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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다시 가을…2018 국정감사, 이번엔 달라질까요?

박소희 기사입력 2018-09-29 14:16 최종수정 2018-09-29 15:34
국정감사 국회 심재철 자유한국당 국감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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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국감은 잊고 편히 쉬실 수 있기를…"

정치부 기자인 제가 추석을 맞아 국회 보좌진들에게 보낸 추석 인사의 한 구절입니다. 국감 자료 만드느라 밤낮없이 일하는 그들의 고초를 옆에서 지켜본 저에게 이 이상의 덕담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추석 연휴가 끝나고 만난 한 보좌관은 여전히 퀭한 얼굴을 하고 있더군요. 주말 포함 5일의 연휴 동안 단 이틀만 쉬었고, 그마저도 몰려온 피로에 30시간을 내리 잠만 자고 출근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틀이나 쉰 건 형편이 좀 나을지도 모릅니다. 몇몇 보좌관들이 연휴를 반납했다는 소식도 들렸으니까요. 보좌진의 생사여탈권은 오롯이 국회의원들에게 있습니다. 채용, 승진, 해고 등 모든 권한을 가진 이들을 빛나게 해야 하는 임무를 띤 보좌진들에게 국감은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입니다. 낙오되면 해당 의원실의 새로운 채용공고가 국회 사이트에 올라올지도 모르니까요.

국감은 1년에 딱 한 번 열리는 국회의 큰잔치?

이렇게 보좌진들을 긴장시키는 국정감사는 오는 10일부터 29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코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를 맞아 요즘 의원회관은 밤늦도록 불이 꺼질 줄 모릅니다. 국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뉴스에서 호통치는 국회의원의 모습 자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각 당은 의원이 내놓은 국감 자료가 언론에 얼마나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는지, 숫자는 얼마나 많은지 등 저마다의 기준으로 의원에 대해 평가를 합니다. 지역구 주민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다른 의원보다 튀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의원이 국감에서 튀고 싶어할수록 보좌진들의 격무는 당연히 세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노력…과연 빛을 발할 수 있을까요?

지금 국회는 심재철 의원이 청와대의 비공개 예산을 공개하며 불러온 폭풍으로 어수선합니다. 심재철 의원실이 압수수색을 당하자 국회의장실까지 몰려간 자유한국당. 요즘에는 내부에서 국감 보이콧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 관련 뉴스 보기 [이번에는 '靑 회의참석비' 논란…국감 '난항' 예고]


정쟁을 이유로 국감이 열리지 않거나 연기되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지난해도 지지난해도 그랬거든요. 게다가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전통적으로 여당은 방어 야당은 공격하는 국감 관행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굳이 국감 파행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야 뭐 손해 볼 거 없지"라는 말을 하는 모 여당 의원을 직접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일부 보좌진 중에도 이번 국감에서 힘을 빼겠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럼에도 아직은 국감 자료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의원실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노력은 과연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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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는 국감 무용론

정쟁으로 미뤄지는 것 말고도 국감의 위기는 또 있습니다. 국감을 전후로 매년 나오는 '국감 무용론'입니다. 어차피 임시국회, 정기국회 포함 거의 1년 내내 국회가 열리고 있는 상황이니 단 한 번의 반짝 이벤트로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국감을 없애고 상시 국정감사 체제로 바꾸자는 겁니다. 30일 이내로 정해진 기간 동안 정부부처와 산하기관 전반을 포괄적으로 감사하다 보니 내용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일부 피감기관은 소나기 맞듯 지나가겠지 하는 관성적 태도로 국감을 대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증인을 불러서는 정작 하는 일이 모욕주기, 꿔다놓은 보릿자루 만들기라는 비판도 매년 빠지지 않습니다.

무려 10년 전 기사를 한 번 보시겠습니까? 국정감사가 고성과 파행이 난무했던 20일이었다는 기록인데요.

▶[참조기사] '그들만의 국감' (http://imnews.imbc.com//weeklyfull/weekly01/2230931_17924.html)

우리 정치 이때보다 얼마나 나아졌나요?
이렇게 말 많고 탈 많은 국감, 그냥 없애는 게 좋을까요?

국감 정말 사라져야 할까?

먼저 짚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국감 유지를 주장하는 쪽과 국감 폐지를 주장하는 쪽 모두 근거로 드는 건데요. 국정감사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라는 겁니다. 대통령제 국가 중 국정감사를 여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합니다. 우리 국회의 고유한 권한인 거죠. 1972년 유신헌법에서 폐지되었다가 1987년 헌법이 개정되며 다시 명문화됐습니다. 민주주의, 3권분립 실현을 위해 행정부에 대한 가장 중요한 감시 수단으로서 국정감사가 다시 생명을 얻게 된 겁니다. 국감이 본연의 역할을 못할지는 몰라도 존재 이유만큼은 확실한 거죠.

결국, 문제는 국회 '불신'

하나의 사안에 대한 양극단의 인식을 이야기할 때 물이 반쯤 차있는 컵을 비유로 많이 듭니다. 국감도 그렇습니다. 수박 겉핥기라는 지적의 근거가 되는 불과 20일이라는 짧은 정기 국감 기간은 누군가에게는 그렇기에 효율성을 가진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결국 관건은 물이 반만 차있는 상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아닐까요? 다시 말해 국정감사를 인기몰이를 위한 '한탕주의' 수단으로 활용할 것인가? 감시와 견제 기능을 위한 최고의 수단으로 사용할 것인가? 겠죠. 전자라면 폐지를 후자라면 존립을 시키는 것이 마땅할 겁니다. 수단일 뿐인 국정감사가 아니라 이를 실행할 국회 의원들에게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도 있다는 거죠.

사실 국회를 출입하며 가장 놀랐던 것은 국회의원들이 생각보다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많은 조찬 모임과 회의, 셀 수 없는 피감기관들, 지역 일정까지. 국회의원들은 평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대부분 주말도 반납하고 일에 빠져 사는 워커홀릭들입니다. 그런데도 '노는 국회' 이미지가 매우 강한 것은 전반기 내 입법 실적이 거의 없다시피 한 바로 그 문제. '정쟁' 때문이겠지요. 이번 국감도 정쟁에 휘말려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것처럼 말입니다. 정기 국감을 폐지하고 상시 국감으로 전환하더라도 국회가 여전히 여야의 구도에 갇혀 정쟁을 일삼는다면 국감 무용론은 다른 이름으로 또다시 등장할 겁니다. 정책 국감, 일하는 국회. 언제쯤 우리 국회는 이런 평가 속에 입법부로서 국민 마음속에서 낙제점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번 국감이 그 시발점이 될 수 있을까요?

2018년 국정감사, 이제 11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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