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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퇴근 후 집안에서의 오늘의 아버지[이호인]

퇴근 후 집안에서의 오늘의 아버지[이호인]
입력 1995-03-03 | 수정 199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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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 후 집안에서의 오늘의 아버지]

    ● 앵커: 바깥에서는 그렇다 하더라도 그러나 집안에서는 오늘의 아버지들, 편합니까?

    아니요, 그것도 쉽질 않습니다.

    이호인 기자가 집안에 온 아버지를 그려봤습니다.

    ● 기자: 아파트 가로등이 불을 밝힌 지 이미 서너 시간이 지났습니다.

    입사 13년 된 민경철 과장.

    한 달에 겨우 손꼽을 만한 모처럼 이른 시간의 귀가입니다.

    민 과장은 늘 혼자 저녁밥상을 마주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식구들이 밥상머리에 둘러앉았지만 민 과장은 미처 못 보고 온 영업결산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 눈치입니다.

    ● 민경철 씨: 130만 원 못 찾았다네

    ● 부인: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 민경철 씨: 물어내야지 뭐 맞겠지..

    ● 기자: 맏이의 숙제와 씨름하고 나서 막내의 응석을 어렵사리 뿌리친 시간.

    설거지를 마친 부인이 오랜만에 얘기를 청했습니다.

    ● 부인: 일요일 아침 같은 때 일찍 일어나 애들하고 운동해주면 좋잖아요.

    ● 민경철 씨: 글쎄 잘못해준거 앞으로 잘하고..

    ● 부인: 가장으로서 점수가 70점 조금 넘을까

    ● 시민 1: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은 식구들이 그 과정을 이해 안 해 주고 돈이라는 한정된 결과만을 가지고 얘기할 때..

    ● 시민 2: 생활이 애들하고는 너무 달라요.

    그래서 같이 어울리자니 나한테 맞지도 않고, 돈 벌어다 주는 기계예요. 기계.

    ● 기자: 이 시대의 아버지들에게 휴일은 또 하나의 근무 연장인지도 모릅니다.

    모처럼 가족들과의 나들이는 이들이 꼭 지켜야 할 의무이기도 합니다.

    ● 이시형(고려병원 박사): 아이들의 심기를 건드리거나 그러니까 집안이라는 것이 휴식하는 곳이 아니고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배가시키는..

    ● 기자: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 이들은 바쁘게 달려온 지난 세월의 거리만큼이나 한 세대 먼저 간 자신들의 아버지 모습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습니다.

    MBC 뉴스, 이호인입니다.

    (이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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