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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부부 비공개 총살형[문철호]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부부 비공개 총살형[문철호]
입력 1989-12-26 | 수정 198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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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부부 비공개 총살형]

    ●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민심이 천심이라는 옛말이 다시 한 번 입증이 됐습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 그는 하늘의 뜻이 땅위에 강림했다는 크리스마스 날에 형장에 이슬로 살아졌습니다.

    아무리 우국충정을 강변하고 또 국리민복을 들먹거릴지라도 그것이 민의에 어긋날 때 그 종말은 이처럼 비참하고 무상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또 한 번 오늘의 역사가 보여주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2월 26일 뉴스데스크는 먼저 차우셰스쿠가 처형되기 직전의 모습과 함께 루마니아의 새 정부가 구성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외신부 문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사형이 선고된 차우셰스쿠는 장갑차로 호송돼 사형 집행장에 도착했습니다.

    초라한 모습으로 장갑차 아래 문을 통해 끌려나오는 있는 이 장면은 바로 철권통치를 휘둘렀던 독재자의 최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툼한 모피외투를 벗고 혈압체크 등 건강 검진을 받을 때 까지만 해도 차우셰스쿠는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며 웃음까지 띠었고 회색 외투에 머플러까지 두른 부인 엘레나가 무척 초조해하는 표정을 보이자 손을 어루만지기도 했습니다.

    건강 검진이 끝난 뒤 처형 대기실로 옮겨진 차우셰스쿠는 최후의 순간을 직감했는지 모자를 계속 만지작거리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고 부인 엘레나 역시 무표정한 얼굴로 손톱을 깨물며 처형 순간만을 기다렸습니다.

    이에 차우셰스쿠는 잠시 동안만 밖에 나가도록 요청했으나 경비병이 총으로 가로막자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모자를 내던지기도 했습니다.

    차우셰스쿠는 이후 곧바로 총살형에 처해졌습니다.

    차우셰스쿠의 아들 니코와 딸 조이아도 앞서 체포된 것이 확인됐지마는 함께 처형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구국위원회 측은 총살형을 집행한 뒤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통해 차우셰스쿠와 엘레나는 특별 군사재판에서 6만 명 이상의 대학살과 국가전복 기도, 경제파괴, 공공재산 착복, 도주 기도 등 6가지 죄목으로 사형이 선고돼 즉각 형이 집행됐으며 차우셰스쿠 부부의 재산은 몰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관측통들은 차우셰스쿠에 충성하는 보안군 병력이 수도 부크레시티를 중심으로 정규군과 치열한 항쟁을 계속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보안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사형을 강행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편 구국위원회는 오늘 이온 일리에스쿠를 대통령으로 하는 새로운 정부를 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온 일리에스쿠 신임 대통령은 올해 59살로 그동안 39명으로 구성된 구국위원회를 실질적으로 주도해 왔습니다.

    일리에스쿠는 지난 71년 차우셰스쿠와의 심각한 이견으로 당 중앙위원직에서 축출된 뒤 출판사 대표직을 맡아왔으며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는 친구사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크레시티 시내는 아직도 간헐적인 총성이 울리고 있으며, 텔레비전 방송국 건물 주변이 마지막 전투의 중심지역이 되고 있는데 보안군들은 아직도 근처건물을 장악한 채 사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편 루마니아 유혈사태에서 북한과 아랍계 용병들이 차우셰스쿠 보안군을 지원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부크레시티 병원 의사들은 부상당한 북한인 2명과 아랍인 2명을 치료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문철호입니다.

    (문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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