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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농촌[윤정식]

위기의 농촌[윤정식]
입력 1993-12-12 | 수정 199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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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농촌]

    ● 앵커: 요즘 농촌은 매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기에 불안해하면서도 정부에 대책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농촌을 윤정식 기자가 찾아갔습니다.

    ● 기자: 경기도 파주군 영농후계자 이명철씨집의 이른 새벽입니다.

    밤새 어미 소가 송아지를 낳아 오늘 새벽은 다른 날 보다 더 바쁘지만 이번 주 들어서 송아지 값이 10만원이나 떨어져 마음이 가볍지마는 않습니다.

    언제 태어났어요?

    ● 이명철: 새벽 4시경이요.

    ● 기자: 젊은이들이 한창 농촌을 떠나던 때 신념을 갖고 영농후계자가 됐던 이 씨였습니다.

    ● 이명철: 저 같은 경우에는 한 3년 전 까지 만해도 부모님과 같이 농사짓고 있는데, 그때만 해도 그것만 해도 생계유지에서 크나큰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신념이랄까 그랬는데, 수입개방이니 쌀 도 그렇고, 수입 면에서 그냥 애착심도 그전만큼 없고, 부모님은 그래가지고 농사를 안 지으시고 제가 혼자…

    ● 기자: 70평생을 농사 한 길만 걸어온 이영범 노인, 굳은 날씨에도 몸에 밴 일손은 놓지를 못합니다.

    ● 이영범: 이게 내년 농사를 대비해서 하는 것이고요.

    또 여기에 겨울철에 충비를 많이 내려와요.

    그래서 내년 농사대비해서 하는 겁니다.

    ● 기자: 내리는 비를 피해 노인 회관을 찾기도 합니다.

    얼굴에 깊은 주름, 굵은 손마디 농사가 이들에게 남겨준 흔적입니다.

    ● 이용범씨: 우리가 농지 이런 것들을 포기해 버릴 수도 없는 것이고, 농사를 짓자니 참 애로점이 참…

    이런 것을 누가 보살펴 주지 않거든.

    ● 기자: 파를 캐는 이웃집 아주머니, 값이 폭락해 배추를 뽑지도 않은 채 밭에 버려뒀지만 홍사에 대한 애착은 여전합니다.

    ● 농민: 그렇다고 뛰쳐나갈 수도 없고, 배운 기술이 이것 밖에 없는데, 살게 막연한 거지 이제는…

    ● 기자: 겨울 빈 들녘에서 내년 봄 농사를 준비하는 농민들의 손길은 여느 때와 다름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예년과 달리 더욱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농촌을 이끌어 가겠다고 농촌에 남은 젊은 영농후계자, 평생을 농사에 바쳐온 60~70대 노인들, 이들의 과거가 농사였듯이 미래도 농사일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윤정식입니다.

    (윤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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