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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양상선 박건석 회장 자살 경위[홍성욱]

범양상선 박건석 회장 자살 경위[홍성욱]
입력 1987-04-20 | 수정 198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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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양상선 박건석 회장 자살 경위]

    ● 앵커: 어제 일어난 범양상선 박건석 회장의 투신 자살 사건은 그 동기와 주변상황을 둘러싸고 많은 의문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홍성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고 박건석 범양상선 회장은 작고한 부친 박미수 씨로부터 미중 상사를 인수받아 불과 20년 만에 재벌 순위 27에까지 올라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되어온 사업가입니다.

    박동선 씨의 친형이기도 한 박건석 회장은 서울대 상대를 거쳐 미국 시라큐스 대학을 졸업한 뒤 범양상선을 창업하고 불과 수년만에 50대 재벌회사로 키워놓아 경영솜씨가 탁월한 인물로 국내 재계에 널리 알려져 왔습니다.

    박회장이 국내 최대 해양상사로 키운 범양상선은 창업 직후 박회장의 뛰어난 영어실력과 능란한 사교솜씨를 인정한 걸프사가 유조선 구입자금과 운영비까지 대주어 불과 10년만에 해운 재벌의 위치에까지 이르면서 재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해운 합리화 조치로 세방해운과 삼미해운, 삼익상선 등을 합병했으나 세계 해운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지난해 말에는 부채가 1조2백50억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박회장은 창업 이후 순조롭게 손꼽히는 해운재벌로 자라났다가 근간 ? 년에 걸쳐 경영난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부채 상환기간 유예라는 정부의 지원까지 받게 된 그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는지에 대해서는 재계나 주변에서 아쉬움과 함께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박건석 범양상선 회장은 두산빌딩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투신한 어제 가족과 회사직원 앞으로 2통의 유서를 남겼습니다.

    ● 앵커: 범양상선의 한 모 사장을 원망하는 내용의 이 유서들은 박회장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회사 경영을 둘러싸고 한 사장과의 대립이 극심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 기자: 유서에 나타난 대로 한사 장이 많은 회사 재산을 빼돌렸고 또 이 때문에 박 회장이 정신적 압박을 견디지 못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지만 박 회장은 해운 불황이 시작된 이후 한 사장과 경영난의 책임소재를 놓고 오랫동안 대립해 왔다고 주변 사람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사위인 김철영 씨를 상무로 취임시킨 뒤로부터는 관계가 더욱 나빠져 지난 달에 있었던 주주총회 직후 박회장과 한사장이 심한 언쟁을 한 뒤 한사장이 며칠동안 출근까지 하지 않았고 지난 번에는 모측의 투서로 박회장이 외화도피혐의로 세무당국의 조사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박회장 주변의 사람들은 오랜 경영난과 서해안 오염사건으로 괴로워하던 박회장이 투서사건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서 자살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홍성욱입니다.

    (홍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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