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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만철씨일가]김만철씨 가족, 서울 나들이[신용진]

[김만철씨일가]김만철씨 가족, 서울 나들이[신용진]
입력 1987-02-27 | 수정 198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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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철씨일가][김만철씨 가족, 서울 나들이]

    ● 앵커: 김만철씨 일가는 지난 일요일에 어린이 대공원과 민속촌 등 여러 군데를 돌아보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 기자: 그 날은 봄을 예고하듯 훈풍이 불어오던 휴일이었습니다.

    동포의 굶주림으로 안장 다리가 된 막내 딸 광숙과 가슴이 아파 집에서 쉬었다는 처제가 정밀 진단 차 서울대 병원을 찾았습니다.

    X-선 촬영도하고 심전도 검사와 폐 기능 검사도 받고 선진의술과 첨단기기에 완치의 희망을 걸고 병원을 나서는 순간 그날의 햇살은 화사했습니다.

    김만철 씨 일가가 어린이 대공원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여느 가족처럼 막내아들 손을 잡고 들어서는 김 씨 절구를 찧어보곤 고향에서 절구 찧던 어머니가 생각 떠올랐다며 요새도 절구가 남아 있느냐 무엇을 빻느냐? 궁금한 게 많아 보였습니다.

    그러는 새 막내아들은 또래의 남녘 친구들이 그린 그림전시실을 돌아보았고, 큰아들 광규는 옛 선인들의 생활상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코끼리도 처음보고 백곰도 처음보고 몰려든 어린이들에 둘러싸여 그저 즐거운 광호는 좀처럼 호랑이 우리를 떠나려 들지 않으려했습니다.

    늘 상 굳어보이던 둘째 아들 명일이도 이제는 놀랄 만큼 환한 웃음을 지여보였습니다.

    장난감도 없이 고작 어버이수령놀이밖에 못해봤다던 광호 일가족은 놀이동산을 방문 신나게 돌아가는 회전 오토바이도 타고, 청룡열차도 타보면서 자유를 만끽했습니다.

    점심 식사 차 음식점에 들러본 김 씨 가족 북에서도 냉면은 먹지만 양념이 부족하여 맛이 없다던 김 씨 가족 한 점 남기지 않고 그릇을 비웠습니다.

    민속촌을 방문 신랑신분의 구식결혼모습을 넋 잃고 바라보던 김만철 씨를 노부부가 먼저 알아보고 달려왔습니다.

    ● 노부부: 오는데 애썼어요. 오니깐 어때요 기분이?

    ● 김만철씨: 너무 너무 좋습니다.

    ● 기자: 막걸리를 마시던 처남의 표정이 여유 있었고 복조리와 창호지를 구경하던 김 씨는 부뚜막의 가마솥을 만져보곤 잠시 옛날을 회상해보았습니다.

    한강 유람선을 타고 있는 김 씨 가족 앞선 떠나던 유람선 승객들이 다투어 환호의 손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둘째 처남은 기타를 둘러맸고 승객들은 그렇게 딱딱해 보이던 큰 처남이 웃는걸 보니 자유가 좋기는 좋은 모양이라고 자기 일처럼 기뻐했습니다.

    자동차공장을 방문했던 가족가운데 기관사 출신의 큰 처남은 트럭의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봤고 로봇이 용접하는 모습이 신기했던가봅니다.

    김씨는 2분에 차가 한 대 만들어진다는 설명이 도무지 믿기지 어려운 모양입니다.

    몇 년이 한 번씩 옷을 배급 받던 가족들은 합성공장에 들러 실에서 천으로 무진장하는 쏟아지는 옷감에 넋이 빠졌습니다.

    농촌의 한 가정에 방문했습니다.

    동토의 학점 빈곤의 평등화에 신음하던 김 씨 가족들에게 인간다운 삶의 원천은 자유 자유임을 더욱 실감케 했던 지난 휴일은 김 씨가 내린 남쪽 결단이 옭았음을 거듭 거듭 확인해 줬습니다.

    MBC뉴스 신용진입니다.

    (신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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