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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삼성증권 사태, 풀리지 않는 의문들

이기주 기자 기사입력 2018-04-14 09:35 최종수정 2018-04-1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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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취재진은 지난 6일 발생한 삼성증권 유령주식 거래 사고 이후, 취재를 통해 당일 연기금의 투매 내역과 유령주식을 내다 판 삼성증권 직원 16명의 거래 내역 그리고 금융권에서 제기된 차익 매매 의혹, 또 유령주식을 사들인 계좌가 5백여 개로 특정돼 조사 중이라는 소식 등을 잇달아 전해드렸습니다.


저희는 이번 사태를 취재 보도하면서 많은 분들로부터 뜨거운 응원과 조언을 받았습니다. 때로는 따가운 질책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뉴스로 전해드리지 못한 내용 중 금융당국이 사고 당일부터 이번 사안을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 또 어떤 판단을 하고 있었는지 등을 가감 없이 공유하고자 합니다.

“진짜 팔리는 주식인지 궁금해서 매도했다?”

6일 오후 만난 금융권 인사들은 모두 삼성증권 직원 16명이 매도'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무려 1백만주, 단순하게 주당 3만5천원으로 계산해도 350억원 넘는 주식을 팔아 치운 사람도 있다고 했습니다.


- 진짜 팔리는 주식인지 궁금해서 매도했다고 그러네. 회사 1차 조사에서 그렇게 진술했다고 보고가 올라왔어. (금융권 인사 A)


- 판 사람이 열 몇 명이라던데... 그 중에 6명이 거의 다 던졌다고 하네. 근데 지역이 달라서 사전 공모가 있었는지 뭐 그런 건 더 봐야 돼. 혼자 1백만주 넘게 던진 사람도 있어. 세 명이라나 네 명이라나 갑자기 기억이 잘 안나네. (금융권 인사 B)


- 이상한 건 그 틈에 다시 사질 않았다는거야. 매도만 했다더라고. 오늘 들고 튈 수도 없는 걸 왜 팔았냐 이 말이야.. 우리도 답답해. (금융권 인사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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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들고 튈 수도 없는 주식을 왜 팔았을까?”

매도 후 주식을 다시 산 기록은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매도만 했다니.. 정말 수백억을 현금화하려는 계획이었을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는 납득할만한 설명 없이 주말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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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들 주식 계좌에 주식이 찍히면 감독당국 시스템에서는 리얼 타임으로는 안보이고, 예탁결제원이라고 있잖아? 장 마감하면 항상 증권사 계좌랑 거기 계좌랑 맞춰보고 있지. 최종 잔고를 맞춰보는데 장중에 들고 나는 것까지는 안돼지. 그 많은걸 어떻게 다 봐. 그러기 위해선 금융 시스템 전체를 다 손봐야 돼. 증권사 계좌라면 각 회사 시스템으로는 되겠지. 그런데 그걸 리얼타임으로 다 들여다 볼 수는 없어. (금융권 인사 D)


- 한도를 넘어선 유령주식이 고객 계좌에 찍혀서 거래되면 증권사들이 먼저 통제를 해야지. FDS라고 각 증권사마다 사고관리시스템이 있으니까.. 그게 작동돼야 하는데 이번엔 그게 안된거잖아. 감독 시스템 탓만 하면 우리도 좀 억울해. (금융권 인사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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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의 잘못인가? 시스템의 허점인가?

지난 주말 접촉한 감독당국 관계자는 유령주식이든 진짜 주식이든 장중에는 시스템으로 거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물론 현재의 시스템으로 말입니다. 그러면서 장중에 수많은 거래가 성사되는 걸 다 걸러내는 나라는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당당하게 이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죠.


- 그러니까 감독 기관 잘못이라고 기사 쓰면 안돼. (금융권 인사 E)


주말이 지나고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됐습니다. 이틀간의 주말을 거치며 잠잠해질까 했는데 장이 열리자마자 삼성증권 주가는 또 하락했습니다. 투자자 게시판에는 삼성증권을 비난하고 공매도 폐지를 요구하는 글들이 욕설과 뒤섞여, 수도 없이 올라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이번 유령주식 거래 방식이 공매도와 유사하다며 공매도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도 20만을 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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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물량을 받아갔다는 것 밖에는 더 안 나와. 검찰수사 촉구해 봐”


- 그날 급락하는 동안 연기금이 많이 팔았다 그러네. 아마 프로그램 매매로 자동 손절된 거 같아. 액수가 커서 그런지 조직이 커서 그런지 투신이나 외국인들처럼 재빨리 대응을 못한거 같더라고. 이번 건은 검찰로 가야 해결될 거 같아. 엄청난 물량을 던졌고 그걸 누군가가 받아갔다는 거 말고는 더 안나와. 검찰 수사를 촉구해봐. 언론이 제일 힘이 세잖아. 허허. (금융권 인사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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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간의 삼성증권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금융권 사람들은 하나같이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감독당국 사람들은 증권사 시스템의 구멍을, 증권사 사람들은 감독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했습니다. 일단 사태 수습이 시급하니 마무리되면 다 모여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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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한 세력은 과연 없을까?

어디가 구멍이고 어디가 허점이든 간에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구멍과 허점을 고쳐야겠죠. 그리고 이번 사태의 본질, 단 한 사람의 클릭 실수로 천문학적 금액의 유령 주식이 생겨날 수 있는 현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현재 삼성증권 사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가 진행 중입니다. 16명의 직원들이 대체 왜 자기 것도 아닌 유령주식 수백억 원 어치를 내다 팔았는지, 엄청난 액수의 주식은 그 후 어떻게 거래가 된 것인지,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한 세력은 없는지 꼭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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