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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M부스] "후보도 없는데 지원유세…정동영의 창원행, 왜?"

[국회M부스] "후보도 없는데 지원유세…정동영의 창원행, 왜?"
입력 2019-03-28 15:31 | 수정 2019-03-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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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M부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오늘 경남 창원을 방문합니다. 창원 성산 재보궐 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평화당은 이곳에 후보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럼 누구 지원유세를 가는 걸까요? 바로 정의당 여영국 후보입니다.

    후보도 안 냈는데 지원유세 왜?

    정동영 대표가 정의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이유를 알아보려면 시계를 지난해 4월 2일로 되돌려야 합니다. 이날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이란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한 날입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평화당은 14석, 정의당은 6석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국회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의석수는 공교롭게도 20석. 그래서 두 정당이 연합해 공동 교섭단체를 꾸린 겁니다. 첫 교섭단체 대표는 정의당 노회찬 대표가 맡았고, 이후 번갈아가며 하기로 했습니다.
    [국회M부스]
    정치적 색깔이 전혀 다른 두 정당이 왜 이렇게까지 하며 교섭단체를 만들려고 했을까요? 교섭단체가 되면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나 받는 대우가 '천양지차', 하늘과 땅만큼이나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다른 교섭단체들과 의사일정을 비롯한 국회 운영 협상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생깁니다. 상임위, 특위 위원장 자리를 배분받을 수 있고 간사자리도 배정받습니다. 20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되고 국회 운영 협상 과정에 평화당과 정의당이 발언권을 행사한 것이나, 민주평화당 소속인 황주홍 의원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위원장을, 정의당 소속인 심상정 의원이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교섭단체를 구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국회M부스]
    그런데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이란 이름으로 두 정당이 누릴 수 있었던 이 따뜻한 시절은 4달도 채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사망으로 의석수가 19석이 되면서 교섭단체 구성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정기국회부터 최근 3월 임시국회까지, 평화당과 정의당은 교섭단체로서 누릴 수 있는 권한을 아무것도 행사하지 못했습니다. 두 정당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평화당은 호남을 연고로 하는 일부 무소속 의원을 대상으로 입당을 타진해봤지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과의 연합도 얘기가 나온 적이 있었지만 이념적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며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화당 "교섭단체 재추진 염두에 둔 것 맞다"

    평화당이 창원 성산에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이 꼭 정의당 때문은 아닐 수 있습니다. 호남 지역 기반 색채가 강한 평화당으로서는 득표력이란 현실적 이유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지역에서 민주당과의 단일화 과정을 통해 정의당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됐습니다. 그리고 평화당은 오늘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지원유세를 합니다. 어떻게 보면 후보를 내지 않은 평화당까지 세 정당이 연합해 단일 후보를 낸 셈이 된 겁니다. 평화당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정의당 후보의 당선 이후 교섭단체를 다시 추진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정의당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지원 유세를 받아들인 걸 보면 부정적이지는 않을 겁니다.
    [국회M부스]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20명으로 하는 건 소수 정당에 대한 차별이라며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2004년 개원한 17대 국회에서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5석 또는 득표율 5%'로 낮추자고 제안한 적도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창원 성산은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입니다. 정의당과 평화당이 고 노회찬 의원 지역구에서의 승리를 통해 다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까요? 일단 4월 3일의 선거 결과부터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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