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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엘리자베스' 이도희 감독의 현대건설, 외인 아쉬움 속 퇴장

'아! 엘리자베스' 이도희 감독의 현대건설, 외인 아쉬움 속 퇴장
입력 2018-03-21 21:09 | 수정 2018-03-21 21:09
아 엘리자베스 이도희 감독의 현대건설 외인 아쉬움 속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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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희(50) 현대건설 감독은 애써 웃으려고 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를 떠올리며 나오는 한숨은 막을 수 없었다.

    이도희 감독은 "선수들은 정말 잘해줬다. 감독이 부족했다"며 "'엘리자베스가 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외국인 선수 선발 과정 등에서 감독의 실수가 있었다. 그게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마지막 총평이었다.

    토종 선수만으로 플레이오프 2, 3차전을 치른 현대건설이 챔피언결정전을 밟지 못하고 퇴장했다.

    현대건설은 21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0-3(19-25 17-25 24-26)으로 패했다.

    외국인 선수 소냐 미키스코바(등록명 소냐)를 웜업존에 두고,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쳤지만 기업은행의 벽이 너무 높았다

    V리그 역대 세 번째 여자 감독으로 관심을 끌고, 애초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현대건설을 포스트시즌까지 이끈 이도희 감독도 쓸쓸하게 첫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 시즌 초반, 현대건설의 돌풍이 V리그를 강타했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세터로 뛴 염혜선이 기업은행으로 이적하자, 현대건설은 젊은 세터 이다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건설은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과 베테랑 김세영이 지키는 중앙의 위력이 상당했고, 레프트 엘리자베스 캠벨(등록명 엘리자베스)이 공수에서 활약하면서 1라운드 4승 1패로 중간 순위 1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한국도로공사, 기업은행과 3강 체제를 이루며 내심 정규리그 우승까지 노렸다.

    하지만 엘리자베스가 1월말 훈련 중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뜨거웠던 현대건설의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현대건설은 블로킹 1위를 차지한 센터진에, 토종 라이트 황연주, 외인 레프트 엘리자베스가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팀이었다. 당찬 젊은 세터 이다영도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서브 리시브와 측면 공격을 책임지던 엘리자베스가 이탈하면서 균열이 생겼다.

    급하게 소냐를 영입했지만, 전 소속팀에서 수비 부담이 없는 라이트로 활약한 소냐는 현대건설에 힘이 되지 못했다. 레프트로 쓰면 서브 리시브에 애를 먹었고, 라이트로 기용하면 기존 라이트 자원 황연주를 활용할 수 없었다.

    현대건설은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하고 정규리그 막판 6연패 늪에 빠졌다. 전반기에 승점을 많이 벌어놓은 덕에 3위로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소냐를 라이트로 기용해 실패한 이도희 감독은 2차전부터 국내 선수들만 기용하며 조직력으로 승부했다.

    하지만 매디슨 리쉘(등록명 리쉘)의 막강한 화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기업은행이 더 강했다.

    현대건설은 현 전력에 비해 플레이오프에서 잘 싸웠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를 대비하지 못한 아쉬움은 짙게 남았다.

    이도희 감독은 "돌아보면 실수가 참 많았다. 이번 시즌을 복귀하면서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차분하게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하던 이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미숙한 감독을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하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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