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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스쿨미투' 그 이후...또다시 우는 피해자

서유정 기자 기사입력 2018-03-22 15:34 최종수정 2018-03-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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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의 성추행...그 자체가 공포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집보다 학교에서 더 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고 방과 후에 자율학습까지.

어찌 보면 부모나 형제보다 더 긴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이 친구와 선생님인 것 같은데요.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학교 안에서 힘을 가진 선생님이 학생에게 성추행이나 성폭력 같은 강압적인 행위를 한다면 학생의 학창 시절은 공포가 돼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 중 만난 이 모 양도 학창 시절이 '악몽' 같았다고 말했는데요. 16살이던 중학교 3학년 시절,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양을 지속적으로 성추행 한 오 모 교사가 문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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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통해 학교 내 성폭력 폭로 이어져…7년 전 이야기 힘겹게 꺼내

최근 성추행·성폭력 등의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운동이 확산되면서 이제 초·중·고에서 벌어진 사건을 폭로하는 이른바 '스쿨미투'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이 양도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7년 동안 가슴에 묻어 두었던 이야기를 SNS를 통해 폭로했습니다.

이제는 성인이 된 이 양이 힘겹게 입을 연 건 후배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습니다.

"너무 미안해지는 거예요. 그런 피해를 당하고 있는 친구가 있을 것 같고, 그런데 또 그 가해교사는 비밀을 지키라면서 입을 막고 있지 않을까…"

한줄 한줄 써 내려간 글에는 고통의 흔적이 보였는데요.

30대 오 모 교사가 공원이나 자취방으로 불러내 이 양을 추행한 뒤 '사랑한다'고 말하며 부모님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입막음까지 했다는 내용은 순식간에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폭로 뒤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가해 교사와 해당 학교 이름은 포털 사이트에 오르내렸고 가해 교사에 대한 추가 피해 증언까지 잇따르면서 비난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발 빠르게 대처해야 했던 학교는 어땠을까요?
▶ 관련 뉴스 보기 [스쿨미투 그 후, 현장에선 '솜방망이 처벌']



피해자 탓만 하던 학교…폭로 뒤 상처 입는 건 또다시 피해자

가해 교사가 자발적으로 사표를 쓰고 나간 것 이외에 학교는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는데요.

가해 교사가 징계 없이 사표만 쓰고 나가면 언제든 교편을 잡을 수 있어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교육부가 학교에 대한 감사에 나서며 가해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를 요청했지만 학교 측은 뜻밖의 반응을 내놨습니다.

피해자가 경찰에 가해 교사에 대한 고소 고발을 아직 하지 않아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건데요. 절차상 '고소 고발이 먼저다' 이런 개념인 거죠.

학교 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취재진이 문제제기를 하자 학교는 곧바로 사립학교 법인 정관상 여러 조항을 끼워 넣으면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학교가 이렇게 남 탓만 하고 있는 사이 피해자는 또다시 상처를 입었는데요.

이 양은 눈물을 흘리며 단 한 번만이라도 피해자 입장을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진짜 너무 세상이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정말 제가 어떻게 여지까지 살아남았는지 어떻게 참았는지 피해자의 입장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생각하신다면 저에게 왜 고소를 미루고 있냐는 말을 할 수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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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책 내놨지만 실효성 떨어져...

이처럼 스쿨미투로 학교 내 성희롱·성추행 사건이 불거지자 교육부는 온라인을 통해 직접 학교 내 성폭력 신고를 받겠다고 나섰는데요,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위계서열이 강하고, 상하 주종관계로 얽힌 학교에서 피해를 당한 학생들이 용기 내 신고를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실제 교육부 홈페이지 성폭력신고센터에 접수된 건수는 2015년 2건, 지난해엔 단 7건에 불과합니다.

피해자들이 이렇게 소극적인 건 자신이 폭로를 해도 가해 교사들이 처벌을 받는걸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취재 중 만난 한 기간제 교사는 1년 전 근무하던 학교의 정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는데요.

학교 측이 가해자 처벌에 소극적으로 대처하자 결국 직접 검찰에 고소를 했습니다.

검찰이 기소까지 해 다음 달 재판이 열릴 예정이지만 학교 측은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해 교사에 대한 징계가 있을 수 없다며 담임을 맡기기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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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성폭력 등에 대한 징계 수준 강화 필요

징계를 내린다 해도 피해자들의 걱정은 계속됩니다.

최근 7년간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교사 481명 가운데 182명은 아직도 교편을 잡고 있는데요.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자들은 물론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학교 보내기 불안하다', '학교를 믿지 못하겠다'는 등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성추행을 저지른 교사를 모두 교단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논리는 위험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직업적 특성을 고려해 죄질에 따라 징계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피해자는 얼마나 더 강해져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어요. 이 법에. 대한민국에. 왜 가해자를 보호하는 법은 이렇게 탄탄한데 피해자 정작 피해당한 사람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테두리는 전혀 없어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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