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나은 면 있다" 논란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외교안보라인의 경질을 요구하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오늘 충남 천안에서 열린 당 연석회의에서 "김정은이 김영철을 숙청, 김혁철을 처형했고, 동생인 김여정까지 근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정 의장은 "김 위원장 야만성에 몸서리가 쳐지기도 했지만 야만성과 불법성, 비인간성을 뺀다면 어떤 면에선 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의장은 "국가를 이끌어 가려면 신상필벌은 필수인데, 북한 핵미사일, 대미·대일 관계가 엉망진창이 됐는데도 책임져야 될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힘없는 외교부 참사관 한 명만 파면됐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문정인 특보와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이 사람들을 전부 다 저쪽처럼 처형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한 언론사 기사를 기정사실화 한 것은 공당의 정책위의장으로 경거망동"이라며 "정 의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을 비교하며 국민에게 모멸감을 안긴데 사과하고, 한국당은 정 의장을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의당은 "정 의장이 명확히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에 해당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며 "국가보안법이 종북 한국당의 김정은 찬양을 처벌해야 한다"고 비꼬았습니다.

바른미래당도 "한국당이 국가와 국민 전체를 모욕하고 김정은 위원장을 칭송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민주평화당은 "한국당의 수구냉전 정당으로서 정체성이 드러났다"며 정용기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정용기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본질을 이야기하기 위해 비유를 한것 뿐"이라며 "외교 실패와 외교 참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을 잘 물어달라"는 뜻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정 의장의 발언은 정부가 잘못한 부분은 적절히 조치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부적절하고 과한 부분이 있었다"며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