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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내외의 이상한 주식거래 내역

[뉴스인사이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내외의 이상한 주식거래 내역
입력 2019-04-10 18:41 | 수정 2019-12-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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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인사이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내외의 이상한 주식거래 내역
    OCI 그룹을 아시나요?

    주식투자를 많이 하거나 태양광 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외에 OCI란 그룹명을 익숙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동양화학제철에서 OCI그룹으로 이름을 바꾼 이 그룹은 지금 태양광 산업에 있어서 한화 큐셀과 함께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는 재계서열 24위의 대기업집단입니다.

    반세기 넘는 기업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화학그룹이기도 합니다. 생산제품 대부분이 기업을 고객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뉴스인사이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내외의 이상한 주식거래 내역
    ㈜ OCI 계열사로는 이테크 건설과 삼광글라스 등이 있고요. 이테크 건설의 자회사이자 OCI의 손자회사인 군장에너지가 있습니다. 삼광글라스도 군장에너지의 지분을 꽤 갖고 있으니 삼촌회사쯤 되겠네요. 삼광글라스는 ‘글라스락’이란 유리용기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 OCI의 손자회사이자 이테크건설의 자회사, 삼광글라스의 조카회사(?) 인 군장에너지는 곧 코스닥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갑자기 OCI 그룹에 대해 왜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았느냐면, 일반인에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이 그룹이 어느 법조인 부부에겐 무척이나 익숙한 회사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헌법재판관 후보로 오늘(10일) 청문회를 거친 이미선 서울중앙지법 판사입니다. 재산공개내역을 보면 이 판사 부부 전 재산 42억 6천여만 원 가운데 주식으로 갖고 있는 금액이 35억 5천만 원에 달합니다. 83% 인거죠. 상당히 큰 비중입니다. 그 주식이 어느 회사 것인지 보니 2/3가 넘는 68%, 24억 5천만 원어치가 이테크 건설과 삼광글라스 였다는 거죠. 부부의 전체 재산으로 따지면 절반이 넘는 56%가 OCI 그룹 계열사 주식인 겁니다. 이러니 이 부부가 OCI 그룹에 익숙할 수밖에요.
    [뉴스인사이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내외의 이상한 주식거래 내역
    그런데 OCI그룹과 이 부부가 주식만으로 얽혀있는 게 아닙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남편인 오 모 변호사가 2017년 4월과 2019년 1월 OCI그룹 사건 두 건을 수임했다는 겁니다.

    이 후보자도 이테크건설이 관련된 사건에 2018년 판결했습니다. 업무로도 얽혀있는 거죠. 후보자 부부가 OCI 그룹 주식을 사들인 시점은 2015년이며,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보유량을 대거 늘렸습니다. 특히 2018년 1월, 이 후보자 남편 오 모 변호사의 이테크건설 주식 집중매입이 눈에 띕니다. 작년 1월에만 사들인 주식규모만 6억 5천만 원어치에 달합니다.

    왜 이때 집중적으로 샀을까. 작년 2월1일 이테크건설은 호재성 공시를 하나 합니다. 기업공시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2천7백억 규모의 발전사업공사를 따냈다는 겁니다. 전체 매출의 23%에 달하는 대형공사였죠. 바로 다음날인 2월2일 이테크건설은 15만 9,800원으로 상한가를 칩니다. 그렇게 의심해볼 순 있겠죠.

    작년 1월에 이 호재를 공시 전에 어떤 경로로 미리 알고 주식을 대량 구입한 뒤 2월에 대형호재로 주가가 크게 오르면 이를 다시 팔아치워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 보통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가 이런 식으로 이뤄집니다. 하지만, 오 변호사에게 이런 경우는 해당되지 않아 보입니다.

    작년 1월에 매입한 주식규모는 6억 5천만 원어치에 달했지만, 2월 20일과 21일 팔았다는 주식규모는 5천8백만 원에 그쳤다는 겁니다. 작년 이테크 건설이 2월2일 상한가를 쳤다곤 하지만, 작년 1월 매입한 시점과 2월 하순 매각한 시점의 주가 차이도 크진 않습니다. 1월의 최저가는 11만 6천5백 원, 최고가는 14만 4천7백 원입니다. 1월 한 달 새 3만 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2월2일 상한가는 15만 9천8백 원이고요. 주식을 매각했던 2월20일 종가는 14만 9천7백 원 21일 종가는 14만 6천6백 원입니다. 이테크건설주가는 오늘(10일) 오전 10시 현재 9만 1,800원에 거래됐습니다. 그새 많이 떨어졌네요.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거래가 일반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시세차익 수준으로 볼 때 전문가는 아닌 것 같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확실히 문제가 되려면 당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매수라는 것이 확인'돼야하는데 그건 지금 상황에선 알 수 없다 " 고 덧붙였습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재산관리는 남편이 전적으로 한 것으로 주식 매매에 있어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거나 부정거래를 한 바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에서 실시간으로 수상한 주식거래에 대해 모니터링 하고 있지만 이 후보자 남편에 대해 그동안 별달리 통보받은 바는 없다. 이번에 공론화됐으나 살펴보겠으나 특정 방향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가 수임 맡은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일단 직업윤리의 문제인 것 같고, 실제로 불공정거래 인지 여부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에 주광덕 의원실은 이테크 건설이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군장에너지가 곧 코스닥에 상장될 거라는 계획에 주목합니다.

    2018년 1월에 이테크건설 주식을 집중매입 했는데, 자회사인 군장에너지 상장준비 소식은 2018년 2월 한 인터넷 경제지에 첫 보도되면서 알려졌다는 거죠. 지금은 투자업계를 대상으로 상장준비 작업이 한창이라는 소식입니다. 열병합발전 업체인 군장에너지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실적증가를 이어왔으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영입이익도 6백억 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 의원실은 군장에너지가 코스닥 상장되면 기업가치가 최대 2조 원에 이를 거라며 이테크 건설도 큰 이익을 볼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까도 기술했다시피 군장에너지는 이테크건설의 자회사이고 삼광글라스도 지분을 25%나 갖고 있습니다. 군장에너지 상장이 성공하면 이테크건설 뿐 아니라 삼광글라스도 물론 덕을 보겠죠. 그리고 이 두 회사 주식을 25억 원어치 보유하고 있는 이 후보자 내외도 상당한 이익을 볼 거라는 게 의원실 주장입니다.

    한편, OCI그룹은 경영진이 2011년 4월, 내부정보를 이용해 단기 시세차익을 거둔 불공정거래혐의로 법원의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관련해서 OCI그룹이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내용을 뉴스데스크에서도 다룬 바 있습니다.

    ▶ [뉴스데스크 영상] 검찰, OCI 압수수색…불법 주식 거래 수사 착수(2009년 10월 6일))
    [뉴스인사이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내외의 이상한 주식거래 내역
    이 같은 주식거래를 둘러싸고 불어나는 의혹에 대해 이 후보자는 어떻게 답했을까요? 오늘 청문회의 이 후보자의 답변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남편은 2001년부터 주식거래를 했다. 모두 남편 명의로 거래를 하다 보니 가계 자산이 남편에게 집중되는 것 같아서 그것을 나누기로 상의했다“

    "2011년 6월∼2014년 남편 명의 계좌에 있던 주식을 제 명의로 이체했다“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거나 이해충돌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주식거래에 불법적인 내용은 없었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2007년부터 거래했으며, 남편의 거래 스타일을 알아보니 특정회사 주식을 한 번 선정하면 계속해서 거래하는 형태이다“

    충분히 소명이 됐다고 판단하시나요? 아마도 당분간 국회서부터 언론과 인터넷 댓글 등 여론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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