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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쓰레기 매립장 붕괴로 빚어진 환경오염 실태[윤정식]

[카메라 출동]쓰레기 매립장 붕괴로 빚어진 환경오염 실태[윤정식]
입력 1994-07-03 | 수정 199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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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출동]쓰레기 매립장 붕괴로 빚어진 환경오염 실태]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지난 달 20일 경북 영일군에서 엄청난 환경 오염 사고가 있었습니다.

    중금속으로 오염된 160만 톤의 산업 쓰레기가 쌓인 매립장이 붕괴돼 인근 지역과 하천을 수십 년 동안 더럽히는 피해를 냈습니다.

    거기다가 다른 붕괴 사고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수 백 억 원을 받고 엉터리 매립장을 만든 이를 감독한 감독 관청은 또 뭐라고 책임을 미룰까요?

    땅과 물은 계속 썩어가고 있습니다.

    윤정식 기자입니다.

    이번 사고로 인근 포항 시내 거리와 공장 지대를 덮친 산업 폐기물은 공식 발표로만 12만 톤, 그러나 전문가들은 30만 톤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각 공장들이 이 폐기물을 처리 할 때의 비용만 해도 150만 억 원에 달합니다.

    이 폐기물은 대전 이남 지방의 각종 공장에서 나온 것을 한 데 모아둔 것으로, 납 등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습니다.

    물이 넘쳐 흘러 나온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고, 또 오래 가게 됩니다.

    왜 이렇게 어이 없는 일이 발생하는가?

    먼저 폐기물 처리 업체인 유봉 산업의 안전 관리 대책, 대부분의 폐기물은 슬러치 등 액체로 되어 있고 찌꺼기 까지 섞여있어 비중이 물보다 훨씬 무거운 상태입니다.

    즉, 3만 평의 넓이에 160만 톤이나 되는 폐기물이 인공 호수처럼 고여 있습니다.

    유봉 산업에서는 이처럼 무거운 폐기물을 가둬 놓는 제방을 흙과 폐기물로만 쌓아 놓고 콘크리트 등 영구 구조물은 전혀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제방의 다른 부분도 곳곳에서 물이 스며 나오고 균열되어 있습니다.

    위험한 곳은 비닐을 덮어놔 눈가림을 해 놨습니다.

    이렇게 불안한 상태의 매립장을 관계 기관에서는 어떻게 감독하는가?

    먼저 영일 군청.

    ● 환경보호 과장: 우리한테는 서류가 하나도 들어오는게 없고 우리가 거기 감독한다거나 그런 것도 없고...

    ● 기자: 다음은 경북 도청.

    ● 보사환경국장: 우리 환경업무가 처음 들어와서 조금 어려운게 있다.

    법이 바뀌어서 왔다, 갔다...

    ● 기자: 대구지방 환경 관리청.

    ● 관리과장: 그곳 매립지가 91년 11월 13일부터 사용된 매립지기 때문에 제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어요.

    ● 기자: 특히 지난해 9월 이 폐기물 매립장에 다른 쪽 제방이 무너졌는데도 대구 지방 환경청은 철저한 사후 조치 없이 매립을 다시 할 수 있도록 방치했습니다.

    결국 올해의 대형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사고 후 조치는 제대로 진행되는가?

    붕괴 지점의 반대편 제방, 이 둑 바로 뒤편이 산업 폐기물이 쌓여 있는 곳입니다.

    그 산업 폐기물에서 나오는 침출수가 이렇게 둑 표면을 뚫고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절대로 나오면 안되는 이 침출수가 폭이 10미터나 되는 이 둑을 뚫고 나오고 있어 또다시 붕괴될 위험이 높습니다.

    겉의 흙을 파내면 완전히 썩어 가고 있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 장원(대진대 교수): 외국 같은 경우에는 제방 자체가 2중 벽으로 됐다.

    그런 시스템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다.

    ● 기자: 다음은 붕괴 현장, 폐기물이 전혀 관리되지 않고 지하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국립 지질 조사소의 지질도에 따르면 폐기물 매립장 주인은 물을 잘 통과 시키지 않는 이암으로 되어 있지만, 조금 벗어난 지역은 모두 퇴적층으로 되어 있어 물이 잘 스며듭니다.

    따라서 땅 속으로 스며든 침출수가 인근 지하수와 형산강, 영일만 앞바다까지 오염시킬 우려가 높습니다.

    ● 정종관(배달 환경 연구소장): 지하수 오염이라는 것은 적어도 10년, 20년 걸리기 때문에 매립지 주변지역에 지하수 감시정을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 기자: 그러나 감독 관청에서는 현지에 매립된 폐기물 성분 분석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업자는 정상적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 유봉산업(이사): 이 폐기물 처리장이 신문에서는 특정 폐기물 매립장이라고 자꾸 떠드는데 실제 일반 폐기물 처리장이고...

    ● 기자: 취재진이 직접 폐기물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납과 구리, 수은 등의 중금속들이 기준치보다 높게 함유된 폐기물이 일반 폐기물 매립장에 버려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정 폐기물은 별도 관리해야 합니다.

    현재의 환경법은 업자가 사업 승인만 얻으면 시설 운영과 안전에 관한 특별 감독을 갖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도록 방치해 놓고 있습니다.

    이번에 사고를 낸 유봉산업은 지난 87년 영세 기업에서 출발해 7년 만에 포항시내 종합 대학을 건립하는 굴지의 업체로 발전했습니다.

    ● 정종관(배달 환경 연구소장): 환경업자이기 때문에 더욱더 환경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환경을 볼모로 해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 기자: 카메라 출동입니다.

    (윤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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