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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대한민국 최초 골프 접대 소송 (1)

김재경 기자 기사입력 2018-03-29 09:43 최종수정 2018-03-29 10:05
골프접대 삼성화재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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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100번"…휴일수당 내놔라!!!

골프접대를 한 시간이 근로시간이냐를 두고 소송이 붙었습니다. 대한민국 굴지 보험사인 삼성화재가 피고. 그리고 현직 영업맨이 원고입니다. 접대골프는 노동이었고 그 대가를 받겠다는 게 소송을 제기한 원고, 즉 영업사원의 주장입니다. 삼성화재의 영업부장으로 있었던 원고는 자신의 법인카드 내역서를 뽑아 법원에 제출했고, 이 내역서에 따르면 원고는 기업영업팀 부장으로 있던 지난 3년 동안 50번 정도 접대골프를 나갔습니다. 원고는 자신의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만 50번이지만 윗사람인 임원명의의 법인카드로도 결제를 하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실제 접대골프를 한 횟수는 1백 번이 넘는다고 말합니다.

원고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 골프 라운딩 평균 소요시간 : 평균 4.65시간
- 골프장 이동 시간(왕복) : 평균 3.4시간
- 골프접대 총 소요 시간 : 평균 8.05시간

삼성화재, "골프 좋아서 쳐놓고 이제 와서 왜?"

반면 삼성화재는 원고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반박합니다. 영업을 한 건 맞지만, 자신이 골프를 좋아했고 그래서 주말에도 골프접대를 나갔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골프를 공짜로 치기 위해 영업을 핑계삼았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졸지에 피고가 된 삼성화재는 골프접대비까지 영업사원의 사비로 내게 할 수는 없었기에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것을 막지는 않았다며,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면에는 3~40만 원의 골프피까지 내줬는데 굳이 휴일수당까지 요구하는 것에 대한 마뜩찮은 시선도 있었습니다.
▶ 관련 뉴스 보기 [[단독] 골프 접대 영업사원 "근무시간 인정해달라"]



주말골프, 접대비용은 얼마?

그렇다면 골프 접대 비용은 얼마나 들까. 현직 금융권 영업사원에게 문의했습니다. 보통 접대는 '갑'인 거래처 인원 2명과 '을'인 영업맨 2명, 이렇게 2대2로 이뤄집니다. 비용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고급 골프장 1인당 그린피 20만 원 × 4명 = 80만 원.
캐디피 12만 원 + 카트피 8만 원 = 20만 원.

여기에 1인당 1만 원하는 커피 값에 아침식사 비용 합치면 대략 10만 원. 골프에 들어가는 순수 비용 약 110만 원.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골프를 치고 나면, 선물까지 주기 때문이죠. 고급골프장의 클럽하우스에 들어가 보면 쌀과 과일, 한우정육세트, 홍삼 등 골프장과 어울리지 않는 물품들이 쌓여 있습니다. 모두 접대골프 선물용품들이죠. 영업사원들은 이런 선물까지 ‘갑’님이 몰고 온 차량 트렁크에 실어줍니다.

이런 제반 비용을 모두 합치니 대략 150만 원 정도.

또 있습니다. 골프 이후 점심이나 저녁식사, 혹은 술자리까지 포함하면 2백만 원을 훌쩍 넘길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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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의 고백, "주말 골프접대 거부? 사표 쓰란 이야기"

리포트 기사가 나간 뒤 댓글의 반응을 살펴봤습니다. 대략 두 가지로 나뉩니다. 주말까지 반납해가며 골프를 치는 것은 너무하다는 의견부터, 이와 반대로 주말에 공짜로 골프를 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확연히 나뉘었습니다.

이쯤에서 현직 영업사원들의 말을 적어볼까 합니다. 막상 접대골프를 나가는 영업직 직원들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주말까지 '갑'님을 모셔야 하는 건 보통 괴로운 일이 아닙니다.

"항상 긴장하면서 언제나 말 놓칠까봐 신경 써서 들어야 하는 입장에선 아무리 골프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접대골프는 너무 힘들어요. 거래처 말 귀담아 들었다가 다음날 임원들한테 보고해야 하고 이게 뭔 짓인가 싶습니다."

다른 영업사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말에 집에 있는 것도 힘들어요. 언제 전화 올지 모르니까… 그렇다고 전화 안 오면 내가 인정을 못 받는 걸까 두렵기도 하고요. 주말에 자기시간 가질 수 있는 영업맨은 대한민국에 없는 것 같아요. 주말이 제 시간이었던 적이 없었던 겁니다. 주말에 쉬어도 항상 긴장되거든요. 전화가 올까 조마조마합니다."

주말 골프 접대를 거절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기자는 '갑'질을 하는 직업이라 잘 모를 것이라는 핀잔만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거절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거냐고 다시 물어봤습니다.

"바보 정도가 아니라 거의 왕따가 되는 거고요. 윗선에서 정리하라는 말이 나옵니다. 얘는 자질이 없다. 사표를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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