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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부산시장 선거, 4년간 그들은 늙지도 않았다

이만흥 기사입력 2018-05-18 08:55 최종수정 2018-05-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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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후보(오른쪽)와 서병수 후보(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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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의 리턴매치.' 2018년 부산시장 선거는 2014년 부산시장 선거의 재판(再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오거돈-서병수 두 후보에 국한된 이야기다. 2014년 선거와 비교해 달라진 게 있다면, 당 간판이 바뀌었고, 기호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것. 그때는 서병수 후보가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소속이어서 기호 1번이었고, 오거돈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와 기호 4번을 받았다. 기호 2번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는 무소속 오거돈 후보를 야권 통합 후보로 밀며 사퇴했다. 부산의 양대 명문 고등학교 중 하나인 경남고등학교 4년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 심지어 4년 동안 늙지도 않았다.

4년 전 부산시장 선거는 드라마틱했다. 선거 막판까지 여론조사 결과는 박빙이었고, 투표 당일 출구조사조차 방송사마다 결과가 엇갈릴 정도로 우열을 예측할 수 없었다. 개표가 시작되고 나서도 엎치락뒤치락. 결국 다음날 새벽 3시가 다 돼서야 '당선 유력' 자막을 띄울 수 있었고, 50%대 49% 서병수 후보가 1% 차이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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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번호, 바뀐 색깔…민심도 바뀌었나?

2018년 부산시장 선거는 4년 전 선거의 지명 방어전 성격이 짙다. 그 사이 여야가 바뀌어 이번에는 오거돈 후보가 여당 후보로 기호 1번을 받았고, 야당이 된 서병수 후보는 기호 2번을 달았다. 부산에서 만년 야당이던 민주당이 여당이 되면서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과거 6번의 지방선거에서 소위 진보로 불리는 민주당 계열이 이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6번의 부산시장은 당연히 민자당-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보수 정당 몫으로 여겨졌고, 40명이 넘는 지역구 시의원 역시 보수 정당이 완승을 거뒀다. 부산이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국정농단으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산의 민심도 뒤집어졌다.


"3만 1천" VS "2만 1천"…권리(책임)당원 수 역전

2018년 부산시장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지난 수십 년간 보수를 자처해온 부산 민심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YS의 3당 합당 이후 부산은 보수 여당의 구심점이었다. 3당 합당의 결과물인 민자당에서 시작해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동안, 부산의 보수는 탄탄한 조직을 유지해왔다. 새누리당의 부산지역 당원 숫자가 이를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2014년 말을 기준으로 새누리당 부산시당의 책임당원(6개월 이상 당비 납부 당원) 숫자는 2만 4천여 명. 비슷한 시기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의 권리당원(6개월 이상 당비 납부 당원) 숫자는 8분의 1에 불과한 3천여 명 수준이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의 책임당원 수는 점점 증가해 2016년 2월에는 3만 1천여 명에 달한다. 같은 시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당명을 바꾼 더불어민주당의 부산지역 권리당원 숫자는 5천여 명. 그러나 2016년과 2017년 국정농단과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한다. 2016년말에 들어서면서 새누리당의 부산지역 책임당원은 2만 2천여 명으로 떨어진 반면, 민주당의 부산지역 권리당원은 1만 2천 명으로 늘어난다. 2018년 현재 자유한국당 부산지역 책임당원은 2만 1천여 명, 민주당의 부산지역 권리당원은 3만 1천여 명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YS 3당 합당 이후 부산에서 보수 정당이 책임당원 숫자에서 역전을 허용한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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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4번 실패 없다"…서병수 "샤이 보수 믿는다"

자유한국당은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부산의 보수층이 다시 결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론조사의 열세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늘 그랬듯 '샤이(shy) 보수'가 말없이 투표를 통해 서병수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믿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합리적 중도 성향의 오거돈 후보가 현재의 상승세를 끝까지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소속이라고는 하지만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로부터도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는데다, 이미 3번이나 선거에 도전했다 낙선한 경험이 있어 고령층 유권자들의 동정표도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의 최대 약점은, 부산 시민들이 오거돈-서병수 두 후보를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사람은 해운대구청장과 4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뼛속까지 정치인, 또 한 사람은 평생을 공무원으로 살아오면서 부산시 부시장과 시장 권한 대행까지 역임했던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부산에서 내로라하는 명문 집안 출신의 금수저라는 점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오거돈 후보의 집안은 철강업으로, 서병수 후보의 집안은 운수업으로 현재까지도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라서 고교 동문회를 활용한 선거전도 의미가 없다.


서로의 약점을 너무 잘하는 두 후보, 하지만…

서병수 후보는 요즘 1980년대 부산의 최대 스캔들이었던 '형제복지원' 사건을 이슈로 부각시켜 오거돈 후보에 대한 공격에 나서고 있다. 당시 오거돈 후보가 부산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관련 업무 담당자로서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오거돈 후보는 '가덕 신공항'을 다시 카드로 들고 나왔다. 2년 전 서병수 시장이 "부산시장직을 걸고 가덕 신공항을 관철하겠다" 했다가 신공항 유치에 실패하고도 말을 바꾼 전력이 있어서, 서 후보로서는 가장 아픈 부분이기도 하다. "자기가 했던 말조차도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는 게 오 후보 측의 공격이다.

부산시장 후보는 두 사람 말고도 현재 4명이 더 있다. 기호 3번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는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부산진구 을 지역구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이후 일본 고베 총영사를 거쳐 20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서 컷오프됐었다. 기호 4번 정의당 박주미 후보는 정의당 부산시당위원장이다. 제4대 부산시의회 시의원을 역임했다.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로는 이종혁, 오승철 후보가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이종혁 후보는 18대 국회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고, 한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측근으로 불리며, 최고위원까지 역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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