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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프랑스내 문맹자 6백만명 추산[김종오]

프랑스내 문맹자 6백만명 추산[김종오]
입력 1989-07-02 | 수정 198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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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내 문맹자 6백만명 추산]

    ● 앵커: 전 세계 50억 인구 가운데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문맹자의 숫자는 8억 6천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유엔은 내년을 문명 퇴치의 해로 정했습니다마는 지금 프랑스에도 5천 5백만 인구 가운데 6백 만 명의 문맹자가 있어서 선진국의 새로운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파리 김중오 특파원이 프랑스의 국민의 실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특파원: 파리입니다.

    각가지 읽을거리 들을 거리로 가득한 파리의 대표적인 서점 수낙입니다.

    통계로는 프랑스에서 한 해 발간되는 책은 모두 3억 9천만 권으로 5천 5백만 프랑스 인구 한 사람 앞에 평균 7 권꼴로 책이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마는 그러나 놀랍게도 프랑스 사람 성인 5명중 한명은 프랑스어를 쓰고 읽을 줄 모르는 문맹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글과 말의 아름다음에 있어 누구도 쫓아오지 못한다는 프랑스 사람들의 자존심을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민영방송인 프랑스 제 1텔레비전 등 2개의 텔레비전 채널이 올해 들어 2번씩이나 특집방송을 낼 정도로 심각한 프랑스 사람들의 글쓰기 그리고 글 읽기의 모자람은 첫째 5천 5백만 인구 가운데 6백 만 명이 거의 문맹 상태이고, 둘째 그 가운데에서도 18살에서 24살 사이의 청소년 250만 명이 글을 쓰고 읽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리고 매년 10만 명의 학생들이 학교 다니기를 포기할 정도여서 프랑스 사람들을 당황시키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녔다는 두 청년의 쓰기와 읽는 모습입니다.

    문맹이라는 말을 쓰는 이 청년의 글 가운데 희미하게 그려진 이 금자는 이 청년이 빼뜨린 철자입니다.

    프랑스 텔레비전이 추적한 사례들은 이렇습니다.

    물건 배달을 하는 청년이 자기가 찾아가야할 장소와 날짜는 적는 모습입니다.

    오자투성인 이 청년에게 어떻게 배달을 하는가 하고 묻자 글을 안 쓰고 녹음을 한다고 대답합니다.

    쎈느 강변에서 배를 부리는 한 중년 여인의 경우 수표책에 물건을 산 물품 내역을 그림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 여인의 경우 배에서 내려 집으로 간다라는 편지는 역시 시계와 다른 그림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가장 딱한 경우 돈 셈을 못하는 가정주부들의 경우입니다.

    남편에게서 돈값을 구별하는 훈련을 받고 있는 이 주부의 경우 장보러 가서도 계산대의 종업원에게 거의 지갑을 맡기다 시피 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지하철이 가장 잘 되어 있다고 하는 파리 역시 글을 못 읽는 이들에게는 장소를 가리키는 글자 자체가 그림처럼 보이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가야할 곳 까지 역 이름을 미리 남이 적어주면 도착하는 역마다 하나씩 지워나갑니다.

    아니면 자기가 늘 상 내리는 역의 선전 포스터를 기억해 두었다가 그 지점쯤에서 내리곤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체국에서도 자기가 전보를 보내야 할 곳 보낼 내용을 쓸 줄 몰라서 우체국 직원에게 부탁하는 경우도 흔한데 이 특집방송에 나온 프랑스 문교부장관 죠스팽씨는 성인 5명 가운데 1 명꼴인 문맹상태는 학교의 책임이라기보다 개인과 가정의 책임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리오렐 죠스팽(프랑스 문교부 장관): 학교를 졸업한지 오래될수록 문맹수가 늘어나는 사실은 자신의 사회생활에서 점차 쓰고 읽기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 특파원: 대문명국임을 자부하는 프랑스에 있어서 600만 문맹이라는 새로운 고민은 점차 읽기 쓰기를 멀리하는 우리 현실에도 좋은 거울이 될 것 같습니다.

    파리에서 MBC뉴스 김종오입니다.

    (김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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