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거액 비자금 조성한 노태우 전 대통령 대국민 사과[엄기영]

거액 비자금 조성한 노태우 전 대통령 대국민 사과[엄기영]
입력 1995-10-27 | 수정 1995-10-27
재생목록
    [거액 비자금 조성한 노태우 전 대통령 대국민 사과]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울먹이기까지 하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오늘 자신이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비자금이 아니라 통치자금으로 5천억원을 조성해서 쓰고 남은 돈이 천7백억원이라고 말했습니다.

    먼저 오늘 사과발표 내용 주요 부분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노태우 전 대통령: 못난 노태우 외람되게 국민여러분들 앞에 섰습니다.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조차 말로는 다할 수 없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구차한 변명처럼 들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통치자금은 잘못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 정치의 오랜 관행이었습니다.

    이를 과감히 떨쳐버리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입니다.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5년 동안 약 5천억원의 통치자금이 조성되었습니다.

    주로 기업인들로부터 성금으로 받아 조성된 이 자금은 저의 책임 아래 대부분 정당운영비 등 정치활동에 사용되었습니다.

    또 일부는 그늘진 곳을 보살피거나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을 격려하는 데에 보태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쓰고 남은 통치자금은 저의 퇴임 당시 천7백억원 가량 되었습니다.

    이처럼 엄청난 액수가 남게 된 것은 주로 대선으로 인한 중립내각의 출범 등 당시 정치상황의 변화 때문이었습니다.

    통치자금을 조성한 것도 비난받아 마땅할 터인데 이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유용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은 더더욱 큰 잘못이었습니다.

    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내리시는 어떠한 심판도 달게 받겠습니다.

    어떠한 처벌도 어떠한 돌팔매도 기꺼이 감수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당국에 출석하여 조사도 받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전직 대통령이었던 것이 한없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상처받은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 드릴 수만 있다면 또 그것이 속죄의 길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새삼 국민 여러분 앞에 무릎 꿇어 깊이 사죄드립니다.

    (엄기영 앵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