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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경찰의 납치 살해사건 수사 공조 구멍 등 문제점[윤도한]

경찰의 납치 살해사건 수사 공조 구멍 등 문제점[윤도한]
입력 1994-09-20 | 수정 199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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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의 납치 살해사건 수사 공조 구멍 등 문제점]

    ● 앵커: 1년 이상 전국을 무대로 납치와 살인을 저지른 이 무차별 납치살해단은 최근에는 백화점 부유 고객 명단을 확보하고 다음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그 지난 1년 동안 우리의 치안, 그리고 수사는 과연 무엇을 지키고 있었고 또 쫓고 있었는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탈출한 피해자의 신고가 없었더라면 끔찍한 범행은 더 계속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사회부 윤도한 기자입니다.

    ● 기자: 이번 납치 살해 사건은 피해자 27살 이 모 여인의 신고로 해결됐습니다.

    지난 8일 경기도 양수리에서 애인 37살 이종원씨와 함께 납치된 이씨는 범인들에게 집단 성폭행 당한 뒤 협박에 못이겨 범인들이 자신의 애인을 살해하는 것을 거들었고, 또 납치된 삼정기계 대표 소윤호씨를 공기총으로 쐈습니다.

    범인들은 이씨가 자신들의 조직원이 됐다고 판단하고 이씨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했고, 이씨는 이 틈을 타서 몰래 탈출한 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결국 피해자 이씨의 신고가 없었다면 또 다른 납치 살해 사건이 잇따랐을 것입니다.

    특히 범인들은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납치해 은신처에서 살해해왔기 때문에 피해자도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 뻔했습니다.

    범인들은 이미 1년 전부터 전국을 돌며 납치 살해를 조직적으로 저질러 왔는데도, 경찰은 개별 사건으로 추정하고 수사 공조 체제를 이루지 않았습니다.

    소윤호씨 부부 납치 사건의 경우 사건 발생 장소를 놓고 광주 서부서와 울산 남부서가 서로 수사를 미루는 바람에 이번 사건 해결이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납치 사건의 경우 피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신고가 늦어지는 점을 감안한다면 납치 사건 전담 수사팀의 신설 등 수사 당국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됩니다.

    범인들이 다이너마이트와 살상용 엽총 등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도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또 백화점의 고객 명부가 범인들의 손에 넘어간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증거를 없앤다는 이유로 몸값을 받은 이후로 인질을 모두 살해하고 소각한 이 같은 끔찍한 범행은 우리 사회에 번져가고 있는 인명 경시 풍조와 물신만능주의가 위험한 수준까지 와있다는 적신호일 수 있습니다.

    MBC뉴스 윤도한입니다.

    (윤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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