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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무더위로 축산 농가 한숨[이장석]

무더위로 축산 농가 한숨[이장석]
입력 1994-07-28 | 수정 199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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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로 축산 농가 한숨]

    ● 앵커: 남부 지방에 내린 단비로 지역에 따라 해갈된 곳도 있습니다마는 가뭄이 중, 서부 지역으로 번지면서 지금까지 작물 재배 전체 면적의 14%로 그 피해가 늘었습니다.

    이번 폭염으로 농민, 농작물이 힘겹듯이 가축들도 생명을 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중부 지방 양축 농가를 이장석 기자가 찾아갔습니다.

    ● 기자: 충남 천안군 병천면, 15년째 닭을 길러온 안병철씨는 매일 20~30마리씩 죽어나가는 닭을 치우기에도 이제 지쳤습니다.

    남들보다 돈을 더 들여 대형 선풍기와 4개의 모터를 설치해 신선한 공기를 넣어주고 지붕에는 계속 물을 뿌려주지만, 이번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 안병철씨(충남 천안군): 이 닭이 상당히 더워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이게 1~2도 정도만 올라가면 질식이 되요.

    벼슬이 저렇게 넘어간 상태는 현재 알을 못 낳는 닭이에요.

    더위 때문에...

    ● 기자: 안 씨는 이번 더위로 800마리의 닭이 죽었고, 하루 2만 개 나오던 달걀이 1만 4천개로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때마침 긴급 출동한 가축 방역반을 따라가 본 또다른 양축 농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단열제로 천막이 쳐진 이 축사 안의 온도는 바깥보다 훨씬 더 높습니다.

    지금 이곳 기온이 섭씨로 46도, 그러니까 바깥 기온보다 10도 정도가 더 높습니다.

    임시 변통으로 고무 호스에 바늘 구멍을 뚫어 샤워를 시켜주지만, 더위에 지친 돼지들은 식욕마저 잃고 드러누워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만삭이 된 어미돼지가 또 쓰러졌습니다.

    벌써 5마리째입니다.

    자식처럼 길러온 어미 돼지를 파묻는 김남영씨는 쨍쨍한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 김남영씨(천안군 수신면): 지금 같아서는 당장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러나 어떻게 합니까? 이게 주업이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기자: MBC뉴스 이장석입니다.

    (이장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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