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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됐던 박승현양의 암흑속 377시간[박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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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됐던 박승현 양의 암흑 속 377시간]

● 앵커: 빛도 물도 없는 절망의 공간에서 박승현 양은 377시간을버텨냈습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과 구조대가 올지 모른다는 애처로운 기대가 하루에도 수 백 번씩 교차했습니다.

마침내 오늘 박 양에게 하늘이 열리고 빛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암흑 속의 377시간, 박성제 기자 입니다.

● 기자: 6월 29일 오후 5시 57분, 박승현 양은 삼풍 백화점 지하 1층 아동복 매장에서 여느 때처럼 주부 손님들을 맞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박 양은 반사적으로 중앙 홀 계단을 향해 달렸습니다.

그러나 박 양은 10여m도 채 못 가서 무너져내린 콘크리트더미에 깔렸습니다.

잠시 후 정신이 들었을 때 박 양은 자신이 무너진 천장과 주차장 기둥이 만든 좁은 공간에 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매몰된 사람들의 신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목이 몹시 말라왔지만 물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숨 막힐듯한 좁은 공간, 사방을 분간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밀어닥쳤습니다.

도저히 나갈 수 없다는 절망감.

이렇게 죽을것이라는 체념.

그리고 어쩌면 구조대가 올지 모른다는 애처로운 기대가 하루에도 수 백번씩 교차했습니다.

조금씩 몸을 뒤척였습니다.

좁은 공간은 터질 것처럼 박승현 양을 짓눌렀습니다.

며칠이 지났는지 까마득했습니다.

주위에서 들리던 부상자들의 신음소리도 하나 둘씩 끊겼습니다.

밖에선 번개가 치고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박 양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시간이 멈췄는지 아니면 한 달이 지났는지 아득할 뿐이었습니다.

가물거리는 의식 속에 오늘 오전 10시 55분, 머리 위로 중장비의 굉음과 구조 대원들의 인기척이 희미하게 들려왔습니다.

박 양은 마지막 힘을 다해 "살려주세요"라고 외쳤습니다.

곧이어 하늘이 쪼개진 듯 한줄기 빛과 함께 구조 대원들의 손길이 다가왔습니다.

박승현 양이 발견된 지점 입니다.

박 양은 바로이 콘크리트 더미 작은 틈새에서 무려 17일간을 버텨냈습니다.

오늘 박승현 양은 마침내 구조 됐습니다.

암흑과 절망뿐인 지옥의 공간에서 벌인 377 시간의 사투가 끝나는 순간이었습니다.

MBC뉴스 박성제입니다.

(박성제 기자)

199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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