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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축구 경기장 분위기[임대근]

남북통일축구 경기장 분위기[임대근]
입력 1990-10-23 | 수정 199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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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통일축구 경기장 분위기]

    ● 앵커: 오늘 남북 통일축구가 벌어진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는 약 7만여 명의 관중들이 몰려서 시종 차분하고도 질서 있는 태도로 남북한 모두를 응원하면서 한 핏줄이라고 하는 감격을 서로 나눴습니다.

    경기장 분위기를 임대근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역사적인 통일 축구를 보기 위해서 잠실 주경기장에 관중들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북쪽에 고향을 둔 노부부와 젊은 가족의 나들이 모습도 보입니다.

    모두가 다소 설레며 들뜬 표정입니다.

    ● 인터뷰1: 평남

    ● 기자: 언제 여기 내려오셨습니까?

    ● 인터뷰1: 1.4 후퇴 때요.

    경기야 뭐 승부에 관계있어요?

    그저 서로 친목이니까 아무거나 돈독히 잘 지내면 되지요.

    ● 기자: 오후 2시 식전행사가 막 시작하려고 하지만 관중석은 꽉 차지 않았습니다.

    올림픽이라는 세계 축제까지 치러냈던 잠실 주경기장은 이제 꿈에도 그리던 한민족의 축제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식전행사에 이어서 남북한 남녀 선수들이 서로 손을 잡고 입장하자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옵니다.

    정동성 체육부장관의 환영사와 김유순 북측단장의 답사가 끝나고 남북선수들은 함께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경기가 시작되자 응원전도 시작됩니다.

    사물놀이패와 치어걸이 관중들의 응원을 유도했지만 호응이 크지 않아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시종 차분한 분위기가 계속돼 1차 형양경기와는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관중들은 남북한을 가리지 않고 멋진 공격이 나올 때 마다 함성을 지르며 양 측을 골고루 응원해서 화합과 우에의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 인터뷰: 글쎄 이리 어울려가지고 축구한다고 하는 이게 좋은 거 아니에요?

    ● 기자: 이게 무슨 축구대화인지 알아?

    ● 어린이: 남북통일축구대회요.

    ● 기자: 이게 뭐하는 거야?

    ● 어린이: 통일하려고 축구 하는 거…….

    ● 기자: 한편 오늘 경기장에는 얼마 전 석방된 문익환 목사가 나와서 통일축구를 지켜봤습니다.

    취재 중이던 북한 기자들이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문 목사를 찾아와서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 부르며 감격해 하기도 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남북한 선수들이 서로 옷을 바꿔 입고 운동장을 돌자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드디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과 함께 열렬한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합니다.

    관중들은 선수들이 모두 퇴장한 뒤에도 아쉬운 듯 남북의 축제의 한마당이 됐던 빈 경기장을 바라보며 자리를 떠날 줄 몰랐습니다.

    MBC 뉴스 임대근입니다.

    (임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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