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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카메라 출동]과적차량[박용철 임정환]

[카메라 출동]과적차량[박용철 임정환]
입력 1993-07-11 | 수정 199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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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출동][과적차량]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과적 차량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부서진 도로를 고치는 데 1년에 1100억 원을 쓰고 과적 차량에 대한 벌금을 지난달부터 100만 원으로 5배나 올렸지만 과적은 계속해서 활개 치고 있습니다.

    실태와 원인을 박용철, 임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인천항입니다.

    항구 주위로 곡물 창고인 대형 싸이로가 보입니다.

    싸이로 업체는 대한통운, 대한싸이로, 선광, TPT, 그리고 한진 등 5개입니다.

    모두 대기업체입니다.

    이곳으로 수입 곡물이 들어와 전국으로 운송됩니다.

    그 양은 하루 평균 10만 톤이 넘어 수송에 대형 화물차 3천 대 이상이 동원됩니다.

    문제는 화물차 거의 모두가 불법 과적을 일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트럭 한 대가 곡물 창고에서 곡물을 싣고 있습니다.

    적재함이 높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줄자를 재보니 높이가 170cm입니다.

    허가 규격은 이렇습니다.

    원래 화물칸 높이 45cm에다 35cm만을 올려 높이는 80cm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곡물도 넘치지 않도록 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화물차는 높이가 170cm로 무려 90cm나 불법으로 더 올렸습니다.

    게다가 곡물도 넘치도록 쌓았습니다.

    도대체 얼마를 실었나 알아보니 25톤이나 실었습니다.

    11톤만 실어야 하는 트럭에 곡물을 2배 넘게 실은 것입니다.

    이 같은 불법은 견인 화물 트럭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물칸들을 모두 불법을 올렸습니다.

    곡물 역시 넘치도록 실었습니다.

    무게는 총 중량 63톤, 곡물중량 45톤입니다.

    22톤만 실어야 하는데 역시 2배가 넘게 곡물을 실었습니다.

    다음 불법 컨테이너 차량입니다.

    곡물 수송용 컨테이너는 이처럼 앞뒤가 비어 있고 중량 초과와 과적을 막기 위해 윗부분을 비워놓고 곡물을 실어야 합니다.

    그런데 불법 컨테이너는 앞뒤가 다 터져 있으며 곡물도 가득 채웠습니다.

    그것도 부족해서 컨테이너 지붕 위로 곡물이 넘쳐 나왔습니다.

    총 중량은 55톤이 넘습니다.

    역시 15톤 이상씩 과적을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여러 유형의 불법 과적은 어디에서도 쉽게 발견됩니다.

    다음은 강판코일 불법과적입니다.

    인천항에 있는 포항제철 코일 야적장입니다.

    이곳에 쌓여 있는 코일은 주로 한진과 유성화물에 의해 운송됩니다.

    11톤 트럭은 코일 한 개를, 트레일러는 보통 2개를 운송합니다.

    무게를 확인해 보니 코일 하나가 24톤짜리입니다.

    11톤 트럭에 24톤이나 실은 것입니다.

    또 트레일러는 무려 48톤이나 실어 20톤 넘게 중량을 초과했습니다.

    모두가 불법과적입니다.

    과적 차량을 쫓아가 봤습니다.

    석 대가 동부제강 안으로 들어갑니다.

    뒤쫓아 들어가 무게를 확인하니 모두 24톤짜리입니다.

    또 다시 불법 과적 차량이 동부제강 안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한진도 불법 과적을 일삼기는 똑같습니다.

    차량들이 코일 두 개씩을 싣고 쉴 새 없이 나가고 있습니다.

    코일 야적장에 들어가 봤습니다.

    이때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트럭이 코일 한 개를 실어도 과적인데 두 개나 싣고 나갑니다.

    트레일러도 뒤질 새라 3개씩이나 싣고 나갑니다.

    총 중량이 80톤이나 됩니다.

    이곳은 인천시 십정동 사거리입니다.

    11톤 트럭이 코일 2개를 싣고 좌회전 하다 전복됐습니다.

    코일 무게 때문에 차가 뒤집힌 것입니다.

    도로는 코일 무게 때문에 푹 파여 다시 포장해야 합니다.

    이런 사고가 나도 불법 과적은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이제 과적은 불법이 아니라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과적 차량의 가장 큰 문제는 도로 파손입니다.

    이곳은 과적 차량이 주로 다니는 경기도 오산 1번 국도입니다.

    파손된 도로를 온통 땜질해 도로가 누더기처럼 변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도 어느 곳에서도 쉽게 눈에 띕니다.

    이곳 역시 과적 차량이 주로 다니는 인천 월미도 지역 도로입니다.

    도로가 울퉁불퉁합니다.

    덧씌우기도 여러 번 했습니다.

    그 두께가 두 뼘 가까이 됩니다.

    빈 화물차가 다니는 반대 차선 도로는 평평하고 깨끗합니다.

    도로 두께도 반 뼘이 채 안 됩니다.

    과적이 한 쪽 도로를 이렇게 만든 것입니다.

    도로 파손도는 차량의 축 중량으로 측정됩니다.

    축 중량은 동일한 축에 있는 양쪽 바퀴가 지면에 주는 중량을 말합니다.

    축 중량이 10톤을 넘어서면 불법 과적입니다.

    축 중량 10톤 차량의 도로 파손도가 1일 경우 1톤 차는 10만 분의 6이고 20톤 차는 18.4가 됩니다.

    축 중량이 조금만 늘어나도 도로 파손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입니다.

    곡물을 실은 컨테이너 차량의 축 중량을 직접 재 봤습니다.

    한 쪽 바퀴의 중량이 8톤입니다.

    따라서 축 중량은 16톤으로 이 차량은 과적입니다.

    이 과적 차량 한 대가 도로를 파손하는 정도는 일반 승용차 40만 대가 도로를 파손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모든 화물 차량은 40톤을 넘어서면 안 됩니다.

    40톤을 초과할 경우 도로 파손도 문제지만 교량에는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 옵니다.

    현재 전국 교량 가운데 536군데가 과적 때문에 위험하다고 건설부는 밝혔습니다.

    또한 도로와 교량 파손에 따른 국도 보수 유지비만도 연 1100억 원이 넘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는 과적 차에 대한 벌금도 2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그런데도 과적 차량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습니다.

    벌금을 올렸는데도 왜 과적 차량이 끊이지 않는가.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나마나한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경기도 오산 과적 차량 단속 검문소입니다.

    화물 적재 차량은 모두 검문소로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화물 차량들이 그대로 지나갑니다.

    아예 단속 요원도 길가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에 있는 과적 차량 계량대입니다.

    전기선이 끊기고 기계는 오래 전부터 없어진 상태입니다.

    밤에도 단속원은 의자에 걸터앉아 과적 차량이 떼 지어 지나가도 본 체 만 체입니다.

    중앙부처인 건설부가 이 모양인데 지방 관청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인천시 단속 담당 과장은 관계 법규가 바뀐 것조차 모릅니다.

    ● 기자: 과적 단속 법규 개정된 것을 아나?

    ● 인천시청 교통지도 과장: 잘 모르겠다.

    ● 기자: 모른다고요?

    ● 인천시청 교통지도 과장: 네.

    ● 기자: 또 도로과 계장은 한 술 더 떠 과적 차량 운수업자를 두둔하고 나섭니다.

    ● 인천시청 도로과 담당 계장: 업자의 잘못만은 아니다.

    교통이 막히는 상황이 잘못이다.

    과적하는 업자의 잘못만은 아니다.

    ● 기자: 경찰은 과적 차 단속을 아예 하지 않습니다.

    중량을 뻔히 알 수 있는 코일 과적 차가 지나가는 데도 경찰은 뒤돌아 서 있습니다.

    이번엔 세 대가 지나갑니다.

    교통경찰은 그저 쳐다만 보고 있을 뿐입니다.

    공무원의 무사안일도 문제지만 대기업체들이 불법 과적을 방조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곡물차량 과적의 경우 싸이로를 운영하는 업체에서 버젓이 과적을 눈감아 주고 있습니다.

    곡물을 실은 차량이 계량대 위로 들어섭니다.

    무게가 무려 64톤이나 나갑니다.

    최대 중량 40톤을 24톤이나 초과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그대로 나갑니다.

    싸이로 한 곳에 화물 차량이 매일 500대에서 700대 정도 드나듭니다.

    계량 증명서를 보니 거의 모든 차량이 과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부조리 속에서 운송업자들은 싼 운송비를 보존하기 위해 불법 과적을 일삼고 있는 것입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박용철,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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