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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잠수함 충돌 사고 처리 저자세[이상호]

잠수함 충돌 사고 처리 저자세[이상호]
입력 2001-03-07 | 수정 200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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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처리 저자세 ]

    ● 앵커: 지난달 12일 미국의 핵잠수함이 급부상 중에 일본 어선을 침몰시켜서 일본 열도가 그야말로 들고 일어났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본사 취재 결과 3년 전 우리나라에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사고처리는 판이하게 달라서 우리측 어선이 가해자로 되어 있습니다.

    이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지난 98년 2월 11일 새벽 5시 반

    부산 영도 앞바다 6마일 해상을 지나던 27톤급 연안어선 영창호는 부상중이던 7,000톤급 미국 핵잠수함 라홀라호와 충돌했습니다.

    배 밑 부분에 큰 구멍이 뚫린 영창호는 순식간에 수직으로 가라앉았고 선장 정창수 씨와 선원 4명도 함께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 정창수(당시 영창호 선장): (잠수함이)갑작스레 안 올라 왔으면 우리가 레이다로 할 수 있었는데 갑작스레 올라오니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죠.

    ● 기자: 정씨와 다른 선원들은 가까스로 사고 잠수함에 의해 구조돼 생명을 건졌습니다.

    문제는 조사 과정입니다.

    선장 정씨는 물 위로 올라오던 잠수함을 피하지 못해서 사고가 났다고 호소했지만 해경은 그런 정씨를 오히려 업무상 과실혐의로 입건했습니다.

    반면 미군 잠수함에 대해서는 충돌부분의 사진촬영도 못 한 채 불입건 했습니다.

    ● 김형문(당시 수사관): (미군측이)눈꼽 만큼도 우리한테 협조는 없었어요

    '보안상 안 된다'고 자기들이 처리한 겁니다.

    ● 기자: 미군은 한국정부에 합동조사 요구를 거부하고 일본에 있던 미 7함대 조사단을 급파해 자체 조사를 실시했지만 조사내용은 끝내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해군 고위 관계자는 미군의 조사 결과 잠수함 측의 잘못이 드러나 함장과 부함장이 해임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정씨 등은 미군측으로부터 가까스로 요구액의 절반 정도인 2억 2,000만 원을 받아냈습니다.

    생업을 포기한 채 8개월을 매달려서 얻은 결과입니다.

    사고로 배와 선박 허가증까지 빼앗겨 버린 선장 정창수 씨

    정씨는 고향을 등지고 속초에서 남의 배를 타고 있습니다.

    ● 정창수(당시 영창호 선장): 이 무슨 대한민국 법이 이렇게 해 가지고는 어민들 못 삽니다.

    ● 기자: 잠수함과 충돌사고가 있었던 부산 영도 앞바다입니다.

    부산항의 입구에 해당하는 이 해역은 하루 평균 수백 척의 크고 작은 배들이 오가는 곳입니다.

    ● 박보규(부산해경 형사): 우리도 경비하다가 조타실에서 근무서다 보면 앞에 '확' 떠오르면 놀라지, 놀라 가지고 보면 잠수함이라니까…

    ● 기자: 부산항 앞바다는 선박들의 진행항로와 잠수함의 작전 항로가 겹쳐 있어 비슷한 사고의 가능성이 여전히 높습니다.

    MBC 뉴스 이상호입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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