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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서울 둔촌동 주공아파트단지, 스포츠 동네[이우호]

서울 둔촌동 주공아파트단지, 스포츠 동네[이우호]
입력 1987-11-15 | 수정 198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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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둔촌동 주공아파트단지, 스포츠 동네]

    ● 앵커: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은 이웃과 단절이 되서 생활하기가 쉽습니다마는 스포츠 활동을 통해서 이웃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있는 주민들이 있어서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이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찬 바람을 가르는 힘찬 발걸음이 새벽녘 아파트 단지의 정적을 깨뜨립니다.

    새벽 6시면 아직 단잠을 이룰 시간이지마는 이웃과 함께 건강을 찾아 나선 이들에게 이 시간은 하루의 가장 소중한 부분입니다.

    지금 아침 운동을 하고 있는 이들은 이곳 둔촌1동의 전체 스포츠 인구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동네에 사는 주민 3만여명 가운데 약 40% 가량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스포츠 활동을 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어서 둔촌동은 어느새 스포츠 동네라는 이름을 얻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매개체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아파트촌 안에 있는 한국 사회체육센터입니다.

    사회체육센터는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민들의 신체 단련과 만남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84년 5월 개관 이래 사회체육센터를 이용한 연 인원은 273만 6,000여명으로 하루 평균 3,500여명이 드나든 셈입니다.

    비영리 법인인 사회체육센터는 국민체육진흥재단의 지원을 받기 ?문에 한 달 회비가 1만 7,000원 내지 2만 5,000원으로 일반 스포츠센터에 비해서 훨씬 싼 편입니다.

    사회체육센터는 재정상 큰 어려움을 겪었던 작년에 주민들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를 맺게 됐습니다.

    ● 김민수(사회체육센터 관장): 저희가 건축비 문제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때 이 지역 주민들 약 5,000여명 이상이 이 센터를 우리가 지켜야 겠다는 생각으로 탄원을 내 주셨습니다.

    저희는 이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 센터의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고 운영할 생각입니다.

    ● 기자: 스포츠 활동은 둔촌동 주민들의 생활 양식과 의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유아체능교실에 참가한 이 어린이들은 짝짓기나 탑쌍기 등의 놀이를 통해서 이웃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배우고 있습니다.

    ● 황덕자씨(자모 클럽): 질서를 지킬 줄 알고, 남에게 양보할 줄 알고, 또 마음이 넓어지니까 아이들과의 사회 활동이 굉장히 풍요로워 지는 것 같아요.

    ● 기자: 여가를 즐길 곳이 마땅치 않은 청소년들에게 스포츠 활동은 비행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 이천재(강동고 2학년): 내성적인 성격이 운동을 함으로써 외향적으로 조금 바뀌는 것 같고, 체력도 남들보다 좋아지고 체육시간에 자신 있게 할 수 있고…

    ● 기자: 주부들에게는 남편의 귀가 시간이 앞당겨진 것이 무엇보다도 큰 즐거움 입니다.

    ● 이종두씨(서울시청 공무원): 아무래도 가족들하고 같이 지내는 시간도 많아지고 또 술도 적게 먹어지고 말입니다.

    모든 면에서 좋은 것 같아요.

    ● 기자: 둔촌동 아파트 단지와 같은 사회 체육 모델은 일찍이 싱가포르에서 개발됐습니다.

    싱가포르는 아파트 단지마다 의무적으로 스포츠 센터를 건립하도록 해서 사회 체육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 장주호(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차장): 둔촌동 같은 모델 센터가 그 지역 실정에 맞게, 돈을 그렇게 많이 들이지 않고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언제든지 체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시설이 전국에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기자: 이웃의 소중함과 남에게 양보할 줄 아는 아량, 그리고 페어플레이 정신을 알게 됐다는 둔촌동 주민들의 말에서 스포츠는 단순히 신체단련의 도구만은 아닌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활동을 통해서 지역 문화를 활짝 꽃피우고 있는 스포츠 동네 사람들은 다가올 지방자치시대의 선두 주자로 오늘도 힘차게 달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우호입니다.

    (이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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