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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원정까지 고민하는 장기이식 대기자들

[뉴스인사이트] 원정까지 고민하는 장기이식 대기자들
입력 2018-03-05 15:34 | 수정 2020-01-0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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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인사이트] 원정까지 고민하는 장기이식 대기자들
    영화 속 등장하는 원정 이식…현실에서도 고민

    2012년 개봉했던 영화 '공모자'들에는 장기 이식을 위해 중국행 배에 몸을 싣는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신장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인 병든 아버지를 둔 딸이, 계속해서 수술이 미뤄지자 장기 매매 광고를 보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중국으로 떠날 결심을 하게 되는 건데요, 이런 절박한 상황은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2년 전 '미국이식학회지'에는 우리나라가 대만에 이어 원정 장기이식이 가장 많은 국가로 언급됐습니다. 실제 취재를 위한 만난 환자 가운데는 절박한 심정으로 원정 이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토로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나도 한번 가 볼까…주변 분들도 가서 이식받고 와서 정상적으로 살아야지…하면 흔들리고…"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건데요. 하지만 두려움에 그 길을 선택하진 못했다고 합니다.
    [뉴스인사이트] 원정까지 고민하는 장기이식 대기자들
    기약 없는 기다림에 기증 희망자까지 줄어

    환자들이 원정 이식까지 생각하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장기 이식 받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국내 이식대기자 숫자는 매년 조금씩 늘어 5년 새 50% 증가했는데요, 내년이 되면 대기자들이 처음으로 4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해 기증자는 줄고 기증을 약속하는 희망자도 점점 줄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만 명 가까이 감소했는데요.

    특히 가족 간에 이식이 불가능할 경우 뇌사자 등을 통해 이식을 받아야 하지만 인구 100만 명당 뇌사자 장기기증자 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9.96명으로 스페인 36명, 미국 28.5명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이렇다 보니 하루 평균 3명이 넘는 환자들이 이식을 기다리다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뉴스인사이트] 원정까지 고민하는 장기이식 대기자들
    ▶ 관련 뉴스 보기 [장기매매 법 개정 후 장기기증 급감…'하루 3명씩 사망']



    외국에서는 SNS 등을 통해서도 기증자 연결

    외국은 어떨까요? 미국 등 일부 나라에서는 SNS를 통해 장기 기증이 필요한 사람들이 글을 올리고, 여기에 댓글을 달거나 팔로우를 하면서 실제 기증자와 연결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장기매매 등의 우려로 민간이나, 개인 간의 장기 이식 연결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등 민간단체에서는 민간 기관이나 자발적 기증자들의 '순수기증'을 늘리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장기기증 희망자들을 적극 발굴하면서 기증자의 의도를 평가할 수 있는 '순수성평가기구'를 설치하는 등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물론 "돈 없으면 콩팥이라도 팔라"는 사채업자들의 협박 같이 매매를 막는 방안을 찾아야겠죠. 지난 18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당시 강명순 의원은 "민간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이 1명이라도, 10명이라도 다시 보장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장기기증 문제를 관리하고 불법 행위를 차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 생명을 더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기증자를 찾고 이식 연결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것도 고려해 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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