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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효율 극대화. 조직 축소로 아버지들 위기[오정환]

직장의 효율 극대화. 조직 축소로 아버지들 위기[오정환]
입력 1995-03-03 | 수정 199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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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의 효율 극대화, 조직 축소로 아버지들 위기]

    ● 앵커: 오늘의 아버지를 집중 탐색해 보는 시간을 오늘 뉴스데스크가 마련해봤습니다.

    먼저, 직장 한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들에게 요즘 직장은 무서운 곳으로 변해가고만 있습니다.

    인사니 보직이니 감원이니 하는 말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거려지고 뒤따라오는 젊은 세대들에게 쫓겨서 우리 아버지들은 그저 속을 끓이고만 있습니다.

    오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직장마다 최근 강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효율의 극대화, 조직의 축소라는 이름의 이 바람은 아버지들 머리칼을 희게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 43살인 이승준 부장도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남들은 출세했다고들 하지만 거울을 보면 부쩍 주름이 는 것도 같습니다.

    인사철은 다가오는데 승진의 필수조건이 된 그 어학이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 이승준(조선맥주 특수영업부 부장): 요샌 일본어 책하고요.

    그 다음에 기본적인 생활영어 같은 거, 그 다음에 이렇게 차 안에서는 핸드북이요.

    보면서도 좀 하는데 머릿속에 잘 안 들어와요.

    ● 기자: 중간 간부라는 직위.

    상사들의 힐책이 수도 없이 날아옵니다.

    아래를 보면 무서운 속도로 치올라오는 후배들이 보입니다.

    영어와 컴퓨터로 무장한 후배들을 볼 때마다 겁도 납니다.

    일이 끝나도 일찍 나가기가 멋쩍어 사무실을 지키고 앉아있으면 이미 쳐져 버린 세대가 아닌가 하는 회의가 가슴에 찹니다.

    며칠이 멀다 하고 반복되는 술자리, 몸에 안 받는 소주를 틀어넣고 무차별로 날아드는 폭탄주 세례에 골병이 들 것도 같습니다.

    이래저래 아버지들은 괴롭습니다.

    MBC 뉴스, 오정환입니다.

    (오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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