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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납치된 이디오피아 항공기, 인도양 바다에 추락 참사[김상운 고주룡]

납치된 이디오피아 항공기, 인도양 바다에 추락 참사[김상운 고주룡]
입력 1996-11-24 | 수정 199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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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치된 이디오피아 항공기, 인도양 바다에 추락 참사]

    ● 앵커: 다음 뉴스입니다.

    승객 175명을 태운 에티오피아 항공기가 3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돼 가다가 인도양 바다에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케냐주재 한국대사관의 이헌종 서기관 등, 120명이 숨지고 50여명이 구조됐습니다.

    지금부터 두 기자가 이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고, 특징은 무엇인지 차례로 보도해 드립니다.

    ● 기자: 사고가 난 에티오피아 여객기는 어제밤 아디스아바바를 떠나서 나이로비 등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아비잔에 도착할 예정이였습니다.

    그러나 이륙하자마자 3명의 괴한들이 조종석으로 들이닥쳤습니다.

    괴한들 가운데한명은 기내에 비치된 비상용 도끼를 휘둘렀고, 다른 한명은 소화기를 들이댔습니다.

    한손에 술병을 든 세번째 괴한은 다른 손에는 폭탄을 갖고 있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범인들은 기수를 호주로 돌릴 것을 요구했지만 기장은 연료가 바닥났다며 코모로 제도로 향했습니다.

    범인들이 기장을 밀어제치며 직접 조종을 시도하는 순간, 연료가 떨어져 흔들거리던 여객기는 결국 인근 해상에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추락당시 다행히 여객기 날개 한쪽이 먼저 바닷물에 부딪쳐 충격이 완화됐습니다.

    그러나 동체는 곧바로 물속의 산호초와 충돌하면서 폭발음과 함께 세 동강이 났습니다.

    이번 추락사고로 탑승자 175명 가운데 120여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여객기 추락사상 이례적으로 50여명이나 되는 생존자가 나왔습니다.

    이는 충돌직전에 저공비행과 얕은 바닷물 덕분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MBC 뉴스, 김상운입니다.

    (김상운 기자)

    ● 기자: 추락현장에서 구조된 에티오피아 여객기 기장은 3명의범인들이 에티오피아 말과 불어를 구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에티오피아 당국도 이번 공중납치 사건이 회교원리주의자들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에티오피아 내에서 폭탄테러가 꼬리를 물고 일어났고, 외국인 인질사건도 빈번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종교와는 관계없는 즉흥적인 사건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먼저 범인들이 그 흔한 권총 한자루 없이 기내에 비치돼 있던 손도끼와 소화기, 술병 등으로만 무장했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 기수를 멀리 떨어진 호주로 돌릴 것을 요구하다가 연료가 떨어져 간다는 기장의 대답에 부기장을 기내로 집어던지고 무모하게 직접 조종을 시도하다 추락한 사실도 범인들이 아마추어임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여객기 피랍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또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하는 유일한 항공사이자 세계적으로도 가장 안전한 항공사로 알려졌던 에티오피아 항공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됐습니다.

    MBC 뉴스, 고주룡입니다.

    (고주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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