위
    "이런 모피아, 고위 관료들을 어떻게 대접하는 지, 그리고 끝나고 나서 퇴직 후에도 어떻게 챙겨주는 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거죠." 0120 "일감 몰아주기 왜 그런 부분들이 제대로 처벌이 안되고 있는 지 왜 근절이 안되고 있는 지 바로 그 배후에는 이런 부분들을 묵인해주고 있는 유착된 세력들이 있다는 것이고요.."

    휘슬링락 골프 접대 리스트에 대한 태광측의 공식 해명을 요구했지만 "프라이버시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특별히 문제될 만한 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고만 답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태광 관계자는 "사업상 접대는 있었지만, 청탁을 위한 로비는 없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튜디오>

    김의성
    야, 골프장에서 김치를 만들어서 계열사에 비싸게 판다. 이건 뭐 창조경제라고 해야 하나요? 정말 처음 들어보는 얘기입니다. 김치를 골프장에서 만들면 김치가 더 좋아지나요?

    이정신
    골프장 직원들은 이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전문 쉐프가 참여했고 고급 재료만 썼다. 이러면서 좀 그래도 김치에 대해서만큼은 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진우
    자부심이요? 그렇게 좋은 김치라면 백화점에다가 보내야지, 왜 계열사로 보냅니까. 이거 뻔합니다. 돈 만들려고 한 거예요.

    김의성
    네. 이 골프장이 애초에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조금 보이기 시작합니다. 겉으로는 최고급 골프장. 이렇게 포장돼 있지만 속으로는 태광 오너의 거대한 지갑으로. 그리고 또 한 편으로는 로비 통로로. 이렇게 두 가지로 쓰였던 거네요.

    박종욱
    네. 실제로 태광 그룹의 내부 거래. 그리고 특히 오너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계열사에 대한 몰아주기. 이것은 최근까지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주진우
    이런 거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것이 금감원, 공정위. 이런 곳입니다. 그런데 그쪽 사람들이 골프를 제일 열심히 쳤어요. 왜 그렇게 로비를. 왜 이렇게 골프 접대를 했는지 보이지 않습니까.

    김의성
    그런데 더 문제는 이 리스트에 언급된 사람들이 전부 다가 아니라면서요.

    박종욱
    네. 오늘 소개해드린 분들은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유명인사들이었습니다. 가명을 쓰며 실명을 감춘 인물들까지 감안하면 이건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정신
    취재 결과 가명을 주로 쓴 사람들은 주로 현직 고위 관료들이라고 합니다.


    그렇죠.

    김의성
    아니, 가명을 썼다는 거 자체가, 스스로 잘못됐다는 걸 안다는 거 아닙니까. 아무튼 이렇게 수상한 골프 접대 받은 전현직 고위 관료들. 다 찾아내서 다 밝혀냈으면 합니다.

    주진우
    특별히 실명을 밝혔으면 좋겠습니다.


    <클로징>

    김의성
    접대는 맞지만 청탁은 없었다. 초호화 골프를 전방위적으로 유력 인물들에게 제공한 태광그룹의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모든 접대는 잠재적 청탁으로 이어진다고 해서 이른바 김영란법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까? 김영란법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공직자들이 밥 한 끼 먹는 데도 조심조심 하고 있는 이 시대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정말 기가 막히고 화가 납니다.

    주진우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접대 관행이 뇌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그 고리가 완전히 끊어질 때까지 우리 스트레이트는 열심히 추적하겠습니다.

    김의성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저희는 다음 시간에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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