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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통행료 후불제 시행 이후 통행권 바꿔치기 성행[민병우]

고속도로 통행료 후불제 시행 이후 통행권 바꿔치기 성행[민병우]
입력 1994-09-07 | 수정 199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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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도로 통행료 후불제 시행 이후 통행권 바꿔치기 성행]

    ● 앵커: 고속도로 통행료 후불제가 시행된 이후 상,하행선 통행권 바꿔치기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 통행권 바꿔치기 수법으로 주로 대형차량들이 길을 더 많이 이용하면서도 길값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습니다.

    민병우 기자가 현장에서 고발합니다.

    ● 기자: 오늘 새벽 3시, 고속도로의 한 휴게소는 대형 트럭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트럭 운전자들은 휴식을 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바쁜 모습입니다.

    이들은 상행선과 하행선을 잇는 지하통로를 오가며 차 주변에서 무슨 얘기인가를 주고받습니다.

    이들이 바쁜 이유는 바로 고속도로 통행권을 바꾸려 하기 때문입니다.

    이들 중 한 운전자의 뒤를 따라가보았습니다.

    길을 걷는 운전자는 새로 들어온 차에 매달려 주변을 둘러보며 몇 마디 말을 나눈 뒤 통행권을 바꿔치기 합니다.

    하행선 휴게소에서도 상행선에서 건너온 운전자가 통행권을 바꾸다 취재진이 나타나자 한사코 표 보이기를 거부하며 달아납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통행료 후불제가 시행되면서 통행권의 목적지가 기록되지 않아서입니다.

    이 때문에 서로 모르는 많은 운전자들이 표를 바꾸고 있지만 적발되지 않습니다.

    ● 트럭 운전기사: 중간에서 바꿔버려요.

    이 표를 기사들끼리...

    카드로 된 뒤로부터는 그 방법이 더 쉬워져버렸죠.

    ● 기자: 예를 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던 운전자가 부산을 출발한 운전자와 중간에서 통행권을 바꾼 뒤 부산과 가까운 양산 톨게이트로 빠져나갑니다.

    이 경우 11톤 트럭은 서울과 부산 사이의 통행료 2만 7,000원이 아니라 부산과 양산 사이의 통행료인 1,100원만 내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운전자들이 갖는 돈은 한 달에 수십 만 원 이상.

    운전자들이 혹할 만도 합니다.

    ● 톨게이트 검표원: 식별해서 저 차를 잡겠다고 유심히 보지 않는 한 적발할 수 없어요.

    ● 기자: 하지만 주무관청인 도로공사는 속수무책이라는 태평한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기자: 도로공사에서 그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까?

    ● 채정표(한국도로공사 부장): 그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니까요.

    이 기계를 시행해서 그런 현상이 있는 게 아니고, 전에도 그런 현상은 발생하고 있었다.

    ● 기자: 도로공사의 이런 허술한 대응이 운전자들의 양심을 흔들고 나아가서는 이들을 범법자로 유혹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민병우입니다.

    (민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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