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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운송사업조합 직원, 토큰 판매상에게 돈 상납받아[양찬승]

버스운송사업조합 직원, 토큰 판매상에게 돈 상납받아[양찬승]
입력 1994-09-29 | 수정 199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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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운송사업조합 직원, 토큰 판매상에게 돈 상납받아]

    ● 앵커: 버스 토큰 1개 값은 290원입니다.

    오금도 제대로 펼 수 없는 협소한 토큰판매대에서 토큰판매상은 토큰 1개를 팔아서 5원 80전을 남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들 판매상에게 토큰을 공급해주는 버스운송사업 조합의 직원은 이들 판매상의 약점을 빌미로 턱없이 많은 돈을 상납받고 있습니다.

    뜯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여기에까지 부정과 비리가 있을 수 있는가.

    사회부 양찬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서울 종로구에서 토큰을 파는 서학석씨는 요즘 장사할 맛이 나지 않습니다.

    얼마 안되는 수입으로 푼푼이 모은 돈을 상납할 때가 됐기 때문입니다.

    서씨는 지난 91년 빚을 내 권리금 600만원을 주고 토큰판매대를 전 주인으로부터 사들였습니다.

    그 때부터 버스운송사업 조합 산하 관할출장소는 서씨에게 돈을 요구해왔습니다.

    출장소 측은 서씨가 소유권은 샀지만 명의 이전을 하지 않은 것을 트집 잡아 매년 허가 갱신 때마다 10만원에서 20만원의 돈을 뜯어갔습니다.

    견디다 못한 서씨가 지난 4월 버스운송사업 조합 본사에 가서 명의를 이전하고 정식 허가를 받았지만 출장소 측은 토큰 구입 장부에 적힌 이름을 서씨 이름으로 바꾸는 데 30만원의 웃돈을 요구했습니다.

    하루에 2,000여개의 토큰을 파는 서씨에게 30만원은 한 달 동안 꼬박 토큰을 팔아야 만질 수 있는 큰 돈이였습니다.

    ● 버스운송사업 조합 산하 관할출장소 직원: 우리도 서류 꾸미려면 거짓말 해야 할 것 아니야.

    ● 서학석(토큰판매상): 난 본사에 10만원 줬는데...

    ● 버스운송사업 조합 산하 관할출장소 직원: 조금만 줘.

    ● 서학석(토큰판매상): 조금만?

    얼마나?

    ● 버스운송사업 조합 산하 관할출장소 직원: 10만원을 주던지, 20만원을 주던지 알아서 해.

    ● 기자: 서씨 같은 판매상이 출장소 직원에게 돈을 상납할 수밖에 없는 것은 출장소 측이 마치 판매 허가나 취소 권한을 갖고 있는 양 은근히 협박하기 때문입니다.

    ● 기자: 30만원을 안주면 어떻게 하겠다고 합니까?

    ● 서학석(토큰판매상): 30만원 안주면 허가 취소하겠다 이렇게 나오지요.

    세 나오는 거 이런 걸 트집을 잡던지 남의 명의로 가입을 했던지, 뭐 이런 걸 가지고 트집을 잡는데요.

    벼룩의 간을 내먹지 이건 서민들을 울리는 거예요.

    ● 기자: 막상 돈을 받은 출장소 직원은 처음에 이 사실을 부인하다가 증거를 대자 사실대로 털어놨습니다.

    ● 출장소 관리 계장: 솔직히 말해 받긴 받았다.

    인사하는 걸로 해서 받았다.

    ● 기자: 출장소 관리 계장이라고 밝힌 이 직원은 상납의 고리가 본사에까지 연결돼있음을 내비쳤습니다.

    ● 출장소 관리 계장: (서씨가) 허가내려고 하길래 본사에 가서 인사하라고 점심이라고 해야 할 것 아니냐 했는데 얼마 줬는지 모르겠다.

    ● 기자: 이른바 본사라고 불리우는 서울시 버스운송사업 조합 측은 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서울에 있는 2,600여개의 토큰판매대 가운데 80% 이상이 명의 이전이 되거나 세를 얻어 장사하는 약점을 안고 있는 현실에서 감독관청인 서울시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지, 또는 묵인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MBC뉴스 양찬승입니다.

    (양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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