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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PD수첩 박소연의 동물들은 어디로 갔을까

[예고] PD수첩 박소연의 동물들은 어디로 갔을까
입력 2019-06-25 14:00 | 수정 2019-06-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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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고통스럽지 않길 바라서, 어쩔 수 없이 '죽였다'
    동물권단체 케어 회계장부 일부 입수, 2억의 행방은?

    “○ 개농장은 이미 세트장이라고 소문이 났어요. 박소연의 세트장.”
    케어의 대표 박소연에게서 안락사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 1월이다. 4년 간 201마리의 동물을 안락사한 것과 함께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박 대표는 결국 지난 5월 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고발 직후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 그는 당당했다. 안락사를 감행한 사실은 시인하나, 자신이 표적이 된 건 다른 이유라는 것이다.

    케어는 정기 후원 회원만 5천여 명인 국내 3대 동물권 단체로, 케어측에 따른 지난 한 해 공개된 후원금만 20억에 달한다. 2002년 ‘동물사랑실천협회’로 출범하면서 ‘장수동 개지옥’ ‘악마 에쿠스’ ‘하남 개농장’ 등 대규모 중심의 구조 활동을 벌였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지지를 끌어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현장에 남겨진 동물들을 구출했을 땐 후원금이 두 배 가량 치솟기도 했다. 17년 동안 이어진 케어의 투철한 구조, 그 중심에는 늘 박소연 대표가 있었다.

    그런 박 대표의 안락사는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연평도 구조 활동 때도 강아지에게 소주를 먹여 안락사 시킨 사진이 화제가 됐다. ‘강아지가 고통스러워하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동물보호운동가 박희태 씨가 제공한 경찰조사 문건에 따르면 그보다 훨씬 전, 2005~2006년 당시 구리와 남양주시와 위탁계약을 맺은 보호소에서도 70% 가량의 안락사를 박 대표 본인이 시행했음을 인정했다.

    안락사(동물의 인도적 처리)는 현행법상 반드시 수의사가 시행해야 한다(동물보호법 제22조). 2007년과 2011년에 걸쳐 개정된 동물보호법 및 관련 법령에는 안락사의 세부사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여기에 동물보호단체 혹은 개인이 자의적으로 판단·시행할 수 있다는 규정은 적혀있지 않다. 그렇다면 박 대표의 안락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금 조사 중인 혐의도 이와 맞닿아 있다. 내부관계자는 이렇게 해석했다. “이건 안락사가 아닌 거죠. 학살입니다 학살.”

    구조된 동물들은 더 나은 삶을 살게 됐을까? 케어는 다섯 차례에 걸쳐 보호소를 옮겼다. 그때마다 모금 활동을 벌였다. 2008년부터 시작된 ‘땅 한 평 사기’ 모금이다. 케어 측은 ‘구조된 동물들이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호소 부지를 매입하겠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모금을 시작한 2008년 3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케어측이 공개한 모금액은 1억 9천여만 원. 이 돈은 제대로 쓰였을까? 케어 측은 2016년 9월, 현재의 충주보호소 부지를 매입했다. 충주보호소의 값은 1억 8천만 원. 그런데, 이곳에 기부금은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박 대표 이름으로 1억 1천만 원 가량의 대출을 받았다. 박 대표는 “기부금이 5천만 원밖에 모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PD수첩은 케어 전 직원과 회원들이 제공한 자료들 중, 2008년부터 2012년, 5년간의 회계자료를 입수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단체 계좌에서 박 대표 명의의 통장으로 돈이 입금된 정황이 드러났다. 법인과 개인의 재산은 명확히 분리돼야 하는데, 비슷한 시기에 두 명의의 계좌에서 유사한 자금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땅 한 평 사기’ 모금과 관련해 박 대표의 세부 설명을 듣고자 했으나, 인터뷰를 거부했다. 박소연의 구조는 구원이었을까, 학살이었을까. 박소연과 케어, 그리고 사라진 동물들. PD수첩 1200회 ‘박소연, 연극이 끝난 그 후’는 오늘(25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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