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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여자가 괴롭힌다' 망상 빠진 정신질환자 범죄"

경찰 "'여자가 괴롭힌다' 망상 빠진 정신질환자 범죄"
입력 2016-05-22 10:02 | 수정 2016-05-22 12:01
경찰 "여자가 괴롭힌다 망상 빠진 정신질환자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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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번 사건을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피의자 34살 김 모 씨를 19일과 20일 두 차례 심리면담해 종합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피해망상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의한 묻지마 범죄 유형에 부합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2003∼2007년 "누군가 나를 욕하는 것이 들린다"고 자주 호소하며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습니다.

    이 증세는 2년 전 김씨가 특정 집단에서 소속되면서 '여성들이 자신을 견제하고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으로 변화됐습니다.

    김씨는 서빙 일을 하던 식당에서 이달 5일 위생 상태가 불결하다는 지적을 받고 이틀 뒤 주방 보조로 옮겼는데, 이 일이 여성 음해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 범행을 촉발한 요인이 됐다고 경찰은 분석했습니다.

    경찰은 범행 당시 김씨의 망상 증세가 심화한 상태였고 표면적인 동기가 없다는 점,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직접적인 범죄 촉발 요인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이번 사건이 묻지마 범죄 중 정신질환 유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김씨가 화장실에 들어온 여성을 보자마자 바로 공격한 점으로 미루어 범행 목적성에 비해 범행 계획이 체계적이지 않아 전형적인 정신질환 범죄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청 프로파일러는 "김씨가 2년 전 소속됐던 특정 집단의 여성들로부터 사소하지만 기분 나쁜 일들을 겪었다고 얘기했다"며 "그러나 이미 그전부터 피해망상 증상이 나타났었고, 명확한 근거도 없어 이 또한 피해망상으로 왜곡해 인지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김씨가 여성들이 자신을 싫어한다는 근거로 든 내용에 '여성들이 자기가 일하러 갈 때 의도적으로 지하철에서 천천히 걸어 자기를 지각하게 한다'는 등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아들인 김씨는 부모와 거의 대화 없이 지내는 등 가족과 단절된 생활을 해왔고 청소년 때부터 앉고 서기를 반복하는 특이 행동을 보이거나 대인관계를 꺼려왔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아울러 김씨가 2008년부터는 1년 이상 씻지 않는다거나 노숙을 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기본적인 자기 관리 기능을 잃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자신의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중학교 때부터 비공격적인 분열증세를 보였고, 2008년 조현병 진단 후 4차례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올 1월 마지막 퇴원 후 약을 끊어 증세가 악화해 범행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청 프로파일러는 "혐오범죄와 정신질환 범죄는 구분해 정의를 내려야 하는데 이 경우는 정신질환 범죄"라며 "지난해 특정 민족이 한국에 와서 한국을 망친다는 망상을 지닌 환자가 해당 민족 사람 3명을 살해했는데 이는 환자의 피해망상에 의한 정신질환 범죄이지 인종혐오 범죄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려고 19일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약 1시간 30분 김씨를 1차 면담하고, 다음날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 권일용 경감 등 프로파일러 2명을 추가 투입해 4시간 동안 2차 면담을 해 심리 검사를 했습니다.

    김씨는 17일 0시 33분 주점 건물 남녀공용 화장실에 들어가 있다가 남성 6명이 들고 난 후인 같은 날 오전 1시 7분 화장실에 들어온 첫 여성인 A(23)씨를 흉기로 살해했습니다.

    사건 당일 경찰은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는 김씨 진술을 언론에 밝혔고, 여성혐오 범죄라는 분석이 제기돼 전국에 피해 여성의 추모 열기가 확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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