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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설계회사 상무가 '북핵위기' 연구?

백승우 기자 기사입력 2018-10-17 09:35 최종수정 2018-10-17 18:16
국회의원 연구비


처음엔 정치컨설팅회사인줄 알았다. 이름이 낯선 회사라서 그렇기도 했지만, 연구자들의 주제가 ‘인사청문회’와 ‘북핵 위기’로 정치 분야였기 때문이다. 8선의 중진 서청원 의원은 직장인들에게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와 <북핵 위기를 반영한 대북정책 개선 방안 연구>를 맡겼다.

“많이 까먹었다”

‘북핵 위기와 대북정책’ 연구는 2017년 장 모 씨가 500만원에 맡았다. 장 씨는 토목설계회사 해외사업부에서 상무로 근무하고 있었다. 장 상무는 본인이 “그쪽을 공부한다는 걸 알고, (서청원 의원실과) 연결을 시켜줬다”고 말했다. “핵쪽에 관심이 많아서 독학으로 공부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까먹었다”고 했다. 누가 서청원 의원실에 추천을 했는지, 어떤 공부를 했는지 질문을 이어갔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장 상무는 자리를 피했다. 옆에서 취재 내용을 듣던 동료는 “전문가도 아닌데”라며 장 상무가 맞는지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장 상무는 “가끔 그런 거 써서 부탁이 왔다”고 했지만, 장 상무가 쓴 관련 글은 찾을 수 없었다.

“페이지수가 많지 않아”

‘인사청문회’ 연구는 2016년 윤 모 씨가 500만 원에 맡았다. 윤 씨는 전력시공회사에서 과장으로 있었다. 바로 옆 자리 동료는 윤 씨를 엔지니어라고 말했다. 윤 씨도 자신을 그쪽을 전공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뭐하는 회사인지 묻자, 윤 씨는 “무슨 의도로 말하는지 알겠다”면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윤 과장은 “전력시공과 인사청문회랑은 상관이 없는데, 왜 연구를 수행했냐는 게 의문 아니냐”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정책에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의원실 의도대로 정리해주는 그 정도 수준의 일을 한 거다, 페이지 수가 많지는 않더라 등. 하지만 누가 의원실에 추천했느냐는 질문엔 그쪽에 폐가 될 것 같다면서 침묵했다.

“공동 작업을 했다”

서청원 의원실 유 모 보좌관은 장 상무에 대해선 “평소에 정치나 북한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한 번 연구 용역을 해줄 수 있겠냐 제의를 했고,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유 보좌관은 장 상무와 1990년대부터 알고 지낸 오래된 사이라고 말했다. 윤 과장에 대해선 후배를 통해 소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 보좌관은 두 연구자에 대해 “의원실이 부족한 부분을 더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연구자들이 구하기 어려운 자료는 의원실이 제공하는 측면도 있어 공동 작업을 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연구의 의미를 밝혔다. 전문성을 검증했냐는 질문엔 “서울에 있는 대학 교수들은 보고서 1건에 2천만 원을 요구한다”면서 정책연구용역비로 책정된 500만원으론 전문성 있는 사람 찾기가 힘들다고 답했다.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취재 : 백승우 기자
취재보조 : 김유나, 백수연, 상예림
웹퍼블리싱 : 김정훈, 박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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