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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新 남방정책의 중심, 왜 베트남인가?

정시내 기자 기사입력 2018-04-23 16:49 최종수정 2018-04-24 09:50
베트남 신 남방정책 포스트차이나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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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 역동적인 첫인상

베트남의 경제중심지 호찌민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쯤. 호찌민의 첫인상은 강렬했습니다. 거리 곳곳의 화려한 네온사인, 곡예 하듯 질주하는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끝없는 행렬에 시선을 빼앗겨 버렸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서울이 가지고 있는 역동성을 호찌민에서 느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서울과 닮은 듯 다른 베트남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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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포스트차이나

한반도 면적의 1.5배, 1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 6~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은 포스트 차이나로 불립니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대략 5천 5백여 개.

예전에는 경제중심지 호찌민에 가장 많이 진출했지만, 최근에는 수도 하노이로 옮겨가는 추세입니다. 베트남 정부가 남북 균형 발전을 위해 남부 호찌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북부 하노이에 대한 투자 유치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중 삼성전자는 베트남 최대의 해외 투자기업으로 꼽힙니다. 호찌민에 있는 TV, 냉장고 등 가전 공장을 비롯해 수도 하노이에도 스마트폰 최대 생산 공장이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그 계열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대략 16만 명으로, 통근 버스만 8백여 대에 달합니다.

아침 6시 30분, 현지 공장 앞 도로에 끝없이 밀려드는 오토바이와 버스의 물결에서, 활기차고 역동적인 베트남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 LG와 SK, 효성, 롯데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들도 최근 현지 진출과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 남방정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신 남방정책’은 중국과 미국 등 G2에 집중된 수출의존도를 줄이고, 우리의 경제영토 범위를 아세안 즉 동남아시아로 확대해 수출 루트를 다변화하자는 겁니다. 그리고 이 정책을 실현할 교두보이자 핵심국가로 베트남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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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풍부한 노동력

베트남의 가장 큰 장점은 젊고 풍부한 노동력입니다. 베트남의 평균 연령은 29.2세로 40.2세인 한국보다 10살 이상 어립니다. 또 교육수준이 높고 손재주가 좋은 반면, 임금 수준은 낮습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젊고 능력 있는 노동력을 적은 비용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겁니다. 안정적인 전기 공급과 도로 확충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다른 아세안 국가에 비해 유리한 조건입니다. 베트남 젊은이들에게도 한국 기업은 선호하는 직장으로 꼽힙니다.

한국 기업은 다른 기업보다 월급이 약 2배 가까이 많고, 자기개발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한국어 구사 여부가 한국 기업에 취직하는 데 큰 도움이 되다 보니, 베트남에서 한국어 열풍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어과를 개설한 베트남 내 대학은 무려 23곳.
한국어학부는 국제관계학부와 일본학부와 함께 입학 경쟁률이 가장 높습니다.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 한국어학부 2학년 학생들을 만났는데요, 한국어로 인터뷰를 순조롭게 진행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고, 이들 중 대부분은 한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갈 계획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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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억 명의 소비 대국, 베트남

경제중심지 호찌민시의 스카이라인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랜드마크를 선점하기 위한 초고층 건물 공사가 도심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오토바이의 천국으로 불리지만, 최근에는 자동차 판매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도로는 예전 그대로인데 차선 1개를 자동차가 점령하다 보니,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한데 섞이면서 교통 혼잡은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 사고가 나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매년 6~7%의 경제성장으로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베트남의 소비시장은 매년 10%씩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2천5백 달러로 낮지만, 호찌민과 하노이 등 대도시의 평균 소득은 5천5백 달러로 두 배 이상 높습니다.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소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호찌민에 처음 도착했을 때 가장 놀랐던 건 한국에서 보던 편의점과, 대형마트, 빵집, 패스트푸드, 은행, 음식점 등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비행기로 수송해오는 딸기와 배 등 고가의 한국산 과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김치와 라면, 음료수 등 인기 있는 한국 제품을 모아서 별도로 마련해 놓은 곳도 있습니다. 이 대형마트의 고객은 절반 이상이 25세에서 35세일 정도로 젊은데요,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소비 패턴도 변하고 있습니다.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찾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유기농과 건강식품, 헬스뿐 아니라, 인테리어와 뷰티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겁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우리 기업들에게 베트남의 내수시장은 블루오션이자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의 땅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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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환상은 금물

베트남은 이제 단순한 생산기지 역할을 넘어 우리나라의 경제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양국 간 경제와 문화, 인적 교류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베트남에 수출한 금액은 478억 달러로, 중국(1,421억 달러), 미국(686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 수출대상국입니다. 한국무역협회는 2020년엔 미국을 제치고 제2의 수출 대상국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입장에서도 한국은 경제성장의 큰 동력입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약 25%를 차지하고, 한국 기업 전체로는 35%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밋빛 환상은 금물입니다. 최근 베트남 정부가 해외 기업에 대한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최저임금도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4년 15.3%, 2015년 14.2%, 2016년 12.4%, 2017년 7.3%였고, 올해는 6.5%로 결정됐습니다. 한 의류 공장 대표는 “베트남에서 의류업체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4~5년밖에 남지 않았다. 그 이후에는 임금이 더 싼 아프리카나 아이티 등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베트남 투자 열풍에 휩쓸려 무작정 진출하기보다는 사전에 꼼꼼하게 준비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리 정부도 아세안의 다른 나라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미얀마 등도 베트남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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