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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 폭파사건]KAL기 폭파지령 및 김현희.김승일 행적[신용진]

[KAL 폭파사건]KAL기 폭파지령 및 김현희.김승일 행적[신용진]
입력 1988-01-15 | 수정 198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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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밀한 공작]

    ● 앵커: 북괴 김정일의 지령에 따라서 저질러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은 두달 동안의 치밀한 공작계획 끝에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기자: 작년 10월 7일 평양 동북리 초대소, 폭파 지령을 받은 김현희와 김승일은 폭약 컴포지션 4와 액체 폭약 PLX를 소형 라디오와 술병에 감쪽 같이 숨기는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때 구체적인 공작 지침이 내려졌습니다.

    원인 불명의 폭파로 가장해 증거를 남기지 말 것.

    노동당 조사부 최과장 인솔로 평양을 출발, 폭발물을 베오그라드에서 최 과장으로부터 수령할 것.

    거사 뒤 비엔나로 탈출, 최 과장과 합류해 평양으로 돌아오라.

    그러나 주 공작원 김승일 마저 믿지 못한 북괴는 김현희에게 별도의 지령을 내렸습니다.

    김승일이 폭탄 장치에 실패하면 대신 장치하고 부녀로 위장하되 공작금은 혼자 관리할 것.

    최악의 경우 독약이 든 담배를 깨물어 자살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한달 뒤 11월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사부장은 이들 남녀에게 28일 23시 30분 바그다드 발 서울행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하라는 최종지령을 내렸습니다.

    이틀 후 11월 12일 초대소 응접실.

    김현희는 김정일의 사진 앞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맹세문을 낭독하고 있었습니다.

    생명의 마지막 까지 지도자 동지의 높은 권위와 위신을 백방으로 지켜 싸우겠다는 선서를 마치고 이날 김현희는 김옥화 명의의 북괴 여권을 받고 김승일과 지도원 2명과 함께 평양 순안 비행장을 출발했습니다.

    모스크바를 경유해 다음날 부다페스트에 도착한 이들은 현지 북괴 대사관에서 은밀히 마련한 비밀 아지트에서 6일간 대기했습니다.

    11월 18일 차편을 이용해 오스트리아로 가던 김현희는 차 안에서 북괴 여권을 반납하고 하찌야 마유미의 이름으로 된 위조여권을 공작원으로부터 건네 받았습니다.

    다음날 김승일은 공작 목표인 대한항공 858기에 탑승하기 위해 빈, 베오그라드, 바그다드, 아부다비, 바레인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항공권을 구입했습니다.

    11월 20일 김승일은 임무를 끝내고 평양으로 돌아가기 위한 아부다비, 암만, 로마행 항공권을 구입했고 김현희는 21일 빈의 중심가에서 공작금으로 원피스와 겨울용 양말, 귀걸이 ,목걸이를 샀습니다.

    23일 유고의 베오그라드에 도착한 이들은 27일 최 과장으로부터 일제 파나소닉 라디오를 위장한 시한폭탄과 술병으로 위장한 액체 폭발물을 넘겨 받았습니다.

    이들은 폭탄을 비닐 쇼핑백에 넣고서 28일 이라크 항공편으로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대한항공 858기 탑승 20분전 대합실에서 대기하던 김승일은 9시간 뒤에 폭발되도록 폭탄에 시한장치를 조작했습니다.

    김현희는 폭탄이 든 비닐백을 들고 김승일과 기내에 탑승해 7B와 7C 좌석에 나란히 앉았습니다.

    옆좌석에는 유럽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김승일 탑승하자마자 폭탄과 담배가 들어있는 비닐백을 선반에 올려놨고 30분 간 졸다가 비행기가 아부다비에 도착하자 문제의 비닐백을 선반에 그대로 둔 채 여행용 가방만을 들고 내렸습니다.

    한국시간으로 29일 오후 2시 5분, 방콕을 향해 떠났던 대한항공기는 범인들이 시한 장치한 9시간 뒤에 맞춰 공중폭파 됐습니다.

    지령에서 공중폭파까지 53일.

    공작을 끝낸 김현희와 김승일은 바레인 당국에 검거돼 조사받던 중 음독자살을 기도, 김승일은 숨졌고 김현희는 마유미라는 가짜 이름을 벗고 오늘 우리 앞에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신용진입니다.

    (신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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