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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한양대 안산 캠퍼스 면학 분위기 조성[유기철]

한양대 안산 캠퍼스 면학 분위기 조성[유기철]
입력 1987-05-10 | 수정 198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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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대 안산 캠퍼스 면학 분위기 조성]

    ● 앵커: 지난 6일에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와 조선대에서 있었던 학교 시설방화와 교수폭행 사건은 우리에게 놀라움과 함께 걱정을 안겨 주었지만 올해 들어서 절대 다수의 대학생들은 극소수의 운동권 학생과는 관계없이 면학에 몰두하는 진지한 자세를 흩뜨리지 않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기자: 녹음이 짙어가는 5월의 대학가에 젊은 지성들의 흥겨운 춤사위가 한창인 요즘 과격시위가 자리를 바꾼 대화와 토론 화합의 한마당이 어우러져 캠퍼스마다 성숙한 대학문화가 뿌리를 내렸습니다.

    시위의 온상처럼 되온 총학생회장의 선거과정은 차분한 모양새를 되찾았고 총학생회 기구 자체가 건전한 학생활동을 주도하는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단선적인 주장을 내세워 친구들의 소매자락을 잡아당기는 일은 금기처럼 되버렸고 조촐한 과외모임의 발길을 돌리는 식구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캠퍼스의 온건바람은 바로 이 게시판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격렬한 구호를 담은 포스터가 나붙었을 텐데 그 자리에는 야학교사 모집이라는 포스터가 붙었습니다.

    그 내용을 설명해보면 힘들지만 성실하게 어렵지만 올바르게 살아가려는 작은 모임이 있습니다. 우리의 손을 내밀어 그들의 굳센 손을 잡읍시다.

    젊은이다운 재치는 물론 사회한구석의 음지도 잊지 않고 챙기는 지혜가 돋보입니다.

    어쩌다 시위선동이 있는 날도 주동학생들은 대다수 학생들의 차가운 눈길을 의식해야 하고 이른바 손님끌기에 번번이 실패하는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올들어 각 대학의 시설유지보수비가 지난해에 비해서 반이상 줄어들어 학생집회의 온건화 경향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새학기가 시작된 이래 학생들의 출석률은 95%를 훨씬 넘었고 새벽부터 학교도서관을 찾아도 자리잡기가 어려울 만큼 면학 분위기는 보편화됐습니다.

    ● 정길생(건대교무처장): 도서관 이용률이 높아서 도서관에서 좌석을 확보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다든가 이런 면학에 대한 위기 또 학생들 스스로가 총학생이라든가 총여학생들을 중심으로 해서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아주 조직적이고 활발하고 건전하게 잘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이러한 면학분위기하고 또 학생들의 자치활동 이런 것들이 잘 조화가 되가지고 열심히 하고 여기에 대해서 또 우리 대학 당국이나 교수님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이렇게 하다보니까 자연히 우리 5월의 캠퍼스 특히 건국대학의 캠퍼스는 활기에 넘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오늘의 대학가는 시위를 주동하는 극소수의 운동권 측과 학업에 전념하는 대부분의 면학 학생들이 공존하면서 학생층의 미온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 전상진(중앙교육 연수원 실장): 매년 동일한 논리 속에서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이와 같은 논리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굉장히 경악스럽기도 하고 놀라움 속에서 일반 그 학생들 새로운 지식을 갈구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특성위주로 이러한 논리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진 학생들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저는 이렇게 보는데 이것이 매년 반복됨에 따라 일반 다수의 학생들은 여기에 식상하고 있지 않느냐

    ● 기자: 이와 같이 대부분의 학생들은 합리적인 사고와 비판의 안목을 갖게 된 데다 학부모들도 대학생 자녀를 관심권 안에 두면서 운동권의 설 땅은 자취를 감춘 셈이 됐습니다.

    그리고 대학 측이 과거의 막연한 이념교육을 지양하고 4대 설명 등에 방법으로 선량한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준 것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대학생의 시위참여는 의무처럼 여겨졌고 여기에 관심이 없는 다수는 외면당하고 멸시까지 받는 소수지배의 왜곡논리가 팽배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격렬한 구호대신 온건한 학내 민주화의 외침이 보다 설득력 있게 통하는 대학문화가 공개도에 올랐습니다.

    따라서 상아탑 본연의 위치를 다시 확인해주는 최근의 정상기류와 올해를 넘겨 지속된다면 고질적인 학원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산파역을 해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MBC뉴스 유기철입니다.

    (유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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