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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병원비도 공짜라는데…전과 10범 '결핵 환자'는 왜?

[뉴스인사이트] 병원비도 공짜라는데…전과 10범 '결핵 환자'는 왜?
입력 2018-12-19 16:38 | 수정 2019-12-3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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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인사이트] 병원비도 공짜라는데…전과 10범 '결핵 환자'는 왜?
    나는 결핵환자다, 고로 구속되지 않는다(?)

    결핵환자 이모씨는 전과 10범입니다.

    최근 확인된 절도 혐의만 10건이나 되는 상습 절도범.

    이 씨는 경찰에 두 번이나 붙잡혔지만 두 번 다 구속되지 않고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결핵환자였기 때문입니다.

    유치장에 들여보내면 다른 사람들을 전염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구속되지 않은 거죠.

    질병관리본부 결핵관리지침에선 결핵환자와 밀폐된 공간에서 8시간 이상 같이 있을 경우, '밀접 접촉자'로 판단합니다.

    8시간 같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결핵에 감염될 수 있는 겁니다.

    긴급체포되면 48시간동안 유치장에 감금되고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더 긴 시간동안 유치장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경찰입장에서는 난감했을 겁니다.

    결핵환자를 유치장에 입감시켰다가 괜히 다른 사람한테 병을 옮기면 나중에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테니까요.

    결국 이씨를 붙잡은 경찰의 선택은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병원에 보내 입원시키는 것.

    하지만 이씨는 공중전화를 쓴다며 나간 뒤 병원을 탈출해 절도를 저질렀습니다.
    [뉴스인사이트] 병원비도 공짜라는데…전과 10범 '결핵 환자'는 왜?
    치료비와 입원비가 공짜라는데…왜 절도(?)

    그럼 이씨는 왜 절도를 했을까요?

    병원비가 필요해서? 아니면 절도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도벽이 심해서일까요?

    병원비가 필요한 건 아니었을까 싶어 이씨가 머물던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선 물어봤습니다.

    놀랍게도 병원은 결핵환자에게 진료비와 입원비를 무상으로 지원해주고 있었습니다.

    한 끼 이천 원 내외의 식비만 내면 병이 나을때까지 병원에 머물수 있는 것이죠.

    보통사람 같으면 병이 나을때까지 치료를 받다가 나갔을 겁니다.

    하지만, 이씨는 치료 도중에 탈출해 다시 범행을 저질렀는데요.

    이 씨가 식비조차 없어 병원에서 나간 것인지, 아니면 결핵환자는 구속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기 위해 일부러 치료를 받지 않은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뉴스인사이트] 병원비도 공짜라는데…전과 10범 '결핵 환자'는 왜?
    폐쇄병동만 있었더라도…

    그렇다면 이 씨를 또 잡더라도, 다시 풀어줄 수밖에 없는 걸까요?

    결핵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폐쇄병동은 현재까지 없습니다.

    결국 상습 범죄 피의자가 결핵에 걸릴 경우 일반병동에 입원시킬 수밖에 없는데, 그 피의자가 제 발로 나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는 겁니다.

    임시로 이 씨만을 위한 격리 시설을 만들지 않는 이상, 이 씨를 또 잡더라도 별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번 사건은 '결핵에 걸린 이 씨' 한 명의 문제는 아닙니다.

    자기 몸을 해치면서까지 상습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또 다른 이 모 씨’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말 폐쇄병동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설이 곧 마련되는 만큼 제도적으로도 수사기관과 질병관리본부가 협력해 결핵 피의자를 관리할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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