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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M부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나경원이 결정한다?

[국회M부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나경원이 결정한다?
입력 2019-05-07 18:04 | 수정 2019-05-0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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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M부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나경원이 결정한다?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는 극중에서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원내총무를 맡고 있습니다. 정치적 야심이 가득한 그는 권모술수가 판치는 워싱턴 정가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원내총무의 권한을 십분 활용해 결국 대통령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백악관·행정부와의 소통은 물론, 각종 법안 제정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 하원 원내총무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 여의도 정치권에서도 이 '원내총무'가 핫이슈입니다. 우리에겐 '원내총무'보다는 '원내대표'라는 단어가 더 익숙하죠. 오늘도 국회에서는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잇따라 가졌습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원내대표'란 단어를 많이 접했지만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나 볼 수 있었던 막강한 권한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패스트트랙 정국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됐죠. 상임위 의원의 사보임 권한은 기본, 국회 운영이나 입법과 관련해 막강한 협상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국회M부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나경원이 결정한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언주가 됐다면?

    시계를 1년 전으로 되돌려볼까요. 김관영 의원은 지난해 6월25일 경선을 통해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에 당선됐습니다. 투표의원 26명의 과반 이상의 표를 얻었습니다. 당시 원내대표를 놓고 경쟁했던 사람, 다름 아닌 이언주 의원입니다. 역사에 가정이 있을 수 없지만, 당시 김관영 의원이 아니라 이언주 의원이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됐다면 지금 국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원내대표의 중요성 단번에 이해가 되시죠?
    [국회M부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나경원이 결정한다?
    원내대표가 핫이슈인 이유가 또 있습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오늘과 내일 차례로 임기가 끝납니다. 민주당은 내일(8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선거가 예정돼 있고, 민주평화당은 새 원내대표를 합의추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민주당부터 볼까요. 3명의 중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인영, 노웅래, 김태년 의원입니다. (기호순) 원내대표 선거는 현역 의원들만 투표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원들도 평소 친분이 있는 후보라면 딴 사람을 정해놓고도 표를 못 주겠다며 매몰차게 외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후보들은 다들 투표 직전까지도 본인이 가장 많은 표를 확보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번 민주당 선거도 그런 상황입니다. 세 의원 모두 60표 이상을 확보했다며 결국 본인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원내대표 최대 변수는 나경원?

    그런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농담처럼 나오는 얘기가 있습니다. 원내대표 당락의 가장 큰 변수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라는 겁니다. 내일 퇴임하는 홍영표 원내대표는 두 명의 한국당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를 운영했습니다. 김성태 의원과 나경원 의원입니다. 홍영표 의원과 김성태 의원은 같은 노동계 출신으로 18대 국회에서 환노위 여야 간사로 이미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경험 때문일까요. 두 사람은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국회 운영의 물꼬를 터야 할 때는 물밑 대화를 통해 극적 타협을 이끌어낸 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경원 원내대표 취임 이후 여야의 대화는 꽉 막혀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한국당은 이런 상황이 제 1야당의 요구를 전혀 들어주지 않고 있는 민주당 책임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다음 원내대표를 고를 때는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파트너십을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 겁니다. 물론 어떤 이에게는 이 변수가 나경원 원내대표와 잘 싸울 수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잘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일 수도 있을 겁니다.
    [국회M부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나경원이 결정한다?
    민주평화당 새 원내대표로는 천정배, 조배숙, 유성엽, 황주홍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누가 되든 민주평화당까지 원내대표가 바뀌면 지난해 7월 20대 하반기 국회가 시작될 때 5당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을 제외하고는 다 바뀌는 겁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체제였습니다. 이들은 미국 워싱턴을 함께 방문해 사진도 찍고, 밤에는 함께 술잔도 나누며 20대 하반기 국회의 운영을 얘기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들은 귀국 후 곧바로 국회 특활비 폐지란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또 이후 국회 운영에 고비가 있을 때마다 물밑 대화와 타협을 통해 5당 합의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여의도의 새 원내대표 체제…대화 복원될까?

    우리 정치권에서 '원내총무' 대신 '원내대표'란 말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 2003년부터입니다. 당시 민주당에서 개혁안의 일환으로 '원내총무' 산하에 정책위의장을 두고 권한을 강화하면서 이름도 '원내대표'로 격상시킨 겁니다. 그전까지 원내총무는 사무총장, 정책위의장과 함께 당 대표의 관할하에 있는 '당 3역'의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왜 개혁일까요? 기존의 당 대표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돼 있는 이른바 '3김 시대'의 보스정치에서 벗어나 원내 중심 정당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한나라당도 이것을 따라하면서 '원내대표'란 단어가 정착됐습니다.

    4월 국회가 오늘로 끝이 납니다. 3월 국회에서 미세먼지법안 등 일부 민생법안이 처리되긴 했지만 국회는 사실상 올 들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꾸준히 확인하고 있습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의 사과가 없으면 복귀할 수 없다며 국회 보이콧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한 상황입니다. 황교안 대표는 오늘부터 민생대장정에 나선다며 배낭을 메고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원내대표의 권한을 강화해준 건 권력을 얻기 위한 정치의 과정이 있더라도, 국회에서 해야 할 정책은, 정책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새로운 원내대표들의 취임 이후 여야 대타협을 통한 국회 정상화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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