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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해군력 과시?…물밑에선 치열한 외교전

[뉴스인사이트] 해군력 과시?…물밑에선 치열한 외교전
입력 2019-04-25 12:00 | 수정 2019-12-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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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인사이트] 해군력 과시?…물밑에선 치열한 외교전
    중국 국제 관함식으로 본 한·중·일 외교

    23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 인근 해역에선 중국 국제 관함식이 10년 만에 열렸습니다. 중국의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관함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주관했습니다.

    오는 2050년까지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육성하겠다며 '대양 해군'을 천명했던 중국, 그에 걸맞게 이번 관함식에선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과 중국 최초의 1만 톤급 구축함인 055함, 핵 추진 잠수함인 096함 등 32척의 전함과 조기경보기 정찰기 등 39대의 항공기가 위용을 뽐냈습니다.
    [뉴스인사이트] 해군력 과시?…물밑에선 치열한 외교전
    중국, 일본 '욱일기' 허용, 왜?

    이번 관함식엔 러시아, 일본, 한국 등 주변 10여 개국에서 20여 척의 함정이 참가했습니다. 일본은 해상자위대 수장인 해상막료장이 호위함인 쓰즈쓰키호를 이끌고 칭다오에 도착했는데, 뱃머리엔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달고 있었습니다.

    사실 욱일기에 대해선 중국도 매우 민감합니다. 욱일기가 그려진 옷을 입었다 군중에 몰려 옷이 짓밟히는 일이 있기도 했고, 지난해 중국 난징정부는, 욱일기나 일제 군복 등 일본의 2차 대전 범죄를 상기시키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시키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론 통제가 빈번한 중국 매체에선 일본 함정의 욱일기 참가 보도가 없었습니다.

    어쨌든 중국이 여론을 통제하면서까지 욱일기를 문제삼지 않은 건데, 여기엔 다 이유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뉴스인사이트] 해군력 과시?…물밑에선 치열한 외교전
    회복된 중-일 관계…미국 견제?

    2012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분쟁으로 악화됐던 중일 관계는 지난해 10월 중·일 평화우호조약 40주년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급격히 회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있었던 중일 경제대화에선 2001년 일본 광우병 발생 뒤 금지했던 일본 쇠고기의 중국 수출에 필요한 검역 협정 체결과 관련된 합의도 있었습니다. 중국을 방문한 고노 일본 외상 역시 수년간 어려움에 빠져 있던 양국 관계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미국과는 갈등 국면입니다.

    10년 전 중국 관함식에 미사일 구축함을 파견했던 미국이 이번엔 함정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주중 대사관 무관만 참석했습니다. G2 위상에 걸맞게 군사력에서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중국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중국은 오늘부터 세계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40여 명을 초청해 일대일로 행사도 엽니다. 이 행사에 대해서도 미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환구시보는 "중국 해군의 목적은 외부 세력이 중국 근해에 와서 힘자랑하는 것을 억제하는 데 있다"며 사실상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 상황을 빚고 있는 미국을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내부 여론을 통제하면서까지 일본을 끌어안는 모양새를 취한 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 관련 영상 보기 [뉴스데스크] 이것도 '중국몽'?…'일본 욱일기'까지 참아주나
    한국은 해군 참모차장과 호위함 파견

    한국은 이번 중국 관함식에 중장인 해군 참모차장과 2500톤급 한국형 호위함인 경기함을 파견했습니다.

    우리나라 대장급인 해상막료장을 보낸 일본보다 한단계 급을 낮춰 보낸겁니다. 왜 그랬는지를 이해하려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개최한 제주 국제관함식을 살펴봐야 합니다.

    당시 제주 관함식엔 미국과 캐나다 등 모두 10개 나라 군함 15척이 모였지만, 중국과 일본 함정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욱일기 논란이 일자 불참을 통보했고, 최신형 이지스함을 보내려던 중국도 개막 바로 전날 갑자기 참가를 취소했습니다. 자국 사정이 있다며 이유를 댔지만 2016년 한미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불거진 한중 관계 악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관함식의 대표단은 통상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구성됩니다. 군 관계자는 " 작년에 중국이 갑자기 참가를 취소해 우리 체면이 깎였다" 며 "우리도 함정을 안 보내는게 맞지만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고려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중국의 군사 대국화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불참한 것도 우리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다음달에 한중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등 양국의 군사 협력은 조금씩 회복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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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대놓고 중국과 친분 과시…한국 '압박' 의도?

    반면 한일 관계는 외교는 물론 군사적으로도 최악의 상황입니다.

    올해 초 일본 초계기 위협 비행 갈등과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반발까지 겹치면서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욱일기 논란으로 제주 국제 관함식에 아예 참석하지 않더니 오는 10월에 열릴 자국 관함식에는 우리 해군을 아직 초청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이번 관함식에 욱일기를 앞세우고 해상 자위대 수장을 보내는 등 대놓고 중국과 친밀함을 과시하는 것도 현재 관계가 좋지 않은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동북아시아는 강대국들의 힘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곳입니다. 한국의 선택은 늘 쉽지 않습니다. 중국 관함식에 숨어 있는 각국의 외교전을 우리가 주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관련 영상 보기 [뉴스데스크] 부쩍 가까워지는 中·日…한국의 자리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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