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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PD수첩 '굿 닥터 김현철의 위험한 진료'

[예고] PD수첩 '굿 닥터 김현철의 위험한 진료'
입력 2019-05-28 14:06 | 수정 2019-05-2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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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한 사람의 환자를 보리라.’ 대구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SNS에 남긴 자신의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그는 하루에 100명에 육박하는 환자들을 분초를 쪼개어 살폈고, 점심도 걸러 가며 전국 각지의 환자들을 상담했다. 각종 언론매체에 출연하며 자신의 지식을 나눴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그는 스타 의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2018년 이전까지, 그는 ‘좋은 의사’였다.

    그런 그에게 수차례 성적 착취를 당했다는 한 피해자가 등장했다. 정신질환자의 취약한 심리 상태를 이용한 ‘그루밍(Grooming) 성폭력’이었다는 것이다.

    환자가 자신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전이’라고 부른다. 환자는 전이된 감정 때문에 정신과 의사를 가장 신뢰하게 되거나 때론 연인처럼 성적인 감정도 느낀다. 문제는 정신과 의사가 이런 전이감정을 악용한다는 것. 해외에서는 우월한 위치에 있는 정신과 의사가 이런 점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사와 환자와의 성접촉을 성범죄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김 원장은 정신과 의사와 환자가 성접촉을 해서는 안 된다는 윤리 원칙을 어겼다. 그것도 한 여성이 아니라, 최소 2명 이상의 여성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환자 A씨는 김 원장이 갑작스레 제의한 일본 여행을 따라갔다가 성폭력을 당했고, 그 이후로 여러 차례 성관계 제안을 거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 B씨 역시 자신이 김 원장에게 호감을 표시하자, 김 원장이 바로 성관계를 제안했고, 자신은 거부하지 못하고 치료 기간 중에도 다섯 차례 이상 성관계를 가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는 연애가 아니라, ‘정신적인 갈취’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김 원장은 배우 유아인 씨가 댓글을 쓴 사람과 SNS에서 논쟁을 벌이자, 직접 상담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조증’이란 진단을 내려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는 김 원장을 불러 이러한 사안을 조사했고, 지난해 3월 말 학회 설립 이래 최초로 회원을 제명했다.

    김 원장은 정말 좋은 의사였을까? PD수첩은 김 원장의 진료 내역, 처방 기록, 치료비 허위 청구 내역 등 그의 의료 행위에 의문이 드는 다양한 자료를 입수했다. 그는 식약처가 2~3주 내 단기처방을 권고한 마약류 의약품을 한 번에 6개월 치 가량을 처방하기도 했다. 또한 병원에 근무했던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급여를 허위 청구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상담이 필요한 정신과 환자들을 하루에 100명 이상씩 진료한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PD수첩 제작진이 병원 앞 복도 CCTV를 확보해서 확인해본 결과, 김 원장의 정신과 병원을 찾은 환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해온 환자 수보다 현격하게 적었다.

    ‘환자의 건강을 가장 우선적으로 하며, 환자의 모든 비밀을 절대로 지키며, 나의 의술을 양심과 품위를 유지하며 베푼다.’ 김 원장도 의사로서의 삶을 시작하며 제네바 선언을 읊고, 이에 서약했을 것이다. 그동안 그는 이 선서에, ‘좋은 의사’라는 자신의 수식어 앞에 당당했을까. PD수첩은 18개월 전 수면 위로 올라온 김 원장의 사건을 통해, ‘좋은 의사’의 기준을 다시 한 번 고민한다.

    PD수첩 1196회 ‘굿닥터의 위험한 진료’는 오늘(28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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