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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출동]구청장, 구의원들 구예산으로 관광[권순표 김주만]

[카메라출동]구청장, 구의원들 구예산으로 관광[권순표 김주만]
입력 2001-02-25 | 수정 200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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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만 자매결연 ]

    ● 앵커: 오늘 카메라출동은 어느 공직자들의 의식 수준을 고발합니다.

    외국의 자매도시에서 열린 공식 행사는 단 이틀뿐인데 이 행사의 앞뒤에 일주일을 붙여서 구 예산으로 관광을 한 구청장과 구의원들 이 있습니다.

    카메라출동 권순표, 김주만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 기자: 지난 13일 송파구청장 부부와 구의원 등 20명이 열흘간의 일정으로 뉴질랜드로 떠났습니다.

    뉴질랜드의 자매결연 도시에서 열리는 송파구 정원 개장식에 참석한다는 명분이었습니다.

    자매결연과는 상관없는 관광일정으로 세금을 낭비하는 것은 아니냐고 물어봤습니다.

    ● 송파구청 관계자: 거기(크라이스트 처치)에서 공식일정 짜서 우리한테 보내면 그 일정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관광 비슷하게 그런 게 있을 수가 없다.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하느냐.

    지금 때가 어떤 땐데…

    ● 기자: 송파구측이 내놓은 방문일정은 온통 공식 행사와 경제협의 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과연 그러한지 확인해 보기 위해 동행해 봤습니다.

    도착 첫 날부터 온천욕을 시작으로 일정표에는 보이지 않는 이틀 동안의 관광이 계속됩니다.

    단체관광객들이 거의 그렇듯이 곳곳에서의 쇼핑은 필수 코스입니다.

    ● 쇼핑센터 판매원: 이것 하나 만드는데 새끼 양 32마리가 들어간다.

    전체가격에서 5% 디스카운트 해드린다.

    ● 구청 관계자: 시장님(구청장) 빨리 이 아가씨 표창장 주셔야겠네요.

    ● 기자: 사흘째 되서야 본래의 방문목적지인 크라이스트처치 시에서의 공식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시내관광과 만찬에 이어 뉴질랜드의 청정기술을 배우겠다는 쓰레기처리장 견학은 단 20분 만에 끝납니다.

    방문 나흘째 날, 크라이스트처치 시와 맺은 세계 6개 도시 정원 개장식이 열렸습니다.

    이 한 국정원 개장식에 참가한다는 것이 송파구청장 일행이 뉴질랜드를 방문한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그나마 이 공식행사에 걸린 시간은 3시간이 채 되지 않았고 이들은 또 다시 관광에 나섰습니다.

    같은 행사에 참가한 일본 대표단의 뉴질랜드 방문일정은 단 3일입니다.

    ● 크라이스트처치 관계자: 일본방문단은 목요일에 도착해 내일(일요일) 아침 이른 시간에 일본으로 돌아간다.

    ● 기자: 밤의 관광은 카지노로 이어집니다.

    구청장은 한인회 관계자와 함께 VIP룸에서 게임을 즐깁니다.

    ● 구청장 일행: 칩 하나에 25불이 제일 적은 것입니다.

    예스 오케이.

    ● 기자: 구청장 일행의 관광은 이후로도 3박 4일간 뉴질랜드 전국에 걸쳐 계속됐습니다.

    이들은 행사사진이 실린 뉴질랜드 신문을 앞세우고 지난 목요일 귀국했습니다.

    ● 송파구청장: 이틀 공식일정 외에 관광일정 없었나? 예, 그런 것 없었다.

    이것만 해도 피곤해가지고 3일을 쫓아다니고 하루전날 거기 가서 있고…

    ● 기자: 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각 자치단체들은 앞 다투어 해외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도대체 무엇을 위한 자매결연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서울 종로구청의 경우 지난 95년 이후로 자매결연을 맺은 해외도시만 해도 미국 등 3개 도시에 이릅니다.

    지난해에도 구의원 등 20여 명이 6박 7일 일정으로 자매도시를 가는 등 거의 매해 해외 방문이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자매결연을 통해 얻어낸 성과물은 궁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 종로구청 자매결연 담당: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한복 판매업자가 몽골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인가?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네들끼리 얘기를 해가지고…

    ● 김주만 기자: 다른 자치단체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경기도 안양시는 지난 97년 이후 남미의 한 도시를 포함해 해외 3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었습니다.

    결연을 맺는다며 물론 각 도시마다 수차례의 방문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자매결연만 맺었을 뿐 현재까지 아무런 교류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가 자매결연을 맺은 외국도시만 397개, 1개 자치단체당 2∼3개꼴입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조차 경제교류 등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온 경우는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말합니다.

    ● ○○자치단체 국제교류담당: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오는 해외에 방문하기 위한 자매결연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게 되는 겁니다.

    그런 경우가 많습니까?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기자: 지금도 26개 자치단체가 해외 자매결연 도시를 늘리겠다며 나서고 있습니다.

    카메라출동입니다.

    (권순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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