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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방통] 동맹에 배신 때린 트럼프 "동맹은 쉽다"…한국은?

[외통방통] 동맹에 배신 때린 트럼프 "동맹은 쉽다"…한국은?
입력 2019-10-14 10:23 | 수정 2020-01-0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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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통방통] 동맹에 배신 때린 트럼프

    터키군의 공격을 피해 임시 대피소로 피신한 피난민

    민간인 사망자 벌써 30명…국제 비난 고조

    시리아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군사작전으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쿠르드족 자치정부는 터키군의 공격으로 발생한 난민이 19만명이 넘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도 터키군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파악된 민간인 사망자가 3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터키군이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운 공격을 계속하면서 독일과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은 터키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스웨덴은 터키에 대한 전 유럽연합 차원의 무기 수출 금지 조치가 이뤄져야한다고 나섰습니다. 아랍연맹도 성명을 내고 터키군이 즉각 시리아에서 철수하도록 유엔 안보리가 나서야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적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12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2만명인 모인 집회가 열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했습니다. 독일 쾰른에서는 1만여명의 시민이 모였고,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웨덴 스톡홀름, 네덜란드 헤이그, 벨기에 브뤼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도 집회가 열렸습니다.
    [외통방통] 동맹에 배신 때린 트럼프
    동맹에 배신 때린 트럼프

    ▶ 관련 영상 보기
    https://twitter.com/rojava_mustafa/status/1182797318611001344?s=09

    (한 쿠르드족 여성이 미군에게 터키의 공격을 막지 않는데 대한 항의를 하고 있다.)

    시리아 인권단체인 '로자바 정보센터'가 공개한 동영상입니다. 터키군의 공격을 피해 미군 기지로 달려간 쿠르드인들의 영상입니다. 영상에는 한 아이의 어머니가 "당신들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나? 우리 아이들이 모두 살해당하고 있다"고 소리지르자, 조용히 등을 돌리는 미군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미군은 오늘부터 철수를 시작했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현재 미군이 터키와 쿠르드 군대 사이에 끼어있다. 어젯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철수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외통방통] 동맹에 배신 때린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새벽 트위터를 통해 "터키 국경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전투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매우 현명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를 중동 전쟁에 밀어넣은 이들이 여전히 싸우라고 몰아붙이고 있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나쁜 결정을 내렸는지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이 동맹을 배신했다는 비판에 선을 그었습니다.

    CNN은 미국 특사에게 도움을 호소하는 쿠르드족 시리아 민주군 사령관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쿠르드 사령관은 "우리가 학살당하도록 미국이 버렸다"면서 "미국이 우리를 보호하지 못하겠다면 러시아에 요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동맹인 미국이 시리아 쿠르드족을 보호하지 않겠다면 대신 러시아와 대신 관계를 맺겠다는 일종의 으름장을 놓은 겁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쿠르드족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에 철수 지시를 내렸습니다. 터키와 쿠르드족 사이의 분쟁에 미국이 낄 필요가 없다면서 생존 위기에 처한 쿠르드족의 손을 냉정하게 뿌리친 겁니다.

    결국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쿠르드족은 오랜 앙숙이자 러시아의 후원을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에게 도움을 요청해 터키군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외통방통] 동맹에 배신 때린 트럼프

    시리아서 철수 시작한 미군

    동맹보다 돈 선택한 트럼프, 미국 내부서도 비판

    쿠르드족은 2014년부터 미국과 동맹을 맺고 IS 격퇴 작전을 벌여왔습니다. 쿠르드족 민병대는 지상전에서 사실상 총알받이 역할을 하며 수만 명의 희생자를 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손을 놓지 않았던 이유는 미국이 쿠르드족의 독립을 지원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면서 미군을 철군시키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터키 정부가 쿠르드 민병대를 공격하겠다는 발표를 한 이튿날 35억 달러 규모의 패트리엇-3 미사일의 터키 수출을 승인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돈 때문에 동맹을 버린 셈입니다. 미국 안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동맹을 존중하지 않고는 미국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면서 사직까지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외통방통] 동맹에 배신 때린 트럼프
    트럼프 "동맹은 쉽다"…전세계 동맹 흔들

    "동맹은 매우 쉽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하게 내버려둬서 앞으로 동맹을 발전시키는게 어렵게 됐다고 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쿠르드족이 아니더라도 미국의 이익에 따라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는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대서약조약기구 NATO 회원국들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습니다. 미국이 엄청난 방위비를 쓰고 있는데 유럽 국가들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이는 주한미군을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과도 일맥상통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의를 하고 있는 미국은 올해 분담금인 1조 389억원의 5배 넘는 6조원 가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맹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친정인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탄핵 국면과 내년 대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세력 결집을 위해 일방통행식 외교를 더 강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불안 요인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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