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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 없는 실직자들,노숙자 실태 취재[유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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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숙자 증가(자료: 보건복지부)
97년 11월: 5백명
98년 2월: 천2백명
5월: 5천명

[갈곳 없는 실직자들,노숙자 실태 취재]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MBC뉴스데스크입니다.

실직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직장뿐만 아니라 가정까지 잃어버리는 가장이 늘고 있습니다.

갈 곳이 아예 없어서, 혹은 갈 집은 분명히 있지만 빈손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거리를 헤매다 노숙까지 하는 이들의 모습은 함께 사는 사회, 더불어 사는 사회를 가꾸어 나가야한다는 우리의 책무를 일깨워 줍니다.

먼저, 노숙자들의 실태를 유상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오늘 낮 2시 서울 영등포역 대합실, 대낮인데도 앉아서 졸거나 할 일 없이 신문을 뒤적거리는 실직자들이 줄잡아 100여명은 넘어 보입니다.

부랑인들로 보기에는 차림새가 그럴듯해 보이는 이들은 최근에 실직한 40-50대 가장들입니다.

20년을 일해 온 회사에서 작년 말 해직된 54살 김 모씨는 가장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부끄러움에 집을 나와 석 달째 거리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 김 모씨: 들어갈 수 있습니까?

솔직한 얘기로.

가족은 있지만 돈을 못 버니까 못 들어가죠.

● 기자: 요즘은 여자 실직자들까지 쉽게 눈에 띕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직장생활을 해 왔던 32살 이 모 여인은 최근 해직된 뒤 이곳 역 주변을 떠돌며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이제는 몸과 마음까지다 지쳐 버렸습니다.

● 이 모씨: 직장이 원하는 대로 구해지지 않고 사회의 어떤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니까 우울증 그런 걸 갖게 됐어요.

● 기자: 32살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을 잃은 김 모씨는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는 상황에 울분이 쌓여갑니다.

● 김 모씨: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사냐 이거죠.

뭐를 하고 삽니까?

● 기자: 서울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말까지 200명 정도에 불과했던 서울역 주변의 부랑인 수는 최근 부쩍 늘어500명이 넘습니다.

부도난 중소기업 사장에서 전직 안마사였던 시각장애인까지 전직도 다양합니다.

● 김승환씨: 5년 전부터 망가졌어요, 내가.

회사를 하다가.

애는 하나 있는데 누나네 집에 있고.

● 기자: 전국적으로 지난해 11월에 500명, 지난달에1,200명이었던 노숙자들의 숫자는 오는 5월이면 5천명이 넘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졸지에 직장을 잃고 몸을 눕힐 곳마저 마땅치 않은 노숙자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 한 구석의 뼈아픈 자화상이 돼 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상하입니다.

(유상하 기자)

199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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